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바닷가의 사고를 확인하는 현장입니다..
지난 봄 안흥항에서 멋진 금북정맥의 끝자락 지령산을 바라보며 훗날 꼭 다시 찾으리라던 약속이
엉뚱하게 겨울바다를 찾게 되었네요..
상황실에서의 배당이 천리포 해수욕장 쪽이라 만리포를 지나 북쪽으로 이동하여 옷을갈아 입었읍니다..
아름다운 해안가를 묵묵히 헌옷 보따리를 짊어지고 걸어 갑니다..
온통 기르으로 검게 물들은 몽돌 해변...
여기서도 해변가 댕골산을 넘어 가장 먼곳에 위치한 백리포 몽돌해변까지 찾아 왔읍니다..기가 막히지만 어쩔 수도 없지요..
그냥 한줌씩 보태는 기분이지만..어린 학생들의 가냘픈 손에 기름 타르를 묻히게 만든 어른들이 부끄럽습니다..
흔한 정당들은 다들 깃발 하나도 보이질 않고..아! 저기 창조한국당 텐트는 보이는데..사람 그림자는 없네요..
요즘 정치가 바빠서...좋은 나라 만드세요,...
자!! 학생들 담배 피면 폐속에 타르가 이렇게 쌓입니다..
그냥 기가 차서 웃자고 하는 말입니다..
고개 숙인 채 너무 오랫동안 기름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지요..
가끔 긴 호흡도 하고..
허리도 펴고..
하루 이틀에 끝날 일도 아니고..몇십년은 이렇게 긁어내야 하겠지요..
오후 2시가 넘으면 물이 들어와 작업을 중지합니다...
또 닦아낸 것 보다 훨씬 많은 타르가 밀려 와서 조약돌 틈틈이 파고 들겠지요..
밀물이 들어 오는 바닷가에서 기름 묻은 장화를 닦고..
다음 봉사자들이 사용할 장갑을 정리하고..
출렁이며 들어오는 파도가 기름으로 검게 출렁입니다..
우리나라가 산유국 노다지가 되었나요..저 바닷물 퍼다가 저유하면..
손수건 같은 부직포 한장 들고 바닷물을 적셔냅니다..그나마 부직포 상자도 몇개 없네요..
숟가락으로 태평양 물을 퍼담는 기분입니다..이슬이 맺히는 눈망울을 멀리 닭섬으로 향합니다..
끊임 없는 파도놀이?를 계속합니다..
하얀 손수건에 적셔지는 검은 눈물이 속안에서 타오르는 피빛으로 여겨집니다..
태안 바닷가 상인들께 부탁합니다...
예전처럼 식당도 운영하시고..먹을 것좀 판매하시고..무료 급식도 힘들 것 같은디요..
용기 내시구요..전에 처럼 웃을 수야 없겠지만, 하루 이틀에 끝날 일도 아니니..
막걸리도 한 잔하면서 이왕 하는 봉사 전쟁이지만 이젠 웃으면서 장기전으로 가야겠지요..
기름때가 조금 묻어 있어도..생선회가 없더라도 그냥 삼겹살도 구우면서 멋진 해안을 상상합시다..
검은 파도를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향합니다..
보라매 공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찻 속에서 물푸레가 배중위와 통화합니다..
"앗 , 저도 만리포에서 사병들과 휴일 봉사활동하고 방금 부대로 돌아왔는디요..."
어둠이 짙어진 서울거리 수 많은 가로등에도 희망의 등불이 하나씩 달려 있네요..
언젠가 치유될 상처이리라 여기며...
또 새해는 밝아 오겠지요..
12/24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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