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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2003- )/2009년

5/31 가덕도 연대봉

by 道然 배슈맑 2009. 5. 22.

 

 

 (가덕도 여행일정)

5/31  06:30  해운대 출발

                -부산지하철 1호선 하단역-58-1 버스 

        08:00  녹산 선착장 도착

        08:40  녹산 선착장 출발(진영해운)

        08:50  눌차 선착장 도착

                 -외눌-내눌-동선방조제

        09:20  새바지 마을 등산 시작

        09:35  강금봉(198)

        10:00  응봉산(314)

        10:20  누릉령 고개

                  -332봉

        10:43  매봉 갈림길(359) 

        10:54  어음포 고개(10분 휴식)

        11:30  연대봉(459.4)(10분 휴식)

        12:10  대항 고개(1시간 20분 휴식)

        13:30  대항고개 출발

        14:20  천성항

                 -버스 이용

        15:00  선창 선착장(1시간 휴식)

        16:00  선창 출발

        16:30  녹산 선착장 출발  

 

 

 부산 봄나드리의 마지막을 가덕도로 계획한 지 오래다..

이미 주민들은 녹산 신항만에서 연결된 연육교로 차량 통행한 지 오래지만..

선착장 주변의 생계문제가 이어져 외지인들은 10분 남짓이지만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섬 아닌 섬, 가덕도..

그 마지막 배를 타고 싶다.

 

 건너 편 저 다리를 걸어서 가덕도에 닿을 수도 있는데...

다음 주 6/8일에 이 선착장이 폐쇄되고, 주민 승용차와 버스들이 승객을 실어 나르고.. 

섬 주변 주차장 시설과 교통계획이 확정 되어야 일반 차량이 진입 가능하다고..

어차피 몇년 후 거가대교가 완성되면..난리 날 걸..

개발 먼저..계획 나중..위대한 대한 한국 건설 행정의 표본이다..

 

 거가대교의 부산 쪽 마지막 다리..녹산공단-눌차섬을 잇는 다리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가덕도 전경을 조망하고 배에 오른다..10분간의 승선을 위해..

서너 마리의 갈매기가 사라진 부둣가의 먹이를 찾아 헤맨다..

오른쪽 진해만으로 통하던 뱃길도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로 거의 운하 수준으로 바뀌었다.

 

 작은 배에 정년 아닌 정년을 맞게 되는 탓일까..

동년배의 선장, 기관장, 사무장..3분의 검은 얼굴에 긴 추억과 미련이 아른 거린다..

가덕도,눌차섬의 노인들은 80%가 환자라고..

 

외눌에서 바라본 선창.. 

옹주봉 아래 가덕도 심장을 뚫고 나온 거가대교 터널을 지나 선창-눌차를 잇는 큰 다리 공사가 분주하다..

그 아래 작은 다리(천가교)가 선창과 눌차를 잇는 통로이다..

노인들은 저 다리를 건너기도 힘이 들어 선착장은 눌차, 선창을 두곳 다 운영해 왔다.

 

 

 내눌 바닷가에서 굴 양식장 내항을 바라보며 동선 방조제로 향한다..

양식은 휴업 중..

독한 패류 채취 금지..

건설의 또 다른 결과 아닐까..  

 

 눌차섬 탐수구미에서 정거마을로 돌아드는 해안선 너머로 명지 신 주거단지가 아련하고..

낙동강 하구언을 이루는 진우도,장자도,신자도는 수평선과 같은 높이를 이룬다.. 

그냥 낚시꾼 옆에서 이슬이나 나눌까..날도 더운데..

 

 동선 방조제를 걷는 아침이 따갑다..

강금봉.응봉산 너머 매봉 능선이 맑게 자리하고..

오른쪽 천가동 웅주봉 능선은 다음 기회에..

 

 새바지 부둣가 등대에 닿았다..

태평양 관문..부산을 오가는 뱃길에서는 많이 떨어져 있지만..

