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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호남정맥(07)·完了

6/2-3 강천산(오정자재-방축재)구간종주-호남정맥6차

by 道然 배슈맑 2007. 5. 27.

 

 

 

(산행  시간표)

 

6/2  22:00    신도림 출발

6/3  03:50    오정자재  출발

      04:30     508.4봉                                         1.6km

      04:50     로프암봉

      05:30     깃대봉 삼거리

      05:35     왕자봉 갈림길(571.9)-왕자봉 왕복 10분

      05:58     형제봉 삼거리

      06:35     490봉  아침식사-07:20 출발

      07:25     북문터-구장군 폭포 갈림길-

      07:45     산성산 정상(603)   

      07:50     연대봉(572.7)

      08:00     운대봉(577)

                  강천사 갈림길 -동문터

      08:20     시루봉                                          7.3km

      08:55     헬기장

      09:15     광덕산(578)- 휴식 후 09:40  출발

      10:50     뫼봉(332)   10분 휴식

      11:50     덕진봉(384)

      12:20     방축리 금과동산                             7.5km

 

                                8시간 30분                         16.4km

 

 (개망초-외롭고 작은 들꽃, 잎은 조금 다르구나..)

 

(6/2 22:00) 오랜만에 주말 외출을  한가롭게 즐기는 배중위와 중국집에서 양장피 한 그릇 시켜 놓은 채

늦은 생일 축하 이슬이를 나눈다. 더운 날씨에 공사 현장들을 돌아 다닌 탓인지 많이 거을린 얼굴에 도툼

하니 살이 올라 보기엔 좋다. 이른 저녁을 겸하고 정맥 탐사길 준비를 하는 동안 지쳐 잠이 들었구나..조

용히 빠져나와 물푸레와 함께 신도림 출발지로 향한다. 내년 여름 제대하면 다시 학업을 이어가야 할 것

이고, 바쁘고 복잡한 앞날의 인생을 위하여 군복무 기간 동안 부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처리해 가는 건강

한 휴식의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벌써 한 여름의 열기가 차창에 밀려드는 더위를 느끼며 새벽을 기다

린다. 남쪽지역의 맑은 날씨 일기예보가 오히려 뜨거운 한낮을 예고하니 벌써 땀이 날 것 같다.

 

두타청옥으로  떠나는 대간팀의 활기 찬 모습에서 작년 한 여름 낮에 긴 구간을 허덕대던 사투의 기억이

떠오르고, 두타산 정상의 아름다운 일출과 상월산의 푸르른 절벽들이 스쳐간다. 부디 긴 거리의 구간 종

주를 무사히 마치고 임계천 맑은 물에서 더위를 식히길 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고통과 회한의 길로

끌어내는지..주말의 더운 밤을 한가로이 거닐어 사랑의 걸음을 속삭이며 심야영화관으로  향할듯한  연

인들이 산꾼들의 차림에 측은한 눈길을 보내며 지나간다. 매주 주말의 새벽을 밝히고 끊임 없이 이어갈

이 땅의 맥을 더듬으며, 수많은 영혼들과 역사의 증인들을 두루 만나서 우리는 그들이 아프게 밟아 갔던

그 길의 의미를 되새기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전주를 지나 옥정호 운암교에서 잠시 바람을 쐬며, 보름 갓 지난 달빛이 나래산을 그리면서 밝히고 있는

호숫가를 바라본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6월의 밤에..50여년전, 100여년전엔 무슨 사연들이 잠 못

이룬 채 이길을 서성이고 있었을까..그때도 환히 비추며 똑똑히 보았을 저 달은 묵묵히 서쪽으로 흘러만

간다.오늘 밤을 그렇게 함께 걸으며 아침의 태양이 그자리에 솟을때 까지 강천산성 길을 이어가리라..

임실 강진땅을 지나 회문산입구를 힘겹게 넘어서니 순창땅 오정자에 쉽게 닿는다. 지나온 용추산 아래

가마골은 아직도 한밤중의 어둠만 가득한 채 깊이 잠들어 있다.염소목장들의 독한 냄새에 취한 채로 산

행준비를 서두른다.(03:30)

 

 

(강천산 왕자봉에서 새벽을 열다..)

