본문 바로가기
9정맥(2007-10)·完了/한남금북(08)·完了

6/22좌구산(이티재-모래재)구간종주-한남금북7차

by 道然 배슈맑 2008. 6. 17.

 

 

 

 

(산행  시간표)

6/22   07:00   신도림  출발

         09:30   이티재  출발

         10:30   분저치                    2.5km

         11:35   밤고개                    3.0km

         11:55   520봉(휴식 35분)

         12:30   휴식후 출발 

         13:00   좌구산                    1.5km

         13:30   588봉

         14;20   (식사 후 출발)

         14:45   새작골산

         15:00  질마재               2.5km

               5시간 30분           9.5km

 

 (하늘나리)

(6/22 07:00) 지난밤 쏟아지는 빗속에서 속초를 떠나면서 오늘은 아무래도 정맥길이 수중전으로 끝날 것

같은 우려를 했었다. 다행히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은 보송보송하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신도림으로 향하는 소낙비가 만만치 않다. 밤늦게 백두대간 南進 1차 구간에서 돌아 오자마자 잠시 눈붙이고

우산쓰고 떠나는 정맥꾼의 등뒤에서 기가 막힌다는듯 혀를 차는 물푸레의 시선이 느껴진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즐거운 산길로 끌어 내는 것일까..한겨울 암릉의 백색 눈길,,봄 들녘의 야생화..

가을 진홍색 단풍..그리고 이 여름의 녹색으로 풋풋한 숲길들..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녹음은 시리도록 푸르러지고..그래서 그 곳을 찾아 떠난다..

그 숲 길에서 나는 수많은 내 인연의 얼굴들을 만나고, 오르내림길 힘찬 숨가쁨 속에서

못다한 사연들을 나누며 恨을 씻어낸다..때로는 떠오르지 않는 환상까지도..  

 (이티재)

(09:30) 증평 초정3거리를 지난 산행버스가 긴 고갯길을 꾸불거리며 미원면으로 넘기 전

6명의 단촐한 정맥 산우들을 이티재 휴게소에 내려 놓는다.

잔뜩 구름은 끼었지만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산길은 보송거리고 시야 또한 매우 맑아 속리산 월악산 자락을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겠다. 九女城 표지석 앞에서 기념을 남기고 광장 왼편의 들머리를 편하게 올라선다.

상당산성에서 출발하여 새벽을 걸어와 아침을 끓이고 있는 세소년과 젊은 부부를 만나고

질마재까지 무사히 진행하기로 격려한다.

저렇게 어린 시절에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가르치지 못한 내 아들들이 안타깝다.

부디 지금부터라도 좋은 산행의 취미를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구녀성)

넓고 편하게 조성된 구녀산 오름길에 가족 나들이객들도 간혹 보인다.

초정리와 미원면을 연결하는 도로가 잘 이루어지고, 청원군의 관광개발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오른쪽 넓은 담장 안으로 야생으로 키우는 닭들이 즐겁게 훼를 찾아 날라든다.

운동시설을 지난 오름길에서 오른쪽 미원면 인경산 아래쪽으로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산림훼손이 심각하다. 

문제는 꼭 산중턱 높은 곳에 골프장 허가를 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심한 농약들이 흘러내리면..

이곳 일대를 율리와 더불어 황새가 날아드는 친환경자연보존 구역으로 개발을 하여

웰빙 관광특구를 계획하고 있다는데..웰빙 골프는 말이되는데..

황새는 농약 흐르는 밭에서 줏어 먹을 골뱅이등 양식이 없어 질텐데..많이 헷갈린다..

개발을 서둘러 땅값이라도 오르길 바라는 어설픈 졸부 아닌 바에는

내 땅에서 농약 냄새 맡으며 골프치고 싶지는 않을터..

 (구녀산정상)

(09:55) 소나무가 무성한 오르막을 잠시 지친 후 구녀성터의 흔적이 보이는 석축길을 올라서니

사각정자를 지나고 편한 걸음으로 구녀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돌탑 곁에 멈춘다.

오른쪽 성터 안쪽 어드메에 11기의 묘소가 있어 아홉 딸들과 하나 아들, 그리고 어머니의 아픈 전설을

품고 있을까..아들을 중시했던 옛날의 터무니 없는 전설일지라도 때로는 사회가 엮어가는 비극의

제도 틀 속에 묶인 채 우리는 수 많은 비인간적인 제도와 삶을 당연으로 받아들이며 살아 왔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개혁이라는 제도 개선의 씨앗을 위해 피흘리고..그것이 역사의 진보를 위한 필연일지도..

