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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한남정맥(09)·完了

11/22 계양산(장명이재-대곶초교)구간종주-한남정맥7차

by 道然 배슈맑 2009. 11. 16.

 

 

 

(산행 시간표)

11/22     07:00      계산역

            07:30      장명이재 출발

            08:05      계양산                      1km

                         작은 장리치               1km

            08:50      꽃메산                      1.8km

            09:35      굴포천 우회               1.2km  

            10;30      백석동 고개

                         골막산                      3.8km

            10:35      종말고개                   0.3km

            11:07      할메산                      1km

            11:35      문고개                      1.2km            12:45      (식사 후 출발)

            13:15      서낭당고개                2.3km

            13:45      가현산                      1.3km

            11:45      방아재

            14:20      스무네미치                2.2km

            15:13      학현차도    

            15:49      학당고개     

            16:18      수안산                      3.9km

            16:30      대곶초교                   1.8km    

                  9시간                 22.8km          

 

 (장맹이고개-계양산 능선에서 본 일출)

장사굴 성터가 내려다보는 안남도호부 땅 계산동 고개를

땅밑 전철로 찾아드니 동짓달로 향하는 새벽이 아직은 어둡고나

숨가쁜 일상에서 이리 이틀 주말을 짬낼 수 있음이 즐거운 일이다

젊은 한가로움을 맛보겠다고,늙기 전에 작은 여유로 가꾼 행복이다..

소음에 임꺽정이도 놀라서 비껴 오를 장맹이(景明峴)를 어둠 속에 오른다.

찬 바람 이는 계양산 남쪽 능선 된비알에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르는데,

내 지친 발길로 끌고 오르는 작은 그림자는 아직은 흐리고 흔들리구나..

 

 (계양산 정상)

어둠을 뚫고 오르는 태양은 늘 저리도 골고루 눈부신데

등짐 지고 오른 계양산(安南山) 고스락은 막걸리 한잔의 삶이 분주하구나..

수년을 이어 온 골프장 반대 시위도 잠시 접은 새벽 산길 속에서

바람 서리 몰아치고 파도에 휩쓸려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名節을 위해

저 산아래 훌훌 벗어던진 자질구레한 굴레들을 깨끗이 씻으리라..

성냥공장 부싯돌은 어데가고 산성 무너진 돌만 나뒹구는구나..

 (부평의 새벽)

장리치(고현골) 고갯길 넘고 피고개산 올라서니 계양산정이 어둡고나..

공촌동(고현이골) 갈뫼산 기슭 삼밭 농장에서 즐겼던 젊은 직장 시절의 추억이..

벌써 20여년이 훌쩍 지났으니, 다들 잘 살고 있겠지요..

철망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 걸어 다닐 수만 있다면,

그나마 골프장 보다는 군부대가 낫다고..그냥 그곳에 있어 달라고...

군부대 앞에서 데모하는 시민들이 안스럽고 웃어야하나, 울어야 하나..

이 땅 백성들의 소박한 소망이 엉망 진창의 논리로 뒤섞이는구나..

한반도 맥길 따라 골프장 없는 곳 없으니 인천도 하나쯤은 있어야 제격일는지도..

 (굴포천 남쪽)

꽃뫼봉 넘어 목상동 너른 골에 내려서니 개발을 기다리며 움츠린 산기슭에

계수나무 회양목이 떨고 있다..추운 계절 탓이 아니라 곧 들이 닥칠 불도저가 무섭단다..

부천땅 북으로 가로질러 김포 벌 고촌 땅에서 한강을 맞이 하던 굴포천이

어쩌다가 옆구리가 터져 모월곶 청라도 앞바다 짠물에 맞닿느냐..

김포벌이 비록 농사는 짓질 않아도 바닷물에 직접 절여지면 세상 온전할건가..

자동차도 빠르고 기차도 쏜살같은 목상다리 굴포천에서 영혼들이 落花로다.. 

빈머리로 무슨 백년대계를 그릴 수 있겠냐마는..천지간에 山이 있어 골(谷)이 있는 법..

하늘에서 내려 준 한반도 영혼 맥길이  어쩌다 運河 타령에 허리 잘리는가..  

 

 (검단 문고개 천주교묘원)

둑실동 성황당고개에서 끊어진 맥길을 찾아 오르니 건너편 黔岩 땅도 지척이라

검은 바위와 白石이 어우러진 회색의 신도시들을 좌우로 돌아들며 꼬구랑골을 넘는다.

백석고개 堂下 마을에도 黔丹(개펄)도 白石도 뒤섞인 채 온통 삽질로 질펀하구나..

골막산 삼거리 지나 쓰레기 넘어가던  종말고개는 머지 않아 매립지의 종말을 고하는가..

할메산(제림산) 산정에 올라 사라진 마루금을 찾아 좌우를 번가른다..

