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정)
10/2 23:00 강서구청 출발
10/3 06:15 가사령 산행 출발
06:45 낙동정맥/ 팔공기맥 분기봉744.6 (15분 휴식)
08:00 달봉(742.9)
08:48 705.4봉 우회도로
12:00 521.7봉
13:25 옷재
13:41 초소봉
15:35 꼭두방재
9시간 20분 /22.5km
10/4 06:35 꼭두방재 산행출발
06:46 571봉
09:12 862.1봉
09:40 베틀봉
10:26 곰내재
11:35 면봉산 기상관측소
12:17 두마리 산림도로 알바
12:40 밤내재 복귀 (20분 휴식)
13:50 보현산 천문대(20분 휴식)
14:20 보현산 시루봉
16:53 발산봉(621.4)
18:00 노귀재
11시간25분/24km(알바 2km)
10/5 06:30 노귀재 산행출발
07:13 팔공기맥/보현기맥 분기점
08:00 수기령 (20분 휴식)
09:40 봉림산 분기봉(746.8)
11:30 돌탑봉(742봉)/20분 휴식
13:34 경림산(689.8)
14:30 살구재
16:00 구전리 도로
9시간 30분/16km(접속 4km)
팔공기맥이란 백두 대간에서 분기하여 뻗어내린 낙동정맥이 포항시 상옥면 가사령 위쪽 744.6봉(가사봉, 고라산)에서 분기하여
서쪽으로 뻗어가면서 보현산과 팔공산을 연결하는 맥으로 경상북도 북부내륙지방과 중남부 지역을 구분한다. 이 맥 분수령의
남쪽 물줄기는 금호강을 향하고, 북쪽으로는 길안천, 쌍계천 등의 물줄기를 낙동강 상류에 합류시키고, 위천 등의 작은 물줄기를
서북방향으로 흐르게 만든다. 금호강의 북쪽을 경계하기 때문에 금호북기맥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높이를
가진 보현산과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북부내륙지방을 울타리로 가두는 맥이 된다.
팔공기맥이란 백두 대간에서 분기하여 뻗어내린 낙동정맥이 포항시 상옥면 가사령 위쪽 744.6봉(가사봉, 고라산)에서 분기하여
서쪽으로 뻗어가면서 보현산과 팔공산을 연결하는 맥으로 경상북도 북부내륙지방과 중남부 지역을 구분한다. 이 맥 분수령의
남쪽 물줄기는 금호강을 향하고, 북쪽으로는 길안천, 쌍계천 등의 물줄기를 낙동강 상류에 합류시키고, 위천 등의 작은 물줄기를
서북방향으로 흐르게 만든다. 금호강의 북쪽을 경계하기 때문에 금호북기맥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높이를
가진 보현산과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북부내륙지방을 울타리로 가두는 맥이 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산맥지도는 예전의 교과서 지도와는 많이 틀리다.
예전에 고토분지로에 의한 방법에 비하여 많이 개선되고 대동여지도와 산경표의 줄기를 거의 흡사하게 닮았다는 점이다.
백두 대간을 주산맥 1차산맥으로 규정하고, 정맥을 비롯한 커다란 줄기 22개의 산맥을 2차산맥(M2)으로 설정을 한 것이다.
다음은 2차산맥에서 나온 24개의 산맥을 3차산맥(M3)으로 분류하였다. GIS의 공간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상당히 과학적인
분류법이다.(1차산맥/ 대간, 2차산맥/ 정맥, 3차산맥/ 기맥, 4차산맥/지맥)
(***국토연구원은 배병장이 일하는 곳이다.)
(낙동정맥/팔공기맥 분기점)
이제 나는, 내 품을 떠나려는 나의 두 아들들의 마음을 담은 채,
문화의 역사가 깃든 이 길을 걸으며
한동안 그들의 혼사 일과, 아픔으로 멀리 돌아와야 했던 올 한 해를 잘 추스리고,
다시 곳곳에 잠든 영혼들을 깨워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여행을 시작하고자 한다.
