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8/8 북한산 의상능선

8/8 북한산 의상능선 산행기록

8/8 북한산 의상봉 산행기록 (참가자) 김일상, 이상돈, 배기호,이준영(이상돈Ⅱ) (산행일정)10:00구파발역집합-11:00백화사입구-11:15백화사매표소- 밤나무골-12;45의상봉 (485)-가사당암문-용출봉(555)-용혈봉-1:45증취봉(575)-(점심식사)2:45-나월봉(635)-나한 봉(665)-칠성봉(716)-문수봉(727)-4:00대남문-구기계곡-5:00구기매표소   (9:00)지난 주말 산정호수에서 휴가를 함께 즐기고 귀가한 후 몸살 기운이 있다던 아내가, 결 국 어젯밤엔 배탈이 나서 오늘 산행을 포기한다. 김일상 대장에게 여학생 결석을 통보하고 집 을 나서니 삼복더위에도 가장 힘들다는 북한산 서쪽능선을 밟는 즐거움에 배낭이 가볍다. 오 늘은 산행대원이 많지가 않으리라..휴가철이고, 좀 무서운(?) 의상봉-대남문 코스이니 꽁무 니를 뺀 걸까..암튼 한 주도 빼먹지 않고 열심히 산행에 참가하여 이번 망년회때 개근상 받고  몸도 건강해지겠다는 일념으로 주말 계획은 오직 산행뿐이다. (학교를 그렇게 열심히 다녔으 면...ㅎㅎㅎ) (10:00)구파발 역에 도착하니 김대장이 반긴다. 오늘 참가인원이 4명, 그중 한 명이 바로 이상 돈 본부장의 장남 준영군, 한달 전 LG전자에 입사한 26세의 훤칠한 모범아들이다. 요즘 젊은 이들의 분방함보다도 30년 전 나(?)처럼 어찌 그리 반듯한지... 딸 가진 동기 사모님들 열딸 안 부럽다는 걸 아시길... 그리고 배 모군도 2명 대기중임을 광고합니다.   백화사 입구까지 타고 갈 북한산성행 버스 줄서기가 만만치 않을 즈음 소나기성 시원한 빗줄 기가 더위를 약 올리듯 10분가량 제법 굵게 쏟아진다. 왠지들 크게 당황치도 않고 손바닥으로 머릴 가리는 시늉들만 하면서 소낙비를 즐기는 양상 이다. 30분을 줄서 기다리고  막히는 북한산성행 길을 주춤거리며 백화사 입구 은하교에 도착 하니 11:00, 햇살이 구름사이를 오간다. (11:15)사슴목장들을 지나 백화사 서쪽 매표소를 도착하여 신발 끈을 조여 맨다. 오늘 장정 4 명의 의상능선 종주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지난번 이충식 총무와 단둘이서 빗길 산행의 첫 경험이 좀 힘들었다면 오늘은한낮의 더위와의 싸움이 걱정된다. 암튼 우리의 차세대 아들 과 함께하는 첫 기록 산행에서, 아버지의 건강함을 보여 줌이 그네들에게 안심의 벽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젠 우리 젊은 날 기댈 언덕없이 자라온 과거를 들먹이며 맨 땅에서 옥토를 이루는 강인함만 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 세대가 힘겨웠던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그나마 우리에게  공부할 기회를 마련해 준 것처럼, 우리의 후세들에게 이념갈등의 아픈 상처들일랑 다 치유된 세상에서 맘껏 기개를 펼치도록 건강한 아버지로 남아 짐이 되진 않아야겠다. 밤나무골 활엽수를 거쳐 왼쪽 능선길에 올라서니 지면에서 바람 한 점없는 무더위가 훅하고  올라온다.  두 세 번째시멘트 벙커를 지나 암석바위  턱에 다다르니 벌써 작은 물병 한 개가 빈다. 본격적인 암릉 쇠줄 잡이가 시작될 즈음 왼쪽 북한산성 계곡에서 올라온 10여명의 대학 생 친구들이 운동화 신발에 미끄러지는 슬라브와 크랙을 앞에 두고 지체하고 있다. 1년반 전, 큰놈 군대 보낼려고 2달만에 35kg 감량 훈련을 했던 기억이 지금 제법 고참되어 우 쭐거림과 함께 오버랩된다. 그래, 그동안 책상머리에 틀어박혀 체중 느는 줄 모르고 씨름하던 너네들이 오늘 이정도 고생 이야 이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힘내라, 이 아버지들이 밑에서 받쳐 줄게..... 두 세 번의 힘겨운 쇠줄타기를 거쳐 쌍둥이 바위 앞 슬라브에 몸을 앉히니 토마토 목추김이 행복하다. 의상봉 정상까진 이제 10여분 그동안 밀리는 일행들 때문에 산행시간은 30여분 길 어 졌지만, 이상돈 대원은 차라리 고맙다고 조크한다. (12:45)산자락 아래에서 그립도록 아쉽던 바람이 의상봉 정상에서(485) 차갑도록 시원하게 맞이한다. 왼쪽으로 원효봉(509)슬라브가 웅장하니 받쳐주고 그 너머로 백운대, 만경대가 노 적봉과 함께 흰 피부를 뽐낸다. 