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정)
9/13(화) 09:30 불광역 7번
10:30 충의길/사기막골 출발
11:00 우이령길/교현리 출발
12:00 오봉산 석굴암
12:50 (휴식/간식 후 출발)
13:30 우이령
14:10 우이동 종점
3시간 40분
(참가자)번둥,법천,회산,새샘,경암,우재, 장산,원형,김영수,벽암,마카루,도연 12명
(효자리 계곡)
추석명절의 즐거움 끝에 느끼한 속을 달래려는 목적으로 연휴 마지막 날을 이렇게 또 일상처럼 걷기로 합니다..
불광동에 모인 12명의 산케들이 버스를 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젊은 산꾼들의 산행 열기가 대단합니다.
오늘 가을 하늘처럼 젊은이들의 웃음 소리가 싱그럽고..부럽습니다, 그 시절이..
점점 나아져 가는 세대의 꿈이 실현되길 바랍니다.
사기막골 입구에서 거의 1년만에 북한산 둘레길 마지막 구간을 마무리 짓기 위한 출발을 합니다.
한북정맥 상장능선의 끝자락 타이어봉을 올려다 봅니다.
정맥 시절 사패산,도봉산을 넘어 저녁 늦게 솔고개로 내려 오던 때가 벌써 4년이 흘렀읍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부디 이 상태로 오래 오래 걷고 싶을 뿐입니다.
충의길 훈련장 앞에는 이렇게 멋진 나무들을 가꾸는 농장들이 많아서 행여 삭막한 보도를 걸어가는 발걸음에
작은 위안을 안겨 줍니다. 이 땅의 신작로에는 역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가을 날에 제격이지요..
그 나무 밑에 쪼그리고 앉은 두 농부의 대화가 궁금합니다...
설마 정치얘기는 아니겠지요..명절 끝에 비료값 걱정 아닌 즐거운 대화가 오가길 바랍니다.
30분 남짓 걸어 충의길 솔고개(한북정맥)를 지나고 다리고개(교현리) 마을 입구에서 도봉산 둘레길을 벗어나
우이령길로 접어듭니다. 상장능선 아래 아담한 정원을 갖춘 예쁜 집들이 부럽습니다. 추석 명절 끝날은 더욱 평화롭습니다.
부디 둘레길이 분주한 소란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읍니다.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산길이 되고, 사색의 길로 유지되기를..
교현리 탐방센터에서 간단한 인원체크로 무사히? 통과하고 이제 우이령길을 넘기전에 출석부를 남깁니다.
밝은 모습으로 오래 오래 사세요..이렇게 좋은 세상 길을 더 많이 걸어 보아야지요..
참 편안하고 한갓진 길입니다..이 정도면 구태여 인원통제를 하지 않아도 될듯합니다..
그런데 S..표시를 한 번호판을 단 고급 승용차가 미안한 듯이 슬금슬금 지나갑니다..
걷지 못하는 부끄러움은 느끼나 봅니다..
부처님 앞에서 구복할때 부디 튼튼한 다리와 염치를 아는 마음과 세상 어울리는 삶을 달라고 빌었으면 좋겠읍니다.
가뭄의 계절은 아니 것 같은데..상장능선에서 흘러 내리는 소귀골 물들이 거의 마를 지경입니다..
이 길의 맛은 역시 오봉을 올려다 보는 겁니다.
마치 독수리 형상으로 다가 오는 오봉의 끝자락이 감탄스럽게 느껴 집니다..
멀리서 바라 보는 오봉과 함께 우이령길은 지루하지 않게 넘어 갑니다.
오봉 아래 석굴암 윗쪽으로 또 다른 암봉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읍니다.
조금만 더 높았으면 자칫 육봉이 될뻔했읍니다..왠지 육봉 보단, 오봉이 더욱 풍성해 보입니다..
잠시 석굴암을 향해 발길을 돌려 약간의 오름길도 맛봅니다.
구태여 오봉산이라 이름 짓고 오봉산 석굴암으로 독립하려 애쓰는 모양입니다만, 그냥 도봉산 오봉암이라 하면 어떨까요..