아직도 중요한 뱃길로 안내할텐데..

 

 죽도를 담은 채 내항 양식을 즐기며 조용히 살아 오던 선창, 동선, 성북 마을들...

저 갯벌 속에서 자라나던 꿈을 캐던 시절이 그리웁겠구나..

 

 폐쇄된 소나무집 옆길을 따라 왼쪽 들머리로 등로를 잡아 오른다..

점점 발 아래로 펼쳐지는 가덕 전경과 멀리 진해, 김해 땅이 가까워진다..

낙남정맥 용지봉에서 갈라쳐진 볼모산-굴암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오는데..

저 넘어 김해 땅엔 요즘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지난 겨울 낙남길에 내려다 보았던 봉하 마을의 비극이 오랜 시간을 두고 또 이 땅의 슬픔을 멍울지게 하리니..

우리는 스스로의 비겁함과 탐욕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강금봉 암봉위에 올라서니 하구언 진우도,장자도가 다대포를 향해 길게 누웠구나..

언젠가 저 길 따라 또 다리가 생길거나.. 

 

 강금 봉 아래 전망대에서 응봉산을 올려다 보니 암봉 오르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남쪽 연대봉으로 올라 천가동으로 하산길을 잡으니,

동쪽 응봉산 능선의 절경을 놓치겠구나..

조금 길은 희미하지만 몇몇개의 리본을 따라 조심스레 응봉 오름길을 찾는다.. 

 

  응봉산 암봉에 겨우 디딜 자리 하나를 처음 만나는 산객에게서 물려 받고..

이왕 사진도 한 장 담고..뒤로 보이는 연대봉이 가깝게 느껴진다.

 태평양 가운데로 사무영섬이 발가락 처럼 보이는구나..

물 한모금 축이고 왼쪽 맞은 편 전망대 바위를 찾아 내린다.

 

 지나온 방향에 죽도 하나 달랑 안은 가덕 내항을 내려다 보며

온통 시멘트 덩이로 밀려 오는 부두가 무슨 항공모함 처럼 무섭구나..

 

 응봉산 암봉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이 곳 바위굴을 거치며 고개를 접는다.

멋드러지긴 해도 암질이 거칠어 긁힐까봐 조심스럽다.

 

 전망대 바위 아래에서 거대한 암봉을 즐긴다. 요즘 낭떠러지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바다와 절벽...늘 기묘한 조화다..

 

 누릉령 내림길에서 맞은편 332봉-매봉 능선을 바라보니 오름길이 예사롭지 않구나..

 

 매봉 능선 오름길이 왼쪽 동쪽으로 감아 오르며 다시 다대포를 보여 주니 하구언 정경이 그림처럼 다가 온다..

내년 가을엔 낙동 정맥을 걸어 저 곳 몰운대 끝자락에서 쥐섬을 바라 볼 수 있겠지..

1+9의 대간 정맥길을 접으며 무슨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매봉 갈림길에서 왼쪽 남릉을 밟아 내려 어음포 고갯 마루에 닿아 유자 막걸리 한잔으로 더위를 달래고..

젊은 오뉘의 착한 삶에 행복을 느낀다.

대처에 높고 잘 배운 이들은 스스로 괴로움 만들고, 멱살 잡고 싸우다 지쳐 죽고 난리인데..

그냥 묵은 김치 한 점에 농장 집에서 만든 유자 막걸리 한잔 대접함에 하루 낮이 즐거울 뿐인데..

이른 아침이라 아직은 봉우리를 넘어 오는 산객이 휴일치고는 드문 것이 아쉬울 뿐..

 

 연대봉 오름길에 작은 전망처에서 발아래 어음포구가 그려주는 멋진 하구언과 다대포 쥐섬을 다시 담고...

 

 연대봉 직전 오름길에서 왼쪽으로 불룩 솟은 옛날 봉수대 암봉을 함께 조망하고..