한 톨 한 톨 쌓인 돌무덤 만큼의 애틋함이 쌓여가는 구녀산성을 밟아 내린다.

본디 句麗山, 謳羅山으로 불리우던 이 성터에 무덤들이 생겨나면서 이리도 아픈 우리네 삶을 접목시키는

예술적인 창작이 엿보인다.("九女寺是句麗寺"-記錄)

 (분저치-좌구정)

왼쪽 초정리로 갈라지는 분기점에서 오른쪽 율리 방향으로 천천히 내려서면서 모래재까지의 장거리 계획과,

비가 올것 같은 흐린 하늘을 의식하여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좌우 숲에 늘려 있는 산딸기가 자꾸만 딴죽을 건다.(10:15)

작은 고갯길을 건너 봉우리 사면들을 좌우로 번갈아 지난 후 작은 봉우리들을 두어번 짧게 오르 내린 뒤

분저치 고개 절개지에서 좌우로 내림길을 쉽게 찾는다.(10:30)

율리 방향에는 座龜亭이 세워졌고, 비포장으로 남아 있던 오른쪽 종암리 고갯길도 깨끗이 포장되어

승용차들이 가끔 빠르게 지나간다.고갯 마루 오른쪽 고추밭을 가꾸는 농부 모자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 좌구산 4km  팻말) 절개지 상단 마루금을 향해 바삐 올라선다.

  (회평저수지-율리마을)

(10:40) 절개지 상단에 올라 왼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삼기마을 저수지(회평저수지) 앞으로 증평읍이

장내(長川)를 따라 두타산 자락까지 올망졸망하다. 

봉우리 왼쪽 사면길을 따라 천천히 편한 걸음을 걸으며 오른쪽으로 점점 꺾어져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점점 가파른 된오름을 맛보고 두어 봉우리를 넘어서니 535봉 삼거리를 지난다.

왼쪽 좌구산을 훤히 바라보며 오른쪽 조림지 오름길을 찾는다.(11:10)

고도차이가 별로 없는 두어개의 봉우리를 좌우로 번갈아 오르내린 후 마지막 542봉에서

밤고개(방고개)를 향해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 사면을 희미한 등로를 찾아 내린다.

아마도 간벌과 등로 정비를 위한 가지치기중에 리본들이 사라진 모양이다.

 

 (동쪽 좌구산..속리산북릉자락)

20여분의 긴 내림길을 밟은 후에야 잠시 편한 능선 길을 거쳐 멋진 정자가 만들어진 밤고개에 내려선다.

좌우 (미원/부점촌) 마을로 이어지는 고갯길이 자갈로 잘 채워져 승용차가 올라와 있다.

좌구산 휴양림 개발이 잘 이뤄지고 있는 모양이다. 율리 웰빙 휴양림도 좋지만 부디 환경을 보존할 수 있어

황새가 날아 올 수 있게 하려던 첫 계획이 꼭 실현 되기를..(11:35)

이곳에서 비박을 해도 참 좋겠다. 또한 정맥구간을 이곳에서 구분하여 소형 버스를 이용하면

 구간 거리 조정이 용이하겠다. 밤나무 고개치고는 밤꽃 냄새가 그리 유난치는 않구나.. 

정맥길의  밤꽃 냄새는 젊은 처녀의 냄새처럼 싱그럽다..

 (밤고개)

고갯길을 건너 잘 만들어진 좌구산 오름길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멋드러진 소나무 아래에서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긴 침상 의자들을 갖추어 놓았다.

20여분의 긴 오르막 사면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소나무들로 그늘을 이루어 짧은 휴양림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내겠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회색이지만 안개가 끼질 않으니 오히려 시야가 좋고 산행 날씨로는 최적이다.

주변의 유명산들을 지척에 두고 풍광이 그리 화려하질 않아 많은 관광객이나 산객들을 흡수하질 못하겠지만,

오히려 한가롭게 조용한 산행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우리 도담산우들이 점점 정맥길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듯 하여 안타깝다.

2년전 대간 길의 의미와 감격을 다시 되새기며 자유인의 길을 즐겁게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좌구산 직전 520봉-상주 꼬마 대간팀)

긴 오르막길과 한가로운 숲길을 천천히 올라 520봉 이정표에 닿았다.(11;55)

왼쪽 부점촌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하얀 로프가 매어져 있고,

오른쪽 좌구산으로 향하는 내림길은 리본이 제거 되어 무심코 정맥길을 이탈할 것 같다.