삶은 움직임이요, 변화이다.
친구 경암 이뿐 딸의 좌우명 처럼 "일상을 여행같이" 살아 가는 즐거움이다.
방구석에 틀어 박혀 어찌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느낄소냐..
습관이 돼 버린 배낭꾸리기와, 미지를 향한 충동이 조화롭게 내 삶 속에 파고들었다.
그리하여 내 지성의 콘트롤 하에 나는 인간의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삶을 꾸리고자 한다.
(달의령 임도에서 바라 본 달봉 내림길)
지나 온 길들을 되돌아 보며, 삶이 무어냐고 수십번 되뇌기도 하건만, 아직도 흐릿하다.
그것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善한 것인지 중요한 것을 모른 채 살아 온 탓이다.
그냥 웃고 떠들며 막연한 즐거움에서 잠시 벗어나 보면,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감각적인 욕망에 만족하며 낮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오르는 저 고된 오름 길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현명한 삶을 찾고자 한다.
(달의령 임도에서 바라 본 낙동정맥 중간점/배실재)
나의 삶이 남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많은 것들에 주의해야 한다.
나를 칭찬하고 비난하고 시시비비를 가림에 조심스럽고 깊은 생각을 요구한다.
적극적으로 나의 양심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 낡은 습관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과연 나의 삶이 지향했던 그 행동들은 남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던지 간에 옳은 것인가..
(낙동정맥/침곡산)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범죄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여러가지의 변명에 익숙해 있다.
"길가에 버려진 새끼줄을 주워 왔는데, 그 끝에 소가 따라 왔더라"고,..소도둑이 하는 말 처럼..
타인에 대한 나의 실수를 합리화 하기 위해 목적한 본뜻은 善했다고 변명할 수 있을까..
쾌락을 유일한 善이라고 내뱉던 초기 공리주의자의 이론을 어찌 오늘날 따를 수 있겠는가..
(604.2봉/초소)
나의 개별 행동들..이곳 저곳을 돌아 온갖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행해졌던 말과 행동들..
과연 그것들은 내 삶을 善하게 하고, 옳은 삶이었다고 말 할수 있도록 일관 되었을까..
이제와서 뒤돌아 보면서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여 내것과 아닌 것으로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나의 잘못과 실수도 내가 행한 삶이기에 그것들을 반성할 수는 있어도 떨쳐 버릴 수는 없다.
단지 저 높은 곳을 향해 비틀거리는 걸음을 마루금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제어해 갈 뿐이다.
(꼭두방재)
아들아, 누가 그랬더냐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참 각박했던 戰後세대의 변명이다.
너의 비틀거림에 다친 이웃들을 생각한다면, 목적이 모든 수단을 합리화 할 순 없다.
이 산길에서 갈림길을 만나 , 내가 쉽게 선택한 쉬운 길이 마루금을 벗어 난다면,
우리는 더 큰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정해진 마루금을 찾아 복귀의 길을 찾아야 한다.
비록 망설이며 시간을 지체하더라도 그것이 熟考의 가치라면 더욱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아들아,지금 내가 선택한 이 길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나온 길을 옳다고 여기고,
앞으로 나아갈 길과 잘 부합된다고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바랬던 욕망에 따라서..
물론 살아가는 과정에서 많이 바뀌고 타협하고 새로운 목표도 생기겠지만,결국 너의 성격대로 독특한 것이다.
그것이 너의 직업과 아내를 선택해야 하는 지금의 순간에는 아무리 숙고해도 지나치질 않겠지..
결국 네가 선택한 한 길은, 버려진 많은 선택의 기회를 합친 것 보다,네겐 더욱 값진 것이 되어야 하기에 그러하다.
(베틀바위에서 바라본 북쪽 낙동정맥 山群)
결국 우리 인생 행로는 무수한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 받고, 스스로 바라는 삶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고,어느 날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독특한 자기를 바라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나온 삶의 습관이던지, 배운 지식의 결과이든지 간에 스스로 딲아 온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리하여 우리 가슴 속에 간직한 善한 마음이 우리의 행동으로 발길로 이어져 행복한 길로 나아가겠지..