 

(6/3 03:50) 산행준비를 마친 후 서둘러 남쪽 능선길의 밤나무 농장 언덕을 염소떼들의 냄새로 부터 도망

치듯 기어 오른다. 헤드랜턴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손전등으로 길을 밝히며 숲을 헤쳐 나가는 손짓이

익숙하질 못하다. 전기 철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과수원 내의 등로가 리본들을 전부 제거하여 밤길엔 자

칫 길을 놓칠 염려가 많다. 20여분만에 과수원을 벗어나 작은 봉우리를 넘고, 송전철탑을 지나며 편한 걸

음으로 조심스레 잡목 가지들을 헤쳐 나간다. 정맥 길 치고는 비교적  양호한 숲길이다. 잠시 산죽길의

된비알에서 숨을 헐떡이니 삼각점이 있는 508.4봉 첫 목표에 올라선다.(04:30) 사방이 큰 불빛도 없는 깊

은 산중일 뿐이다. 보름지난 큰 달빛만이 환하게 남으로 향하는 산객들을 비추인다.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오며 어둠속의 전망좋은 묘터에서 잠시 남쪽의 강천산 왕자봉을 바라보니 어

슴푸레 산마루금이 새벽을 긋는다. 왼쪽 무이산 능선위로 여명이 비친다.또 한 봉우리를 마쳤나 싶더니

만 다가오는 암봉(494)이 어느새 길을 막고 왼쪽 급경사 허리춤에 로프를 드리운 채 두 팔로 안고 오르

라 한다. 스틱과 랜턴을 집어 넣고 아직은 채 밝지 않은 새벽을 더듬으며 조심스레 돌아 오르니, 여명 속

에 전망이 아주 좋다. 왼쪽 발아래 원자실 마을은 잠에서 깨질 않았고,오른쪽 서쪽 추월산이 달빛 아래

검은 마루금을 북으로 이어 나간다.(04:50)  

 

오늘의 일출은 약간의 운무와 함께 짙은 녹음이 가려져 크게 기대하긴 힘들겠다. 다시 작은 봉우리를 편

히 넘어 문창재 안부를 지난다. 이젠 꽤 날이 밝아 랜턴없이도 길이 보인다. 마주하는 봉우리를 오른쪽으

로 우회하며 깃대봉 삼거리를 지난다.(05:30) 이곳에서 많은 북진 탐사대가 길을 놓치는 모양이다. 왼쪽

분통 마을 내림길이 혼돈을 초래하지만, 깃대봉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90도 돌아 내리든가, 분통마을 우

회로를 따르다가 문창재에서 능선을 따라 북진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계속 넓어지는 등로를 따라 편

한 걸음으로 왕자봉 삼거리에 올라선다.(05:35) 잠시 마루금에서 벗어난 왼쪽 길을 달려 왕자봉에 올라

일출과 강천사 계곡을 조망한다. 剛川山, 본디 龍川山이라 했던가..아직은 용틀임을 느끼진 못하겠다.

 

 

 (추월산이 담양호에 아침 세수를 하는구나...) 

 

왕자봉을 내려와 오른쪽 형제봉 방향으로 편한 길을 걷는다. 군립공원답게 산죽길을 잘 넓히고, 봉우리

를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 형제봉 삼거리에 닿는다.(06:00) 뚜렷한 직진 오름길에 잠시 속았으나, 바로

수정하여 오른쪽 송낙바위 방향으로 90도 크게 돌아 내린다. 잘 정비된 산죽 군락 길을 편히 오르내리

다가, 오른쪽 봉우리들을 산죽길이 얽힌 채 막아 놓아 왼쪽 사면으로 두어번 편히 돌아 나가며, 서쪽으로

급하게 꺾어 내렸던 마루금을 다시 남쪽 금성산(산성산)으로 잡아 나간다. 다시 만난 능선길은 산죽으로

뒤엉켜 아무래도 마루금 밟기가 힘들겠다. 뚜렷한 능선 오름길을 밟아 북문 직전 490봉에서 이른 아침을

펼친다. 오늘의 구간진행도 빠르고, 시간계획도 여유가 있다.(06:35-07;15)

 

10여명의 단촐한 식구들로 이어가는 호남정맥 탐사대의 힘든 여정 속에서도 오늘은 비교적 양호한 등로

와 아직은 뜨겁지 않은 날씨 탓에 아침식사 시간은 더욱 즐겁다.  어젯밤 좁은 버스 속에서 에어컨 바람

이 좋질 않았는지 약간 몸살 기운이 퍼지기도 하지만, 크게 염려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짙은 오가피주 향

으로 머리를 적셔본다. 어디선가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 마저 남도 가락에 장단을 맞춘다. 곳곳에 펼쳐진

역사의 깊은 숨결들..골골 산산에 깃들어 있는 민중의 영혼들을 접하며 이른 새벽을 잠들지 못하고 걸어

가는 발길이 더욱 가벼워진다. 동쪽의 금성산성터와 서쪽의 강천사 계곡을 아우르며 걸어 갈 오늘의 마

루금이 빨리 오라 보챈다.