'석굴암'이라는 가치를 좀 더 귀하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석굴암 오름길에 뒤돌아 보니 상장능선 팔봉들이 친하게 올려다 보입니다..
서너번 걸었던 저 길이 언제나 출입이 자유로와 질른지..꼭 다시 가보고 싶은 능선길입니다..
석굴암 위로 오봉 끝봉이 큼직하게 네봉우리를 뒤로 감춘 채 홀로 마주 합니다.
석굴암 확장 공사가 요란한 가운데 벌개미취 보랏빛 향기가 더욱 애잔합니다..
그냥 작은 암자로 있으면 아무래도 돈벌이가 시원찮은 모양입니다.
요즘 불자나 신도나 죄다 큰절, 큰 교회에서 빌면 큰복이 온다고 믿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저 야생꽃들도 화려한 분재나 서양꽃들에 화단을 물려주고 쫓겨나는 날도 오겠읍니다.
석굴암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상장능선 너머로 한북정맥 노고산길이 아련합니다.
저 곳 정상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숨은벽 장관도 그립습니다..
대웅전 안에서 일요 법회가 진행되고 있으니 행여 소란을 느낄까 조심합니다.
역시 나그네들의 발길은 삼성각과 석굴 제단에 쉽게 걸음을 옮깁니다.
대웅전도 우뚝하고 요사채도 화려하게 지어지고 있으니 곧 어느 절에 말사 자리를 획득하여
--寺 이름을 획득하겠읍니다..설마 석굴사는 아니겠지요..
절 마당 앞에서 물 보시도 챙기고..
석굴암 본연의 법당 안이 어둡고..뭐 그리 신비스럽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 쪽의 불전함만 본디 모습을 화끈하게 보여주는 느낌입니다..신발 벗지말고 돈만 내어도 편히 복을 살 수 있읍니다..
석굴암 내림 길에서 잠시 군사용 도로인듯한 보도에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추기고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합니다.
뭐 그리 힘든 산행을 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숲 속에 오래 머물러 보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휴식 후 잘 정비 된 우이령 오름길을 걸어 옛날 전차길 준공 기념비 앞에 마련된 오봉 전망대에서 다시 기록과 함께
멋진 배경을 담아 봅니다..맑은 햇살 아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산케들의 얼굴도 참 밝아 좋습니다.
지난 여름 강화 캠핑에서 만났던 구면을 자축하며,자유인의 길 후배 백대장과 회산이 다정한 포즈를 취해 봅니다.
우이암에서 내려오는 한북정맥길은 예전 보다 더욱더 엄격히 통제되고 있읍니다.
경암은 내년봄에 어떻게 무사히 통과 할른지..몇년전 몰래 숨어 내리던 그때가 무척 재미있었읍니다.
이제 우이령 고개를 확실히 넘습니다.
다만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실전의 방어벽이 역시나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10년 후에는 저 흉물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자,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많은 오류들을 다시 점검하고 배워야 하겠읍니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우리는 많은 의사 결정을 행하고, 다수결이라는 편리한 제도로 신속을 도모합니다.
그러나,선거는 다수의 확인을 전제하면서도 항상 소수 반대편의 존재를 확인하는 작업임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우리는 그동안 많은 다수자의 횡포를 독재라 규탄하며 싸워 온 역사가 있읍니다.
결코 다수자의 정복과 지배를 위한 선거가 아니라 소수 반대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언젠가 다시 반대의 의견으로
일이 행해질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민주주의의 제도가 생겨났음을 인식해야 되겠읍니다.
오늘날 너무 첨예해지는 선거 분위기 속에서 죽기 살기로 나아가는 짓거리들이 떠 오릅니다.
부질없는 생각 속에서 어느새 우이령길을 넘어 요람한 식당과 자동차 소음으로 뒤덮힌 우이동 종점길에서
오늘 산책을 마치고 시원한 목욕과, 초계탕이 가져다 주는 짜릿한 속풀이로 명절의 기름기를 씻어 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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