앞서 간 대원이 이쯤에서 쉬고 있을 것 같은데.. 염려스런 맘으로 전화를 걸어 보니 역시나..대형 알바다..

핑계삼아 힘들게 복귀하여 올라 오는 대원을 기다리며 긴 휴식을 취한다.

점심상을 펼칠까 생각도 해 봤지만 아무래도 좌구산 급경사 오름길이 염려되어 뒤로 미룬다.

30여분의 긴 휴식 끝에 마루금으로 복귀하는 동료를 맞이하고,

출발점에서 인사를 나눈 경북 상주에서 대간,정맥을 걸어가는 초중생 3형제와 그 가족대간팀을 만나

기념을 남긴다. 참부럽다..질마재까지 오늘 구간을 멈추기로 의견을 모은다.   

 (좌구산 오름길)

(12:30) 좌구산을 향한 급경사 내림길에도 하얀 로프를 매어 놓아 미끄럼을 잡아 준다.

안부를 지나 10여분의 긴 된오름에서, 1시간의 알바를 한 탓에 많이 지친 대원이 매우 힘들어 한다.

준족을 자랑하던 대원이지만 역시 누구에게나 내림길 알바에서의 마루금으로의 원복은 참 힘들고 맥빠지는 일이다.

지난 구간에 이은 두번째 경험을 잘 새기며 서두르지 않는 걸음을 배워야겠다.

정상 직전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는 538봉에서 동료를 기다려 왼쪽 능선으로 방향을 바꾸어 안부를 지나고

20여분의 지루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좌구산 직전의 635봉을 향해 100m 고도를 높혀 간다.

돌탑 봉우리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12:56)

 (좌구산)

 

(13:00)전위봉 돌탑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 내린 후 날카로운 암릉구간을 짧게 올라 좌구산 정상에 올라 선다.

어디를 둘러봐도 드러누운 거북이는 없는데..앙징스런 표지석만 큰 나무 아래서 외롭다.

오른쪽 큰덕골 내림길이 뚜렷하고 삼각점은 질마재 방향 길섶에 자리한다. 

힘들게 오르는 후미 대원을 기다려 점심상을 차리며 휴식을 취할 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아 질마재 방향

내림길을 더듬지만 긴 풀섶과 날카로운 암릉길이 좀처럼 편한 휴식처를 내주질 않는다.

좌우에 널린 처녀 젖꼭지 같은 산딸기를 요기하며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고 588봉에서 오른쪽 능선길에

접어 들어서야 점심상을 펼친다. (13:30)

어차피 질마재에서 접기로 한 짧은 산행이라 긴 휴식을 취하며 이슬이에 젖는다.  

 (증평읍방향-두타산 너머 정맥길이 겹쳐오고..)

(14:10)긴 휴식을 끝내고 질마재로 향하는 마루금이 작은 오르내림으로 편하게 이어진다.

왼쪽 율리 방향은 수많은 전설을 안고 옛 고을터의 영화를 꿈꾸며 숯을 제조했다던 부점골에 주차장을 마련하고

관광계획을 세우고 있다.인조반정과 단종복위의 옛 이야기를 간직한 외봉 내봉 마을이 하얀 포도로 이어진다.

임진란을 거친 이 산골 기슭에서도 예외없이 50여년전 이 땅의 현대사를 슬프게 만든 동족의 비극을 간직한 채

숱한 입을 봉하고 봉안천을 따라 흐른다. 6월의 여름에 산속을 울어대는 새소리는 그래서 더욱 슬픈지도 모를 일이다..

오른쪽 화양구곡을 넘어 속리산 월악산 마루금을 바라보며 암릉지대를 오르내린 후

마지막 618봉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길게 내린다.

 (속리산 앞자락-너머로 월악산이..)

 (14:45)새작골산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게 내려 선 질마재 포장 도로에는 청안면을 지나다니는

나들이 차량이 뜸하고, 부흥리를 향하는 압항천 다리밑에서 잠시 땀을 씻은 후 다시 증평읍으로 향한다.

괴산군 청안면을 지나 다시 들어선 증평읍내는 늘어나는 아파트 만큼이나 충청도 인심이 변해가고

값비싼 삼겹살을 맛보앗다..

 

6/25道然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