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작정하고 떠났던 길이 제대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엉뚱한 곳에 닿기도 한다.
세상사 살아가는 동안 삶에 지치고, 우울해져서
깊숙이 침잠沈潛하고 싶어도
세상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아니다. 내가 세상을 놓아주지 못한다..
어제 계룡산 길을 걷던 중,
숫용추 폭포 에서 머리봉-천왕봉으로
가겠다고 나섰다가
산길에서 길을 잃고, 숫용추계곡을 헤매고서야
금남정맥길 서문다리재에 올라서서
잃었던 옛 추억을 되찾는다.
그건 내 자위에 불과할지도..
이렇게 우리 인생은
길 없는 길을 또 걸어가다가
가끔씩 길 위에 주저앉아서 쓴 웃음을 날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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