이제 우리는 능선을 타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6-7개 험준한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아름답다 고 해야 할까, 기가 약간 질리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산 주능(대남문-백운대) 보다도 험하다는 이 곳 서쪽 능선은 항상 극복하고 싶고  환상적인 조망 위치 때문에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산행 길임에 오늘도 포기하고 싶질 않다.  약간의 허기가 돌긴하나, 2-3개 높아지는 봉우리를 넘어서 점심을 먹는게 체력 조절상 합리 적이다. 가사당암문에서 왼쪽으로 국영사 새절 작업터를 내려보며 거대불상 뒷자락을 감상하니  포이 동 선원의 해직기자 출신 주지 스님의 탁월한 불사가 경영학 연구대상이다. 이후 급경사의 쇠 줄 난간을 거쳐 용출봉, 용혈봉을 오르내릴 때마다 정상은 20-30m씩 높아진다. 가끔씩 불어 오는 삼천사 계곡 바람이 고마울 뿐이다. 암반 정상에 앉아 얼음녹은 수박을 꺼내어 목을 적 시니 지나가는 산행객에게 한 점 나누지 못하는 여유가 아쉽다. (13:45)증취봉(575) 암반 정상을 넘어 부왕동 암문이 내려다 뵈는 넓은 암반을 찾아 점심 자 리를 편다. 식구가 적어 각자 준비한 도시락 먹거리가 정량을 초과한다. 젊은 준영이는 소주 를 많이 못한다고..알레르기 때문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평소 훈련 부족이 아닐까..엄한 아버 지의 가정에서의 표정이 떠오른다. “준영아, 이젠 다 컸다. 니 맘대로 마셔보려무나.” 배 부른듯이 영양보충과 알콜기를 채우고나니,저만치 나월봉 나한봉이 높아 보인다. (14:45)식사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부왕동 암문 떡갈나무 숲에 이르니 삼천사 하산길이 유혹 을 하건만, 잠시 망설이던 김대장의 권유에 따라 대남문 까지의 정상 능선 주행을 서두른다. 항시 이쪽 능선은 다소 험하기도 해 산행객이 그리 많지는 않다. 뒤따르던 젊은 초행길 대학 생들은 어디론가 하산길로 빠진 모양이다. 나월봉 암반길을 약간 우회하여 10여분후 나한봉 정상에 다다르니 마지막 형제봉(비공식 명칭)과 문수봉이 가깝게 느껴진다. 삼천사 계곡 쪽으 로 약간 비켜 선 좁은 봉우리의 나한봉은(665) 옛날 봉화대 자리라는 설명에 걸맞게 서쪽 어 느 봉우리, 능선에서도 잘 조망되고, 암반 봉우리가 가는 떡갈나무로 살짝 가려진 아름다운 봉우리다. 형제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쇠줄잡이가 끝나니 구기동 비봉 쪽에서 불어오는 산정 의 맑은 바람에 심호흡을 크게 하며 부산의 산사랑 친구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김대장의 심정 이 와 닿는다. 서울 살며 고향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구경시켜 주고 싶은게 몇 안되겠지만 북 한산, 도봉산은 정말 함께 하고싶을 만큼 자랑거리일게다. 그보다 함께마실 추억쌓기가 그리 운지도... (16:00) 휴식년제로 입산금지된 문수봉을 왼쪽으로 돌아 대남문에 이르니 북한산 전경이 사 진 설명과 함께 왼쪽능선을 따라 파노라마 물결치는 장관이다. 이젠 준비한 수통들이 차례대 로 비워지고, 한 모금 생수를 꿀맛에 비유하다가 모욕하지 말라는 과객의 장난스런 꾸중이 밉 지도 않다. 하산을 서둘러 구기계곡을 향하는 발길이 매우 말라 보인다. 30여분이 지나 사모바위 갈림길 부근에 다다르니 막걸리가 그립다.  이제 한 여정의 마지막 길목에 서서 지나온 발자취가 항상 아쉽고, 얼마 남지않은 짧은 마무 리를 어떻게 보람차게 이룰지 고민스런 대목이다. (17:00) 구기터널 앞 호프집에서 노가리 안주에 생맥주로 목을 추기고나서 이상돈 부자의 다 음 산행 참가를 다짐 받고 둘씩 헤어지고, 김대장과 나는 휴일 무교동 곰탕집 거리를 헛걸음 친후, 명동 뒷골목 어느 감자탕 집에서 감자없는 뼈해장국에 쇠주잔을 부딪히고 주변을 얘기 하며, 또다시 일주일간 도회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8/9 배 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