 

 (금성산성 북문터..퇴각의 영혼들은 북쪽 능선으로 이어져, 용추산 가마골까지..)

 

느긋한 아침식사를 끝내고, 북문 오름길 바위 전망대에서 담양호와 추월산의 깨끗한 아침 인사를 받는

다.지난 달 가마골에서 봄비 속에 오르던 추월산의 새벽이 떠오르고, 아직도 그 감흥이 새롭다. 담양호

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서로 아름다움을 나누는 정맥길에서 우리는 무슨 춤을 추고 살아온 것인가..

산성 성곽을 오른쪽으로 감아 오르니 북문터에 올라선다.(07:25) 서쪽 발아래로 금성산성 내성이 숲속을

따라 이어져 분지를 감싸 안고 돌아든다. 마음은 두어시간 휙 돌아 내려보고 싶건만..

 

임진란,갑오년,해방후...역사의 변화 속에서 항상 그 중심을 점했던 30여만평의 천혜 要塞의 성.. 그러나,

장군의 걸음이 멈춘 이후로 현재 그날의 아픔을 간직할 만한 변변한 축조물 하나 없는 폐성으로 이어 왔

다. 삼국시대 이후로 장성 입암산성, 무주 적상산성과 더불어 호남땅의 중요 변방으로 자릴잡은 역사의

현장에는 보국사터 마저 빨치산 토벌로 인해 불타버렸다. 조금씩 담양군청의 노력으로 복원되어 가고 

있음에 다행이다.

 

 (북문 성터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북문터 성곽위에서 지나온 북쪽 정맥길을 바라보니, 용추산 너머로 퇴각하는 패배자의 영혼들이 줄을 잇

는다. 항상 역사의 현장에는 인간사의 다툼이 있게 마련이고, 그 결과는 승자와 패자의 길이 나누어질 수

밖에 없겠지만, 그 소용돌이의 가운데를 점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또 다르게 흘러가야 했던지, 아니면 그

흐름을 거슬릴 수 밖에 없는 분노의 현장에서 항상 억울한 민중의 삶이 정지되어 왔음은 슬픈 일이다.  

누가 그들에게 사상을 강요했고, 누가 그들에게 분노를 심어 주었던가..그들의 배고픔이 무슨 철학에서

비롯된 것인가..그들은 오직 하늘이 내려준 천부의 삶을 간직할 自由를 그리워 했을 뿐이다.

 

왼쪽으로 이어져 오르는 동문 방향으로 천천히 걷는 아침 숲 속에 햇살이 부드럽다. 맑고 상쾌한 트래킹

을 즐기며 계속 이어지는 산성 외성곽 길이 매우 편한 걸음으로 정맥 마루금을 점하고 있다. 구장군폭포

갈림길에 올라 강천사 계곡 내림길을 굽어 본다.강천호수와 송락바위가 발 아래다.(07;40) 마한의 9장수

가 혈맹으로 지키던 이 절벽의 의미는 이제 잊혀진 한민족의 슬픈 전설이 되었다. 오른쪽으로 돌아 남쪽

으로 향하는 성곽 길에서 조그만 돌탑을 지나며 산성산 최고봉(603m) 표지판을 찾을 수가 없다. 이 곳의

여러 봉우리들이 모두 산성산을 대표할만 하지만 고도표시에 의한 삼각점이 혼돈스럽다.조금더 나아가

니 성곽 등로 한가운데 삼각점이 있으니,(순창446)지도상 좌표의 연대봉 위치다.(572.7)(08:50) 

 

 (성곽길이 산딸나무 너머로..)

 

작은 오르내림으로 강천사 계곡 절벽을 왼쪽으로 둔 채 운대봉(577) 암봉을 향해 나아간다. 운대봉 오름

길은 낭떠러지다. 도로 돌아 내려와 좌측으로 우회하니 북바위 안내판과 삼거리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

다.(08:05) 운대봉 남사면은 거대한 북바위를 이루고 직벽으로 우람하다.왼쪽 광덕산을 바라보며, 산성

길의 마지막 시루봉을 향한다. 강천사 갈림길에서 휴일 아침 일찍 삼인대를 거쳐 신선봉을 오르는 등산

객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오른쪽 숲길을 따라 올라 동문 성곽을 거쳐 시루봉 갈림길에서 왼쪽 성곽

길로 나아간다.