 

 드디어 오늘 최고봉 연대봉에 올라서다..바로 앞 옛봉수암이 멋지구나..

 

 남으로 길게 뻗은 대항동 발가락이 자꾸만 유혹을 하건만..

그 곳까지는 버스가 다니질 않아..배타고 신항으로 나가야 된다는데..

국수봉(268)  아래 새바지 선착장이 예쁘게 자릴 잡았구나..

저 끝 남산(162) 아래에는 대항 마을이 숨어 있겠지..

목포, 거제 남해 뱃 길을 다니던 그 님들도 저 대항 마을의 그림같은 평화로움을 지나면서

가덕의 연대봉을 올려다 보았으리라..

 

 대항 서쪽 바다 건너 거제도 남단 장목면과 지세포가 희미하다..

옥포 조선소는 오늘 같은 휴일에도 바쁘기만 할까.. 

 

 진해만 괭이바다 뱃길 옆..

장목면 저도를 지나 병산열도를 거친 거가대교 공사가 해수터널을 지나 성토봉 아래 천성으로 향한다..

 

 연대봉 봉화대를 배경으로 기념 한 장 남기고..

또 언제고 찾아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에 심는다..

 

 내림길 직전 아쉬운 눈길이 진해만 연도 해안을 향하고..

 

 대항고개 내림길에서 멀리 남해를 지키고 앉은 복실 강아지 한마리가..

시선도 돌리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는 그 큰 바다에..

지금쯤 굴곡의 강을 돌아 돌아 그래도 언젠가 닿으리라던 그 바다에,

그 님의 슬픈 영혼이 닿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구나..

 

 내림길 한적한 언덕에 자리한 비석없는 幽宅에 서서..

멋진 바다를 향한 그 님들의 영혼은 매일을 지켜봐도 우울증도 모르리라..

 

 천성항이 가까와 지면서..

대항고개에서의 긴 휴식과 유자막걸리, 솔술,칡술,더덕술,진달래주...

담근술의 향연이 불콰하며 노랫가락도 흥얼거린다..

밤길이면 더욱 운치 있으련만..

아직은 일몰을 기다리기엔 너무 이르구나..

 

 천성만 끝자락 동뫼 해안이 곧 밀어닥칠 도로의 소음을 짐작하며 마지막 휴일을 한가롭게 장식한다.

진해만의 섬들 뒤로 낙남이 희미하다..

 

 하산 후 뒤돌아 보는 연대봉 전모가 매우 부드럽고 아름답다..

부디 오래 오래 잘 간직되어 멋진 섬산행의 명소로 남아주길..아듀!!

 

  장항,율리를 버스로 넘어 선창에 도착하니 바로 떠나는 배가 기다린다..

1시간 후로 연기하고 멍게 한접시 썰어 다리 밑에 자릴 잡는다..

건너편 생교마을 산들머리가 가깝게 보이고..

강금봉 오름길이 꽤 비탈지구나..응봉산 멋진 봉우리가 또 다음을 기약한다.

 

 눌차로 넘어가는 거가대교의 위세가 모습을 드러내고..

뺏긴 낭만을 대신할 쾌속의 드라이버가 공중을 날으는 날..

다리 그늘 밑에서 또 무슨 기억을 더듬으며 조개 껍질 하나 까고 이슬이를 들이킬까...

 

 가덕도를 떠나는 선창에서 눌차섬을 바라보며 이별을 고한다..

서너 마리의 갈매기도 안식처를 찾아 떠났나 보다..

 

 찌들은 가슴을 잔술로 가득 채우고 선창을 벗어나는 발걸음이

다음 주 폐쇄되는 놋산선착장의 추억에 잠시 멈춘다.

가덕도에서 시집나와서 고향 섬을 바라보며 즐겁게 살았던..

칠순 답지 않은 욕쟁이 할머니의 오뎅마차도 공단 앞 네거리로 옮겨 가겠지..

고향 마을이  안보여서 어쩔거나..

6/1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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