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10/25 07:30 군포역
08:00 당동고개 출발
08:30 감투봉(181.5)
09:40 수리산 슬기봉(20분 휴식) 4.3km
11:00 수암봉 2.0km
11:30 -335.3봉(30분 알바)
12:40 42번(조남동 알바) 2.8km
13:30 (식사 후 출발)
14;40 팔각정 복귀
15:10 운흥산 갈림길 2.7km
16:00 방죽재(42번도로) 2.8km
- 양지산 3.2km
-뒷골도로 3.1km
(18:30 -할미고개 2.5km)
10시간 30분(일부도로구간 차량 이동) 23.4km
(신기마을 능선 우회길 들머리 느티나무)
부자 놀음에 뺏긴 정맥 길을 아쉬어하며
감투봉 향하는 신기마을 찾으려하나, 그 역시 황량한 택지 공사장..
그래 세월 가면 세상 온갖 것이 변하는 게 당연하건만..
변함없는 내 고집으로 툴툴거리는 못난 발끝에
두손 모아 어리석음 빌던 착한 백성들이 떠난 곳에
서낭당 나무 한그루 아침 그림자 드리워 외롭게 반기는구나..
원수물고개 지나 감투봉을 찾아 오른다..
(수리산 슬기봉을 바라보며)
감투봉 쉼터 편한 자리에 올라 숨고를 제
정맥 길을 뒤에 두르고 대야미 멋진 마을에서
아침 산책 나온 동네 산객 서넛명이 제각각 시선을 흐트린다.
세상 사는 일이 하도 메마른 탓인가..
아침 이슬에 촉촉히 젖을 만한 살가운 인사 한마디가 그립다..
붉은 빛 나는 숲 속에서 풍류스런 웃음이 그립다..
생각해 보면 서울 가까운 도회 살이가 뜻대로 되질 않으니
어데 고향 땅 산골 초가집에서 새소리 벗삼아 세상 건너가고 싶은지도..
무성봉 지나고 슬기봉 된오름이 시름마저 잊게한다..
(수리산 동사면)
험한 비탈을 미끄러지고 또 기어 오르는 것은
어리석게 배운 돈벌이에 식상하여 또 그렇게 술병이나 고치자고..
아니다 아니다..아직은 망육의 한에 젖을 수 없어..
고상한 취미로 노년을 즐기기엔 아쉽고 맺힌게 너무도 많아..
언젠가 물 맑고 산 높은 곳에 자릴 잡아
비록 佛門엔 들지 않아도 내 격랑의 가슴을 가라 앉힐 수 있기를..
비록 가난하여 남을 도우진 못하더라도 해 끼치지는 말기를..
내 의리와 내 지조로 걸어 가다가 어디 편한 소나무 아래 앉아
그렇게 막걸리 한 잔에 숨결 달래면 족할 것을..
(수리산 태을봉 능선)
험한 비탈길을 걸어 슬기봉 넘어서고 수암봉 바라볼 제
저 산 아래 두고온 탐욕이 참으로 낮아 보이는구나.
착하고 뜻있는 이들은 죄다 산 위로 쫒기듯 올라 왔는가..
저 남으로 보이는 도시에는 선거라는 욕심자랑 대회를 앞두고
게거품 물며 바삐도 굽신거리는 모습일텐데..
만산홍엽 가득한 이 山頂에 서서 저 푸른 소나무 마주 대하니
내 한 몸 썩으면 이름 한 자 남길 수 없을 터..
평생을 아둥바둥 할 것 까지야..오직 한 바램..
'自由人의 길'이라도 열렸으면..
크게 한 바탕 웃을 수만 있었으면..
(슬기봉 내림길)
한 고개 건너 또 한 고개 이어가는 것이
한 세상 건너 가듯 이리 힘이 들겠지만..
함께 하는 벗이 있어 주고 받는 힘에 즐거움도 느낀다.
흐린 창공을 향해 솟은 태을봉을 마주하며
見佛山(수리산) 돌아드는 수리새의 날개 짓이 어둡고나..
내 반복되는 맥길 밟기도 오늘 따라 안개 속에 흐려지는데..
쇠금산(금음산) 황새봉에도 霜降이 젖어 들터이니
내 돌아 갈 고향 마을 길도 雲霧에 가릴가 저어하노라..
