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가평나산(보리산)산행기록 | |
(나산에는 야생화가 유난히 많다)
(산행참가자)이주형 회장, 최영수 전임, 이병호 전임, 정종화 원장, 현동우 수석 김일상 부부, 이충식 부부, 이유상 부부, 박오옥 부부, 정재영 부부, 방효근 전무, 김영수 원장, 김수인 기자, 배기호 필자( 총 19명)
(차량 지원) 이주형 회장, 이병호 전임, 현동우 수석
(산행일정)10:00 잠실역 7번 집합-10:20 출발-12:00설악스파랜드 도착- 12:20 산행시작 -13:20 나산3봉-점심-14:10 출발-입선대(좌선대)-나산1봉-전망대-삼형제바위 -15:00나산2봉(628m,정상)-서쪽지능선-15:30 지반골-16:00스파랜드-온천욕 -17:30 출발-19:30 예봉산 싸릿골 도착-----------
(10:00) 전날 제법 세차게 내려준 봄비가 우장산 자락을 온통 노랗게 칠하고, 검은 가지들이 연두빛 새 순들을 힘차게 내미는 맑은 아침이다. 20여년 고향같이 살아온 이 동네가 이 봄, 더욱 정겹게 느껴짐은 작년 말 새로 단장되어 깨끗하게 들어선 재건축의 탓이리라..
오늘은 벽제에서 다른 행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복잡한 심경을 털고 싶은 맘으로 산케들과 어울림이 편하다. 30년전 젊은 날의 4월은 잔인하도록 술독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이제 그나이 보다도 더 많은 배병장이 2년간의 군대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는 기쁨으로 물푸레는 모처럼의 봄나들이도 접고 문밖을 내다보며 귀여운(?)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부모의 맘이 같을진데,30년전 효도받을 기회없이 떠나가신 부모님의 그때 심정은....
잠실역 7번출구 김대장 집앞 버스 정류장은 주말 나들이객들을 실어나르기에 분주하다. 이회장,이전임,현수석의 헌신적인 봉사차량으로 19명의 거대 산케원정팀이 봄나들이를 쉽게(?) 저지르니 산케모임의 역량이 엄청난 수준으로 성장했다.치밀한 운행 계획에 따라 북한강을 거슬러 중미산 자락을 돌아 설악면에 이르기까지 작전계획 이상 무... 중간에 프리스틴밸리 골프장을 통과하는 눈요기까지... . (등산로 입구에서 조망한 나산 전경)
(12:00)설악스파랜드에 주차후 산행 들머리를 찾아 1km 아랫쪽으로 내려오니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무실이 거대하게 들어서며 산행 입구를 막고 있다. 논밭과 개울을 건너 '등산로길' 표지 현수막을 따라 몇걸음 나아가니 제법 잘 단장된 무덤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는 산행로를 찾는다. 이후 20여분의 가파른 능선 오름은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오를땐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줌에 충분할 만큼 땀을 쏟는다.
임시대장 정원장의 계획으로 1시간 30분 후에 첫 목표지점 나산3봉에서의 점심회식만 기다리며 묵묵히 밟아 오르는 솔잎 양탄자 깔린 오르막을 19명의 산케들은 전세내어 한가롭고 쫒기지 않는 여유를 즐긴다. 온 산에 우리 산케들 뿐인 외길 등산로를 걸으며 앞선 팀이나 뒤처진 팀이나 유유자적하게 명상에 잠기며 호젓함을 맛본다.
군데군데 20여분 간격의 안부에 설치된 평상들에서 잠시만의 휴식을 더욱 여유롭게 즐기며 오를때의 가쁜 숨도 잊은 채 동네 뒷산에 모인 마을 친구처럼 정겨운 농담을 주고 받는다. 50을 가볍게 넘긴 건강한 산케들의 웃음 속에서 몸과 마음이 때묻지 않은 맑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직벽 깔딱 고개를 지그재그로 난 낙엽쌓인 흙길을 밟아 오르니 정원장은 어느새 3봉을 올라 점심자리를 마련해 놓고 후미 독려차 내리막길을 거꾸로 내려온다. 귀신.....
(나산3봉에서 점심식사후 기념사진-이병호 촬영)
(13:20)계획보다 30분 단축된 1시간 만의 3봉 오름에 정원장을 비롯한 선두조는 장교식당을 차리고, 넓은 평상은 사병식당(?)으로 양보한다. 워낙 좁은 능선 길에 마련한 자리라 많은 인원이 둘러 앉을 수가 없어 식당을 분산한다. 마지막 김대장은 별도 하사관 식당까지 차린다.많은 군사답게 별식들을 즐기며 이식당, 저식당 젓가락 들고 구경 다니는 김영수 원장이 제일 즐겁다. 모처럼 김수인 기자를 꼬셔(?) 동참함이 이제 정식 산케회원이 되리라...
북으로 청평 호수가 내려다 보이고 , 홍천으로 향하는 널미재 고갯길에 차량 한 점 없이 한가로운 시골 정취다. 유난히 희게 눈에 띄는 청평 호반의 나야가라 호텔..30년전엔 꽤 유명한 신혼 여행지로 남녘에서는 알려져 있었는데... 춘천가도의 가평 쪽에서 들어가는 남이섬 입구가 편리해진 탓에 이 곳 설악을 거치는 낭만적인 여행길을 잊게한 후로는 이곳 설악면은 더욱 조용해진 느낌이다.
