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10/18 07:30 금정역
08:00 양고개
08:30 경부고속도로 지하통로
09:27 소실봉
09:45 43번국도 4.3km
10:24 응봉 1.0km
10:45 버들치 1.0km
11:30 형제봉 2.8km
12:20 광교산 2.1km
12:40 노루목
13:20 (식사 후 출발)
13:30 백운산 갈림길 1.6km
15:00 지지대고개 4.3km
16:30 오봉산
17:40 47번 당동고개 5.5km
9시간40분 22.6km
(거리둥이고개-태광C.C)
신갈 땅 양고개 넘고
고속도로로 잘려진 맥길을 눈으로 더듬으며
거리둥이 고개 마루금을 찾아 오른다..
칠장산 거쳐 보구곶으로 향하는
영혼들의 한강 나들이가
넓고 큰 도회의 길을 지나면서
그 발걸음에 氣力이 빠진다..
이제 어떤 높고 낮은 산들을 지나면서
다시 잃었던 氣를 채울 수 있을래나..
남으로 보이는 넓은 잔디 놀이터가 한가롭다..
(소실봉-수자원공사)
삼막골 고개 지나며 남쪽 수원 연화장을 떠올린다..
지난 봄 그리도 요란스레 몸을 불살랐던 사람,
이젠 땅 속에 한 줌 재로 누워 편안할 것인가..
일상이 되어버린 걸음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하였거늘..
문득 고개 들어 숲길을 벗어 나면
낯 익은 회색의 성냥갑 삶터들..
세상길은 아직도 이리 차고 시린 모습으로 다가 오는데,
내 발길이 이어가는 영혼의 길이 있어
다행히 따뜻한 맥길을 느끼며
가까스로 소실봉을 더듬어 작은 위로를 받고
망가리고개를 두리번거린다..
(버들치-광교산 방향)
마무리가 잘된 새 아파트 입구를 지나
광교산 들머리를 장식한 응봉길에 올라선다..
철망 따라 매봉샘 지나고 버들치를 내려서지만
버들은 간곳 없고 곁가지도 없이 말라버린 고목을
칡넝쿨만이 타고 오르니 그도 생명이런가..
새 길 넘어 멀리 광교산 정상 시루봉이
맥길 최고봉을 수줍게 내보이며 반기는구나..
오전 햇살이 낙엽 사이로 가을의 따스함을 전하며
市界 이어가는 삼거리를 지난다..
편안한 능선길에 가을맞이 행락이 분주하다..
(형제봉)
변함없이 잘 생기고 바쁜 형제봉을 잠시 마주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숨찬 발길을 양지재 내림길로 내닫는다
먼지 자욱한 도회가 싫어 산길을 찾는 발길이
닳은 등로에 가뭄을 일으키니 차라리 테크 계단 길이 익숙하런가,
플라스틱 계단을 오르는 발 바닥이 스물거린다..
쿵쾅거리는 새치기는 예나 저나 심기를 건드리는데,
아직은 마르지 않은 七情이 남아 있어
때로는 분통을 터뜨릴 만한데..
큰 산길이 나를 짓누르니 바람에 흘리는구나..
(광교산)
고기리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며
희고 맑은 가을 햇살을 담은 낙생천을 마주한다.
말구리고개를 오르던 기억 한가운데로
새로난 고속도로가 가슴을 뻥 뚫으며
동천동 숲길을 훑어 지난다..
머지 않아 또 회색으로 채워질 고기동 자락을 아쉬어하며..
못 생기고 뚱딴지 같던 시루봉 정상 조형물이
큼직한 표석으로 자리하여 정맥길 최고봉 광교산의 체면을 살린다.
(통신탑)
정상주 한 순배 돌리고 따뜻한 햇살 아래
점심상 펼치니 하늘도 가을이요 단풍도 제색이라
바쁘지 않은 걸음 자릴 펴고 한 잠 청할 만도 하건마는..
꿈이 저 아래 고갯 길을 먼저 내려 가고 있으니..