(베틀바위에서 바라본 면봉산/보현산)
아들아, 이젠 너의 삶 뿐만 아니라 가정을 꾸려 나가며 자식들을 키워야 하는 책임을 지게된다.
배고픈 아이가 먹을 것에 덤벼들때 그 아이의 행동에 무슨 도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부모는 예의라든가 허기의 욕망을 제어하는 도덕적 판단을 내려야 하고,
아이가 나타낸 행동에 대하여 주의를 줌으로서 옳고 그름을 배워가며 타인을 의식하는 삶을 배우게 해야한다.
그것은 결코 사회적 체면이든가 아이의 기를 꺽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도덕, 바른 생활을 학습시킬 뿐이다.
(베틀바위에서 경암과 한 컷)
우리의 삶이란 본래 태어나는 순간부터 활발히 움직이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생명체의 행로이다.
누가 돈을 주고 이 산길을 유도할 수 없듯이, 인생 행보가 누구 시키는데로 따를 수는 없는 것이다.
끊임없이 걷고 움직임은 인간에게 당연하다. 아이나 어른이나 잠시 쉬는 일 외에 가두어 놓아서는 안되는 법이다.
산길을 걸으며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맛보며 경험할 뿐이지, 쾌락을 먼저 알고서 찾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인생 행로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저 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것일 뿐이다.
(면봉산 오름길에서 바라 본 베틀봉)
힘든 산을 왜 헤매고 다니느냐고..왜 그리 쉬질 않고 걸어야 하느냐고..
저 건너편 산을 꼭 넘어가야 한다고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그래야만 하는 뚜렷한 동기도 없다.
우리의 삶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요 무슨 살아야 할 동기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란 부모의 사랑 속에서 태어나서 스스로 생명의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일 뿐이다.
그길에 어떤 장애물이나 자극, 변화에 대응하며 약간의 진로 수정은 있겠지만 항해는 늘 진행중이다.
(면봉산 기상관측소)
산을 사랑한다고 하고, 등산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이들은 참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심이 어느 곳을 향하고 행하는가 하는 문제다. 물론 건강이라는 넓은 관심도 중요하다.
그러나, 산이라는 구체적 대상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산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고, 행동으로 옮겨져야 함은 당연하다.
만일 입으로는 산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산 아래 주막집을 맴돌고 있다면 그의 말은 거짓일게다.
아들아, 너의 관심이 어느 곳을 향하던 간에 명확한 목표를 가진 관심이라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산을 오른다면 정상을 고집한다. 그리고 단 한번의 큰 오르내림에 어떤 완성을 맛보려 한다.
그러나, 산길, 특히 맥길은 끝없는 오르내림의 연속일 뿐이다. 편한 길과 힘든 길은 선택의 길이 아니다.
아들아,인생이란 너의 충동이나 욕구에 따라 움직여지는 것이며, 그것들은 바로 네 본성에 존재한다.
또한 네 본성이 열정적인가 소극적인가, 선한가 악한가 하는 것은 각각 한 개씩 꺼낼 만큼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네 삶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결합된 정신일 뿐이며, 善을 향해 움직이며 추구하는 유일한 동기가 된다.
저 산이 나를 부른다고 하는 것은 옳은 말이다. 분명 저 산을 오르는 나의 선택은 내게 소중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곳엔 아름다움이 있고, 그곳에서 나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희열을 맛보며, 그곳에서 땀 흘린 뒤의 상쾌함을 느낀다.
물론 그러한 것들은 어떤 이들에겐 별로 느낌도 없고, 내려올 걸 왜 오르느냐고 게으른자들의 비웃음을 살 수도 있다.
오늘날 정치가들이나 졸부들에게 뇌물로 쉽게 유혹 할 수 있는 것은, 원래 착한 사람이 잠시 돈에 유인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본성이, 신념이나 원칙보다 돈이나 재산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아, 네 삶은 네 바깥의 무엇도 너를 지배하고 유혹할 순 없다. 모든 것은 너의 본성에서 비롯됨을 깨달아야 한다.