(수암봉)
새로 단장한 수암봉 오름길 데크에 서서
가을빛 한창인 병목안 마을을 굽어본다
아직 詩人이 못되어 저 골골 산산 紅葉을 노래할 순 없으니
작은 디카에 담았다가 훗날 다시 펼칠 수 있을래나..
천지 사방 훤한 절경에 내 젊은 시절의 허망한 꿈을 날리며
부족한 문필 공덕을 탓하니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힘들여 걷고 또 걸어가서 무엇을 남길건가..
神堂 아래 우물가를 거쳐 온 산객들로 산정상이 넘쳐 나고..
(수암봉 정상)
내 걸어가는 새로운 길목 마다 또 새롭게 만나는 인간 삶이거늘,
박달동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이 잘 단장되어 휴일이 분주하구나
무릇 비탈진 산길을 오르고 또 땀 흘리며 깨닫는 것은
굳센 두 다리에 힘을 모아 속된 잔꾀에서 벗어 나려 함이니
비록 끼니를 거르더라도 남을 번거롭게 하진 말아야지..
어지러운 맥길 더듬기가 마치 내 인생 같으니
가로 막는 철책들이 또 한굽이 산길을 휘돌아 들게 한다..
그렇게 뒤돌아 보고 헛발질 하고, 헛웃음을 날리며
안개 속을 나아간다..꿈 길을 걸어 간다..허우적 거리며..
(나아 갈 335.3봉 북쪽 방향)
목감동 내림길을 찾던 편한 발길이 못된 길표지를 따라
조남동을 밟았구나.. 누굴 탓하리요, 내 길 내 발로 걸어 온 것을..
남의 길잡이 노릇하기엔 애당초 부족했던 내 발길이 부끄러울 뿐이구나.,
무엇이 그토록 높은 담장을 지어 내고
또 그렇게 논 물줄기 바꾸듯 산행 길을 돌려 놓아야만 했을꼬..
한 많은 북녘 땅을 뒤에 두고 남쪽 땅에 둥지를 준비하는
새터민의 첫 교육장(하나원)이 한반도에 살아가는 신산스런 슬픔으로 다가온다..
(조남동 방향)
아무런 속셈 없이..굳이 오가는 말도 없이..
그렇게 우리는 대간길을 걸어서 사방 팔방 정맥 길을 더듬는다..
마음에 맞는 벗들로 자라나, 바라보는 눈빛과 나누는 한잔 술잔에
기쁨과 신뢰를 담아 전하면 그 뿐인 것을..무슨 이익을 더 바라리오..
운흥산 기슭을 찾아 오르는 목감동 산마루 팔각정에 올라서니
남쪽 물왕리 저수지가 흰빛으로 산객의 고달픔에 화답하고나..
광명 도덕산 줄기가 유난히도 높아 보인다.
훌러덩 옷을 벗어 던지고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에 풍류나 즐겼으면..
(팔각정에서 바라 본 목감동)
비를 머금은듯한 찌푸린 하늘 아래 운흥산 거쳐 도리재(도이산) 내려서니
큰 신작로(제3경인고속도로) 공사 탓에 맥길은 높은 절개지로 파헤쳐지고..
저 대로따라 서해안에 닿으면 답답한 마음을 뚫어 줄 우뢰라도 내려칠거나..
방죽재로 넘어가는 금이마을 뒷고개에 산중을 뒤흔드는 차량 소음만 가득하구나..
물소리 새소리 그윽하던 태고를 떠올리며 뒷걸음으로 고갯마루를 내려선다.
(도리재 제3경인 고속도 공사)
봉재산 양지산 마루금은 과림고개를 지나며 눈으로 이어가고
어둠이 몰려드는 삼십고개를 넘어 소사 땅 할미고개에 닿는다..
불쑥 찾아 온 산객을 맞아주는 맥길 벗이 반갑고나..
덩실 덩실 춤추며 한 잔 술에 즐거움을 맛보고
부질없는 인간사를 잊고 싶으니..이것이 산꾼들의 조화일까..
아니다 아니다 내 아무리 늙고 점잖은 체면으로 살고자 다짐하건만
아직은 사그라들지 않는 正心이 가득하니,
때로는 세상살이 추한 것에 어찌 참고만 견딜 것인가..
(할미고개 날머리 이조갈비 정원)
과수원 봄 날 배꽃 길을 떠올리며 복사고개 내려서는 밤길이
들려오는 북소리 장구 소리에 어깨 춤이 절로 난다..
골 깊은 소사마을 위에 흥겨운 노랫소리 낭자하구나..
10/28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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