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정)
7/9 23:00 사당역 출발
7/10 04:30 오소재
06:20 노승봉 2.2km
07:00-07:35 만일재 (아침식사, 휴식)
07:50 두륜봉 1.1km
09:30 도솔봉
10:10 대둔산 3.2km
10:10-10:50 진흥사능선 알바 후 복귀
11:05 남릉 릿지 시작
12:00 308봉 1.7km
13:20 410봉 1.3km
16:10 닭골재 3.2km
11시간 40분 12.7km
(오심재 케이블카 능선/여명)
내 발길 닿는 곳
이 모두가 내게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이곳엔 짧은 인간의 지식으로 꾸밀 이론이 없다
이 山谷엔 영원한 가르침이 베어 있다
神의 모습은 인간의 형상이 아닌 山의 모습이리라
그분의 큰 아우름과 깊은 고뇌가 마루금 골짜기를 이루었나니..
(너덜 기맥길)
이제 힘들고 지친 발걸음이 큰 느낌으로 다가와
위대한 자연으로 일깨워 주는 가르침을 배운다
작은 풀 큰 바위 하나 하나에 실린 영혼의 모습에서
조화롭고 신비스런 기운으로 다가오는
神을 느낄 수 있는 새벽이다
살아 있는 책을 접한다.
(노승봉 오름길/하늘문 통과..)
억지로 모든 영혼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인간의 음험한 논리로 지어낸 원죄들을 잊은 채
나는 나의 온갖 힘을 다해 저 산마루 고스락에 올라
더 큰 힘을 느끼고 더 맑은 눈으로 우주의 신을 대하리라
그리고 그 속에서 기생충이 아닌 삶을 약속하리라
(가련봉)
참 모습의 세상과
참 사랑의 진리를 외면한 채
너희들이 만든 진리라는 것과
거짓으로 꾸며진 세상 속에서
오류와 탁류에 젖어 짧은 쾌락에 물들은 너희들이
머지 않은 훗날 어떤 심판 속에서 어리석음을 깨달을 것인가
(두륜봉 구름다리..)
무섭다
후들거리는 내 다리처럼
싸움과 부끄러움과 몽매한 어리석음과..
이 모든 고통과 슬픔으로 다가오는 無知의 인간..
이제 우리의 잘못을 깨닫고
지금 내 눈에 펼쳐지는 참 세상의
참 풍경속에서 새로운 삶을 열어 가리라..
이제 온몸으로 부딪쳐야 한다
폭압과 같은 정치를 벗어난 그 시절 처럼
그 보다 더 무서운 궤변들과
저들의 위선에 찬 허구를 벗겨야 한다
그리하여 무엇이 바른말인지
무엇이 善인지를 깨닫고
저 山처럼 본래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진실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위봉 갈림길 릿지 능선..밧줄에 매달린 나무 뿌리가 흔들려 한명씩..)
아프리카의 배고픔도
대륙의 총질도
아메리카의 병든 몸들도
모두 짧은 인간의 두뇌에서 태어난 거짓의 삶과
정직하지 못한 쾌락에서 연유하나니
이제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제 육신 하나 지키려는 맹목을 버리고
부디 저 찬란한 자연을 섬기라..
(도솔봉 가는 길..가끔 암봉을 넘고..)
이 깊은 산중을 비 맞으며 걷는 것은
부디 작은 깨달음을 얻어
無知한 이기심에서 벗어나려 함이니..
이 세상 인간들의 긴 걸음, 탑 쌓음에
작은 돌 하나 얹는 심정으로 걸을 수 있다면
저 발길에 채이는 돌맹이도
풀도 잡목도 사랑할 수 있으리니..
(비그치고..대둔산 크게 돌아 잠시 걷힌 구름 속에 멋진 서쪽 암릉/암릉에 홀려 40여분 홀로 아리랑)
인간의 짧은 과학이 가져다 준 지식으로
산을 바라 보면 채석을 생각하고
별을 바라보면 금덩이를 캘까하고
저 산의 숲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잊고
저 별의 빛나는 섬광 속에 영혼을 잊고
우주와 과학과 지동설과..
오늘 잠시 비추는 햇살 속에서
또 어리석은 인간의 경솔한 걸음을 배우도다..
(308봉 부근/날이 살짝 개이고..완도가 눈 앞에..)
인간 외에는 죄다 먹이와 無腦로 치부하고..
인간의 형상을 닮은 神을 만들고
그 神은 자신들만 보살피고
성직자만 구할 것이라 믿는 어리석음들..
그리하여 온 세상에
유아독존하는 이기심들..
아서라 저풀과 저 바위들의 영혼을 읽어라..
神은 저들을 닮았노라..
(동해리 벌판/강진만)
스스로 내 삶의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땀 흘리기를 싫어하고
깨달아 쌓아가는 즐거움을 모른 채
어느 순간 하늘이 원망스러우면
또 저들이 만든 神 마저도 아니다 하면서
또 다른 분탕질에 여념 없겠지
아아 인간의 한계여, 無知한 사람들아..
(우회길도 없는 암릉 릿지는 계속되고..)
너희가 즐기는 영예로운 지혜가
결국 남을 다스리고 꾀려는 술수에 불과하고
神의 전당이라는 소도를 차리고
마케팅에 열중하는 자들..
또 새로운 신을 만들고 꾸미다
종내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마치 세상을 만든듯이 조롱하는구나...
(아..410봉..거의 죽음이다..물 한모금만..)
내 한 목숨 바쳐 세상이 바뀐다면
기꺼이 그리할 수도 있으련만..
끊을 수 없는 생명이라..
다음 생에서 지켜 보는 이 세상도
저처럼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일텐데,
그 속에 살아가는 또 다른 영혼들은
어떤 무지몽매한 간교를 획책하여
내 발걸음을 어지럽힐건가..
(다음구간 달마산..두세달 전에 미황사 길에 미리 답사는 했는데..)
7/15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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