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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2005-06)·完了/백두대간 후기

09/02/22 함백산에서

by 道然 배슈맑 2009. 2. 23.

 

 

(영월 장산)

 

겨울의 끝자락을 밟으러 떠난다..

행여 강원도 땅에서

눈비를 맞아도 투덜거리지마라..

上善若水라..

긴 가뭄에 목마른 민초들이 애태워 기다리는 물이다...

사북 고한땅 지나

싸리재를 두문동 터널로 넘어서고

황지땅 태백을 돌아

소도마을 정거리재(화방재)에 닻내리다..

 

 

 (창옥봉 수림지)

 

영월 땅 상동광산을 감싸는

망경사 장산을 밟은 지난 가을의 추억은

마가목 술로 익어 향기를 내뿜는데..

대간 길 퍼붓던 장대비가 그리운

수리봉 된비알 오름길에

잔설이 애닲고나..

 

  (시설물에서 바라본 함백산)

 

자고로 모든 人爲는

거짓(僞作)이라 하였는가..

山上山下 거대한

시설물들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니..

예나 지금이나

내 한 存在를 탐하기 보다

共存의 사슬이 더욱 무겁거늘..

 

 (만항재 도로)

 

늦은목이(만항재) 넘어서는 길이

정암사로 곧을진데..

함백정상 철탑을 거쳐 오라네..

서로 맞선듯한 종교와 과학이

지구를 잘 돌리고 있는

태백 단군님 옷자락이다..

 

 (만항재 소공원)

 

휴일의 산자락 공원에는

흔한 까마귀떼도 잠들고

포성도 멎었다.

일요일의 휴전을

예수님께 고마워한다..

사랑하거라..

일요일에는..

 

 (지나온 수리봉)

 

버즘같은 포화의 상채기를

잘도 견디는 태백자락을 돌아 넘고..

공포스런 과학을 넘어 종교의

담을 기웃거리고 싶은 날..

날아 오른 미사일이

행여 정암사 앞마당을 노릴거나..

 

 (함백산 정상 오름길)

 

인간의 길이

자연의 길이며..

삶은 자연이요 현실이니..

종교도 과학도 모두

道德 아래 가치로소이다..

오늘 내가 거쳐 넘는

이 작은 고개 마루턱이

구도자의 길이 되든,

체력단련의 길이 되던지간에..

道德의 길이 되거라..

 

 

자연 속에 태어난

아름다움을 느끼고..

내 주변의 질서에 순종하며

살아 온 날들이

하도 신기하던 날

멀리서 지켜보는 그 세상도

아름답겠지요..

 

 (백운산 하이원 리조트 방향)

 

내 땅도

네 땅도 아닌 저 능마루에

뉘라서 할퀸 상처로

人本의 길을 낼꼬..

본래 있던 그 길에

뉘라서 물꼬를 돌릴거나..

天法道 道法自然이거늘..

 

 

내 걸음이 고행으로

이어가 그 곳에 다다를 수 있다면..

나도 부처가 될 수 있을건가..

먼저 人間이 되라는데..

德不孤 必有隣이라..

외롭지 않은 걸음을 걷고 싶다..

 (중함백 주목)

 

썩은 고목의 역사를

채운 인위의 황토 속에서

훝날 共生의 이끼를 그려본다..

오늘의 잣대로

내일을 억지로 그려나간다면..

저 주목의 푸르름이

시들면, 무슨 꽃이 필건가..

아서라,

그냥 내비둠만 못한

作僞여..

 

 

거짓의 담론보다는,

가슴 울리는 노래가 좋아라..

거짓의 사이버 보다는,

얽히고 설킨 산이 좋아라..

그 속에 인간이 좋아라..

보이면 보고

느끼면 느끼는

쉬운 그림이 좋아라..

 

 

수년간 천의봉을 고집하던

봉우리가 은대봉으로 화합했다..

두문동재 안내판도 수긍했다..

정선,태백 나으리들..

긴 시간만에 변화를 택했으나

그리 잃은 것도 없었을터..

그냥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진실일래라..

 

 (정암사 수마노전탑)

 

부처님 눈망울을

아무리 드려다 봐도

내 가슴 속에 부처다움을 옮길 수 없어..

저 탑 속에 있는 진신사리라도

꺼낼려고 탑을 허문다..

고개들어 쳐다보니

해 저물녘 은대봉 꼭대기로

날아 오르는 것은

날개 단 추기경님의 뒷자락이다..

 

 (정암사 적멸궁)

 

정암터널을 넘어 온

태백 열차가

메마른 갈래길을 따라

삼탄의 저녁을 싣고

서울로 향한다..

 

2/22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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