대학 1년생, 부산 촌놈이 청평호반에서 캠핑하며 꼬셧던 긴머리 누님이 알고보니 경복여상 (요즘 강서구청네거리에 위치함)2년생이었다...함께 놀며 즐기던 벗들중엔 벌써...갈길을 갔구나....세월 무상이니 그냥 그렇게 흐르고..우리네 발길도 이리 부드러운 흙밭 산행으로만 이어진다면....북한산 바위발은 가끔으로도 족할 것을...
(입선대,좌선대에서 청평호반을 배경으로...)
(14:10)느긋하게 즐긴 점심식사 탓으로 약간 피로를 느끼기도 하지만 10여분 내리막 오르막 후에 마주하는 쏠쏠한 암릉 정상 종주길이 눈길을 새롭게하며 작은 탄성들을 자아낸다. 서고 누운 신선바위 꼭대기에 아슬하게 먼저 걸터 앉은 정원장의 디카 촬영을 선두로 산케 모두들은 청평호반을 배경으로 입선대(좌선대)에서 한 컷 씩 아쉬움을 담는다. 5쌍의 부부팀은 신혼처럼 다정스럽고 싱글(?)들은 함께하지 못한 여학생들을 곁에 느끼며 포즈를 잡는다.
이어지는 나산 1봉에서 바라보는 동쪽 홍천 시가가 아슬하니 봄 안개에 모습을 가리우고 서쪽 중미산 넘어에는 정상 부근까지 파헤쳐진 골프장의 마른 잔디가 유난히 거슬린다. 차라리 산아래 천수답 몇천평 그린벨트에 쌀농사 대신 관광농사라도...다시금 이어지는 전망대를 바라보는 안부 갈림길에서 일부 산케들은 계곡 하산길을 택하여 온천장으로 먼저 하산하기로 한다. 사실 정상은 나산 2봉인데....
(15:00)전망대에서 청평호 건너 호명산을 조망하고 내려서는 길에 삼형제 바위에 걸쳐진 흰색 로프길이 새롭다. 이 곳 온천장에서 산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애쓴 모습이 보인다. 조심스레 10여분 밟아 오른 나산2봉의 정상은 산행의 아쉬움을 더한다. 남으로 이어지는 봉미산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고 싶다. 폭산, 넘어서 용문산..이렇게 장락 산맥의 작은 봉우리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남한강까지 뻗어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산, 편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케들의 고정 산행지로 김대장의 추천을 받을 만한 산이다. 깊은 수목과 수많은 야생화...서울 근교와는 달리 복잡하지 않은 호젓함이 웰빙 산행을 꿈꾸는 우리 들의 숨은 장소로 아껴두고 싶다. 아쉬운 맘으로 잠시 동안의 정상 조망을 마치고 서쪽 지능선을 내려서니, 3봉 쪽 오를때와 마찬가지로 내려섬도 만만찮은 직벽을 이루고 있다. 20여분의 경사진 로프길에서 소요산 겨울 눈 미끄럼길을 떠올리고 모든 산이 아름답듯이 우리 모든 산케들은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순화되어 가는구나.....
(지반골 아래 울창한 잣나무 휴양림에서)-촬영자 이병호
(16:00)나산 2봉 정상에서 20여분 지능선을 밟아 내려서면 깊은 계곡 숲에 제법 많은 수량의 5-6굽이 폭포계곡을 만나니 이름하여 지반골..얼음이 녹아내리는 찬기에 땀을 닦으며 작은 요구르트 병 2개를 줍는다. 아직 남은 어느 연인들의 체온을 느끼며....
운동량 부족을 느끼는 9명의 산케들은 잣나무 숲속 휴양림 평상에 걸터앉아 아쉬움을 달래며 신발 벗고 양말을 말린다. 골프보다 좋은 산행을 논하고, 몇주전 남해 바닷가에서 벌어졌던 하이로를 복기하고 .....그래도 그래도 아쉬워 또 다른 지능선을 넘어서야 온천장 마당에 도착한다.
2000평 넓은 스파랜드 온천장에는 먼저 내려온 산케들이 늘어져 오수를 즐기고 있고, 지붕으로 투명한 햇살이 비추니 옥외 온천장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유난히 적은 인원의 방문으로 한가하기 그지없이 시간을 즐긴다.
(17:30) 한 잔 좁쌀 동동주와 손두부 맛으로 인심을 맛보고, 다시금 돌아가는 서울이 팔당댐에 이르러 빨리 오기를 거부하니 옛길을 굽이굽이 돌아들어 결국 예봉산 아래 싸릿골에 엄나무 백숙과 멸치 칼국수를 주문한다....
반평생 살아온 서울이 두려운걸까...열심히 살아온 우리 인생이 아쉽다면 뭐가 부족한 걸까...이제 그만 그만 즐기고 살아도 될텐데...
持而盈之 不如其已. 취而銳之 不可長保. (취; 手+端;헤아릴 취-겨우 자전에서 찾았는데 컴퓨터에 없어서...) .......... 功成名遂身退 天之道. -老子- (계속 채우지말고 멈추라, 너무 날카로우면 오래 못간다... ........ 이룬후에는 스스로 물러나는게 자연섭리라...)
4/11 배 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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