약수동 내림길을 지나 不老 山蔘 사라진 麻田洞 마루금을 包道로 넘나든다. 

  

 (세자봉에서 바라본 인천 마루금)

陰宅으로 가꾸었던 약수동 산마루에 새길 뚫리자마자 대형 마트가 지어지고

무릎 꿇어 절할 한평 땅도 없이 깎아드는 삽질에 영혼들의 비명이 난무하구나..

문고개 넘는 길에 어깨동무한 고층 陽宅도 참 사이좋게 담장을 나란히 하는 세상..

우리네 옛 시절 공동묘지 담력 훈련도 이젠 그리운 옛말이 되겠구나..

그래 그래 온 세상이 변하니 내 걷는 발길도 직접 밟아 가며 따라 변하리라,  

변함 없이 제몫 마련하는 것은 名實이 혼돈되며 영혼 없는 공직자의 책상머리일 뿐..

 

 (묘각사 입구)

검단길 방아재 건너 가현산 등로길이 좌우에서 갉아 드는 삽질로 앙상하다

스케이트도 타고 활도 쏘면서 서낭당 고개를 건너 오르니 세자봉이 우뚝하구나

묘각사 편한 길을 걷고 정상을 막고 차지한 철조망 덕분에 잠시 사면길도 걷고..

긴 마루금에서 어찌 고스락만 살필거냐..때론 돌아 가고 때론 어줍잖은 골도 건너고..

우리네 인생에도 뜻하지 않은 파란도 많았거늘..하물며 산행에서야..

그것도 여유라면 다행일 것이고, 아해야 네 가는 길에도 몇번 어둔골도 만나리라.. 

가현산 오름길 송림원 비석에서 '인간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산'을 발견한다.. 

 (가현산에서 바라 본 한강) 

歌絃山(葛峴山) 정상에 올라 북쪽을 돌아보니 임진강 두물머리가 지척이고

오두산 자락 스며드는 그곳은 궂고 흐린 오늘에도 밝은 빛이 이누나..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했을 가현정 능선길에 추적대는 가을비가 차갑게 잠을 깨운다

밀려드는 상념 속에서 순리에 맡기고 텅빈 맘으로 하산할 수 있기를 꿈꾸고

부디 내 맘에 저 넓은 河口 같은 텅 빈 고요가 남을 수 있기를..

삼형제바위를 스쳐 내린 발길이 잠들지 않는 영혼을 좇아 무심으로 象頭山을 넘는다    

望海寺 아니라도 서쪽 바다 석양낙조에 황포돛대라도 띄웠으면..

갈 길 먼 나그네는 팔봉산 자락을 비껴서며 바삐 스므네미를 더듬는다

  (학운산 밤나무 능선) 

정신 없이 밀려드는 소음과 바쁜 차량들을 뒤로하고 학운산 밤고개를 접어든다

발목을 덮는 낙엽을 걷어내며 텅 비었던 마음 속으로  헛생각은 밀려들고..

깨닫지도 못한 채 물욕은 나를 감싸고, 후둑거리는 빗소리만 크게 들리는데..

내 어줍짢은 고집으로 술렁이며 일으킨 마음의 파도들이 저 산마루에 다다르면

차분해질건가..모든 생각을 걷어낼 수 있을건가.. 내가 나를 속이지는 말아야지..

어떤 정성으로 무념무상의 참 나를 찾을 건가..

학운산 너른 터를 지나 학고개 사류지 마을 길을 찾아 내린다..

 

 (수안산 정상)

비내리는 함배마을 대능리고개에는 개발을 향한 소음이 가득하고

전원일기도 사라지고, 사랑걸린 대추나무도 베어지고..

양촌벌 아낙네의 취기어린 독백이 어지럽다.."노세..논밭 팔고 떼돈 벌어 노세.." 

암수골 산허리를 밟고 활터 지나 守安山을 찾아 오르니 옛 정취는 간데 없고

넓은 헬기장에서 밀려 난 山神祭壇에 비맞은 영혼들만 외롭구나..

초지다리 건너 강화산들이 어제와 같은 노을을 머금는다..

 

 (수안산에서 바라 본 서쪽 강화 산그리메)

흐린 가을비 속에 저녁 연기도 젖어 들었나..해거름 속에 찾아 내리는율생리 마을이 차갑고나..

내 두발로 디뎌 온 지난 산길이 내 멍한 눈처럼 허공을 떠다니며

신선이 되려는 건 말도 안되느데, 왠지 겨드랑이 밑이 가려워지는구나..

그냥 잠시 훌훌 날고 싶을 뿐이겠지..젖어드는 추위에 꿈마저 적셔들고..

이른 어둠이 깔려 드는 청보리 밭둑길을 걸어 대곶 마을 포구를 꿈꾼다..

 

 (대곶에서 바라 본 마니산)

11/25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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