 

오른쪽 숲 속으로 금성산성 내성을 둘러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시간도 많은데..언젠가 가을이 깊어

질 무렵 벗들과 하루쯤 담양 온천에 머물며, 서쪽의 금성산성과 동쪽의 강천사 계곡을 탐사 하리라.. 

그리하여 추월산 정상이 가을 보름달에 닿는 지를 확인하며 담양호숫가에서 막걸리 잔을 드리우리라..

좋은 복원의 과정을 겪어 이 곳 담양의 훌륭한 역사 교육장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성곽을 그늘로 덮

은 큰 소나무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긴 세월의 온갖 질곡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수백년을 지켜온 큰

몸짓을 쓰다듬어 본다. 그 옛날 그 아픈 영혼들도 이 소나무 그늘에서 동쪽을 향해 창칼을 세웠을까..

아니면 성 안마당 건너 담양호와 추월산을 바라보며 고향 땅을 그리워 하고 있었을까..

 

 (시루봉 오름벽)

 

앞을 가로 막는 시루봉 암릉길이 매우 좁고 거칠다. 때로는 산성산 정상으로도 불리우는 시루봉을 잠시

맛보고 도로 내려와, 왼쪽 로프를 잡고 바위 전망대에 내려서니 담양으로 향하는 24번 국도가 멀리 보이

고 가로수 길이 뚜렷한 금성면 들판이 펼쳐진다.(08:30) 저 신작로에 메타세콰이어 멋진 그늘이 드리워진

것이 1970년대 초이니 벌써 40년이 돼 가는구나. 그당시 일본에서 묘목을 들여와 급속성장의 가로수로

각광을 받아 꽤 많은 곳에 저 나무를 심었으니..지금 내가 살고 있는 화곡동 강서구청 길도 그 대표적인

길이다. 70년대 초 청계천 마지막 철거민의 작은 보따리를 실은 리어카가 도착했던 김포가도 아랫쪽 우

장산 기슭의 미나리밭 어귀에 천막과 함께 심어진 가로수다.

 

백여년 전 쌍치에서 걸음을 멈춘 장군의 압송 수레가 순창땅을 지나 저 길을 터벅거려 객사리 담양객사

에 도착하여, 나주를 거쳐 한양으로 압송되기 전 마지막 고향 땅에서의 3일을 보냈으리라..일찌기 배운

동학의 守心敬天을 따라,侍天主 造化貞한 것이 죄가 되던 민중의 아픔을 쓰러안고 훠어이  날아 오르던

그 길에는 어디선가 모내기를 행하는 순창땅 농요 한귀절이 따라 흐른다.  

  

"오늘도 호오 오늘도 호오 호오 심심허~~니

 헤이헤 노호래 하~~나 불~러허 보~세

 일락 서산~~ 해 떨어~~지~지이~고~~

 월출 동~녘 달~만~ 솟~~네

 저 산~ 너머 헤이헤~ 소첩을~ 두고~두고~~

 밤~질 걷~기 난감~~도 허~네..."                  (순창 금과 들노래)

 (멀리 담양으로 향하는 신작로가 보이는 금성면 마을들)

 

바위전망대를 돌아 내리는 직벽 암벽에 근래에 설치한 철계단이 매우 가파르다. 겨울철엔 매우 조심해야

될만큼 직벽을 이룬다. 그나마 군립공원이 국립공원보다 등산객 생각하는 마음 씀이 훨씬 낫다.국립공원

관리공단 한심이들도 여기와서 배워야될 일이다. 편한 소나무 능선을 오르내리며 오른쪽 하성리 고개를

지나고 꽤 지루할 만큼 긴 잡목지대와 소나무 능선을 오르내린 후에야 적우재 헬기장에 내려선다.(08:55)

최근에 문암마을에서 이곳까지 도로를 개설하는 공사를 한 모양이지만 아직 비포장의 험한 길이다. 그

용도는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흔한 절이 있는 것도 아니고,행여 마루금을 넘나들며 강천사 계곡까지

이어 갈 요량은 아니겠지..