내 흉금을 터놓을 벗들과 함께
이리 천리 만리 걸어다니다 보면..
내 좌절의 분노도 저 낙엽처럼 사라질터..
市俗에 어울리지 못한 내 몸뚱아리 하나 고문하여
저 내달리는 산 넘어 닿는 곳엔 바다가 일어서리라..
(광교산 단풍)
만산 홍엽 제 아무리 곱다한 들 내 머물지 못하는
발길을 탓하며 또 시끄러운 세속을 찾아 내린다.
아직도 어지러이 시끄러운 俗音이 이리 잘 들리니..
어디 고요한 山寺 禪房에 앉아 차를 즐길 수 있으리오
기생이라도 끼고 주지육림이 어울릴거나..
아서라 부디 내 발길 끝간 곳에서는
오직 내 귀에 바람소리 물소리 낙엽 밟는 소리만 들렸으면..
(헬기장-모락산/삼성산)
모락산 너머 백운지를 그림 그리고
남녘 멀리 부산에서 올라 온 맥꾼들과 함께
지지대를 찾아 내리는 능선길이 흥겨웁고나..
꿈을 꾸듯 긴 밤을 새며 쫒아 온 이 길 끝에서
그들은 불면의 피로 속에서도 또 꿈꾸듯 노곤한 悅樂을 느낄까..
사람이 태어나서 할 일도 많을 터..
산과 내를 가르며 달리고 함께 웃고 울며
내 살아가는 땅을 배우는 것이 이리도 힘들면서 즐거운 것일까..
두 다리 구부리며 돈과 권력에 아부하느니 부귀영화 마다하고
차라리 꼿꼿한 걸음으로 맥길에서 영혼들과 어울려 춤출거나..
(지지대고개 프랑스군 참전탑)
고속도로 땅굴을 기어 遲之臺 고갯마루에 선다
공평치 않은 세상을 살며 한 가닥 기상과 고집으로 지켜 온
저 위령의 탑 속에서 꿈틀거리며 솟는 비운의 영웅들이여..
바다 건너 동양 땅 한 귀퉁이에 그대 영혼을 누이고
식은 재 속에서 불씨를 찾듯 그리워하는 민주주의여..
이 맥길 이어가면 훤히 밝아 오는 바다 만날거나
그 바다 건너 곧추 세워 걸어 나가면 고향 땅에 닿을거나..
객지에서 마주하는 배중위도 그립구나..
(지지대 고개터)
잠 못드는 영혼들의 안타까움이
지지대 고개 넘어 오봉산을 서둘러 찾아 오르고..
사도세자 그리워하는 정조 아니래도 발걸음은 늦어지는데..
평생 지친 몸 편히 누일 지하 한평 땅이 아쉬어
저리도 바삐 달려야 하는 차량들이며 넓따란 컨테이너 기지가
조선시대 임금행차로 늦어진 고갯마루에서 생경스럽구나..
바쁘고 쫒기기야 그때나 지금이나 무에 다르리요마는.
이 고개 마루턱에선 뒤돌아 보고 또 그렇게 뒤돌아보고..
(오봉산 오름길)
이동고개 너머 가나무골(架木洞) 공동묘지에서
陰宅의 창 너머로 산 자들의 꿈을 내려다 본다..
비록 살아 생전 많은 것 남겨 놓질 못한 탓에
문패 없는 공동묘지 터에 셋방살이 하건마는,
본디 편한 맥 마루금 베고 누워
꽃나무 대숲 우거진 부곡 땅을 바라보며
발치 아래 흘러드는 황구천 따라 안성천을 기렸더니
철길이 가로 막아 고향 땅은 멀어지고..
세상 사는 일이 참 딱해 보이는구나..
(고천동길 고인돌)
당정마을 지나 신기천 따르고 높은 울타리 속에서
작은 공 굴리는 부자들에게 맥길을 뺏기고..
영혼들은 그렇게 택시라도 타야 될까보다..
10/20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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