(면봉산 헬기장)
아들아, 이젠 너도 어른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자 하니, 한가지 부탁은 남기고 싶다.
주변의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우고 꽤 많은 지식도 쌓았으니, 살아가는 중에 항상 이웃을 살피라고 당부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영웅적 행동을 바란다면, 내가 사랑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명성을 사랑하는 것일게다.
먼저 네 스스로를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보살펴라. 그것 또한 이기주의니 이타주의니 하는 선택이 아니다.
내가 선이라고 여기며 택한 것은 이웃에게도 선이며 그들의 선택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일 뿐이다.
(작은 보현산 능선 넘어 포항 바다쪽)
아들아, 네 건강과 업무에 충실하고, 많이 연구해야 하는 삶이 너를 위한 것이라서 이기적이고 나쁠 순 없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중요시함은 당연하고 도덕적으로 너의 의무이기도 하다.
단지 네 스스로에 몰입되어 이웃의 바램이나 요구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이기적이 될 수 있다.
너의 건강과 네 자신의 물질적 행복을 챙기지 않으면 이웃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능력을 잃게 된다.
이웃에 대한 자선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네 본성에서 비롯되는 행복의 근원을 키우라는 뜻이다.
(보현산 시루봉)
자신의 활동에 몰두하고 자기 전부를 건다면 악하고, 자신의 일 보다 타인의 일에 관심을 둔다고 선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것은 삶의 질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네가 바라는 삶 자체와 목적이 구별 되질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출세와 부를 위해 친구를 이용하기도 한다.그들은 친구를 자신과 같은 한 인간으로서 관심을 갖고 있질 않다.
그들이 말하는 친구는 거짓된 친구다.그들의 관심은 필요 없을 때 얼른 벗어나 도망 갈길만 찾는 일이다.
즉 이기심과 이웃사랑은 구별되어 선택되질 않고,스스로의 삶이 추구하는 본성에 있는 것이다.
(면봉산 헬기장)
아들아, 이젠 너도 어른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자 하니, 한가지 부탁은 남기고 싶다.
주변의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우고 꽤 많은 지식도 쌓았으니, 살아가는 중에 항상 이웃을 살피라고 당부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영웅적 행동을 바란다면, 내가 사랑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명성을 사랑하는 것일게다.
먼저 네 스스로를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보살펴라. 그것 또한 이기주의니 이타주의니 하는 선택이 아니다.
내가 선이라고 여기며 택한 것은 이웃에게도 선이며 그들의 선택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일 뿐이다.
(노귀재)
이렇게 공평하고 옳은 판단의 기초 아래서, 네 裵氏 가문에 대한 애정과 그동안 네가 쌓아 온 오늘의 위치를 자랑해라.
그것은 너의 위치와 네 이름을 걸고 지켜야 할 명예이며, 객관적인 지식인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비록 삶에서 자기를 존중하는 것과 자기만을 위한것이 구별되듯이, 이웃을 위하는 것과 고려하는 것도 구별되기도 한다.
그러나,의사들은 사실상 자기자신의 이익을 위해 치료하는지, 남을 위해 치료하는지 깊이 생각하질 않는다.
그들은 그냥 치료라는 일 자체에만 관심이 집중되고,이러한 객관적인 것이 더욱 건강한 것일게다.
(석심산 팔공/보현 기맥 분기점)
이제 이번 출정의 마지막 구간을 넘어가며, 보현/팔공 기맥의 분기점을 지나게 된다.
어느 한 쪽을 택할 수 밖에 없지만, 다행히 그것은 한쪽의 버림이 아니라 미룸이라는 걸 알기에 편한 선택을 하게 된다.
육교 위의 구걸인에게 느껴지는 순간적인 박애의 충동과, 동정이 가져다 줄 의타심에 대한 해악의 반성이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린 그 어느 것에 대한 선택도 틀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커져 간다는 데 있다.