 

마주 보이는 광덕산 된오름이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한 낮의 더위를 맛보기 전에 빨리 올라 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회도로를 따라 일부 대원이 덕진봉 내림길로 향한다. 그러나 광덕산은 이 구간의 의미

있는 주봉에 해당되니 빼 먹기엔 부담이 크고, 아직은 컨디션도 그리 힘들지 않다. 절개지를 올라 된오름

으로  암릉지대에 설치해 놓은 철계단 앞에 까지 올라선다. 오늘 처음으로 더위를 느낀다. 급경사 철계단

을 두차례 오르고 로프잡이를 거쳐서야 광덕산 정상에 올라선다.(09:15) 맞은편 금성산성 마루금이 용틀

임을 한다.진행 방향의 북쪽 내림 길은 강천사 계곡으로 내려선다. 좁은 정상의 모퉁이 그늘에서 긴 휴식

을 취한다.

 

(광덕산 정상에서 나아갈 덕진봉을 가늠하고..)

 

(09:40)이제 3시간 남짓 남행길을 밟으면 구간의 종착인 금과동산에 다다른다. 정상에서 로프길을 도로

내려와 철계단 오름길 직전에서 왼쪽 급경사 내림길로 방향을 잡아 내려 밟는다.20분 남짓 조심스레 미

끄러운 내림길을 거쳐 비포장 임도를 거친다. 굽이치는 임도를 따르는 것 보다 숲길 직진 길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숲길로 들어선다.작은 봉우리를 거친 후 오른쪽 내리막을 밟아

마지막 임도와의 이별을 거쳐 오른쪽 숲속으로 빠져든다.(10:05)

 

마지막 덕진봉을 오른쪽에 바라보며 마루금은 왼쪽으로 꺾어 나간다.문득 지도를 확인하니, 왼쪽 팔덕면

남쪽에 남근석 표시가 유난히 눈에 띈다. 학창시절 답사의 경험으로는 마을 아래 남근석이 있으면, 마을

윗쪽 산마루에는 큰 나무가 있고 그 아래에는 샘이 솟아 여자의 성감을 자극하여 온 동네 여자들에게 좋

지 못한 기가 흐르니 이를 막기 위해 동네 어귀에 남근석을 놓아 지키게 하는 법이다. 그러나, 이 곳에는

두 군데 남근석이 있는데, 강천산 기슭에서 두개를 옮기다가 떨어뜨려 각각 다른 곳에 위치하게 되었단

다.아무튼 삶이란 자연 속에서도 음양의 조화를 꼭 이루어야만 되나보다.

 

편안한 오름으로 벌목지대와 묘역을 지나고, 봉우리 우측사면으로 돌아 오르니 덕진봉으로 급히 꺾이기

직전의 뫼봉(332)올라 선다. 마지막 휴식을 취하며 여유로운 간식을 즐긴다. (10:50) 10여분 휴식 후 꽤

더워지는 잡목과 소나무 숲을 헤치며 덕진봉을 향해 나아간다.작은 봉우리들을 두어번 오르내리고, 묘지

들을 지나 가시잡목 오름을 잠시 맛본 후 덕진봉 돌탑을 맞이한다.(11:50) 이후 방축리 내림길은 지그재

그로 이어지는 꽤 급경사를 이루지만 잡목이 없어 다행이다.

 

 (가마골의 초여름)

 

20여분의 내림길을 거쳐 방축리 마을 어귀에 다다랐으나, 선행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농로와 밭으

로 마루금이 지워져, 제 각각이다. 결국 마을로 내려서서 다시 북진 진입로를 살피며 마루금을 정립해 본

다. 방축마을 서쪽 능선을 잡아 다시금 오른쪽 덕진봉을 돌아 올라야 한다.(별도 작성한 사진을 참조)

하산시에는 대나무 갈림길 직전 오른쪽 비닐하우스 밭을 넘어 마을 오른쪽 끝집 골목을 향해야 한다.

(12:20)

 

금과동산 전남북 경계선 마루금에서 차량을 이용해 지난 달 묵었던 가마골 용담 산장을 찾아 들어 다시

한번 용추산을 바라보고 깊은 산중을 한동안 바라본다.

6월의 호국 영령들과 영문을 모르는 민중의 영혼들이 피아의 구별없이 잠들어 있는 그 슬픈 계곡을...

 

 (6월의 영령들께 바칩니다..)

 (산딸나무...그 순백의 꽃 잎이 사라지면 붉은 열매가 맺히겠지요..)

 

6/5 道然 배슈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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