아들아, 모든 삶과 너의 선택에는 깊이 머리로 사색하고, 한편 감정에 호소하는 행동이 병행해야 할 것이다.
(수기령)
맥길을 걷다 보면 고갯 길도 만나고 부락도 지나게 된다.산길은 본디 산에 있어야 되기는 하지만 길은 사람이 만든다.
그것이 고산준령을 이어가는 대간 맥길이든, 동네 가까이를 지나가는 밭길이든 물을 가른다는 의미는 마찬가지다.
그 모든 길과 걸음이 이어 간 곳에서 우린 커다란 물길과 또 다른 물길이 만나는 것을 보았고, 큰 흐름을 느낀다.
슈바이처가 봉사의 삶을 누린 것도 , 의사로서의 자기 직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의 가치를 알면서 가능했다,
우리는 이기심이니 박애정신이니 따지기 보다는 ,큰 사회 속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善을 향한 걸음이 중요하다.
(보현산 구름이불)
아들아, 이젠 네게 연결된 두 가족에 대해 항상 관심을 두어야 한다.
가족이란 우리 네 식구가 한명씩 결합된 그런 조직이 아니다. 태어나면서 부터 서로 관계를 가진 별개의 집단이다.
네 역시 그 집단 속의 위치를 확인하고 네 역할이 가족이라는 집단 전체의 바램과 조화되도록 역할을 다해야 된다.
네 작은 집만 고집해도 안되며, 두 집안을 위해 희생을 바라지도 않으며, 그건 서로 타협해서 이룰 일이 아니다.
서로 각자의 능력껏 가꾸고 서로 협조하는 자세로 이해해 간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포항 쪽 호미기맥이 바라보이고..)
아들아, 이젠 그동안 네가 속했던 화곡동의 분위기와는 색다른 가정을 꾸려야 한다.
부모나 형제의 관심은 바로 너 자신이 이루려는 건강, 학식, 발전, 진보에 쏠려 있고 똑 같은 심정이다.
물론 네게 지워진 일차적인 책임으로 어깨 짓눌리는 기분도 있겠지만, 내 경험산 그냥 즐기는게 좋다.
형제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멀리 내다 보며 전체 가족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꾸나.
때로는 곤란을 받는 형제가 있을 수도 있고, 어려울 경우 손 내밀어 잡아줌은 당연하다.
그것을 무슨 미덕이니, 자선처럼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봉건적 착취를 은폐하는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742봉 돌탑봉/아미산 분기봉)
자선이란 명목으로 부조리를 감추고, 사회의 변혁을 피해가려는 경제적 착취의 한 방편이 유행하기도 한다.
증오를 매수하려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특히 계획된 자선사업은 더욱 위험하다.
아들아, 너의 성장에 뒷바라지를 잘 못했는지는 몰라도,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길을 강요하진 않았다.
이젠 너의 길을 자유롭게 개척하고, 스스로 행복의 길을 느껴 가길 바랄 뿐이다.
많은 것에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변화를 두려워 하질 말고, 깊은 생각의 결과라면 너가 택하는 어떤 길도 축하한다.
(방가산)
이제 3일간의 산행이 가져다준 노곤함이 밀려 오는구나. 잠시 휴식을 위한 하산 길을 찾아야 할 것 같구나.
끝으로 아들아, 내가 남길 말은 늘 그랬듯이 남자로 태어나 네 맘껏 자유로이 인생을 살아가되,
네가 꾸린 네 가정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으로 열심히 고뇌하고 사색해라.
결코 억눌리고 힘없이 무너져 내릴 만큼 허약하진 않다고 믿으니까..
그 책임이란것이 바로 이웃을 향한 것도 포함된다면 더더욱 네 본성에 어울리고 행복한 피로를 맛볼 것이다.
(살구재 )
---- 팔공기맥 1차출정길에서
-----내 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어 본다.
2013년 10월5일 道然
'9기맥(2011-14)·完了 > 팔공기맥('13)·完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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