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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낙동정맥(10)·完了

01/10매봉산(피재-통리)구간종주-낙동정맥1차

by 道然 배슈맑 2010. 1. 4.

 

 

 

(산행  일정)

01/10    07:00   사당동 출발

           11:30    피재 출발

           12:25    매봉산(1303)  천의봉       2.0km 

           12:45    (시산제 후 출발)

           13:10    1146봉 낙동정맥 갈림길

           13:35    작은 피재                      1.7km

           14:05    (식사 후 출발) 

           14:15    구봉산

           14:40    대박등                          1.3km

           15:25    서미촌재(예낭골 임도)

           15:55    922봉

           16;10    유령산

           16:25    느릅령 

           16:40    우보산                           4.7km

           17:10    통리역                           1.1km

                     5시간 40분               10.8km

 

 (매봉산풍력,추전 채소단지)

(01/10 11:30) 새벽녘 찬 바람에 나선 낙동정맥 길..

태백을 지나 피재까지 먼 길을 달려 삼수령 탑 앞에 선다..

소백산 자락을 벗어난 후 티끌 같은 자취도 남기지 않고

갑자기 사라진 故 조홍수 대장을 그리워 하며..

덕항산의 路祭를 끝으로 헤어져야 한다고 다짐하며 넘어 가던

건의령을 향한 길목..2006년 여름날의 추억을 새기며...

4년여 만에 길고도 멀었던 1대간 8정맥 길을 돌아

이제 고향 땅 몰운대를 향한 흥분된 걸음을 시작하려 한다.

'자유인의 길' 동지들과 함께 걸어서..

'기분죤산악회'의 기획에 편승하여 무탈 산행을 바라며 출발점인 천의봉을 향한다.

 (금대봉 이어가는 추억의 백두대간 길)

어줍짢은 각오로 나섰던 내 영혼 길 더듬기도 이젠 중간매듭의 자락에 닿았는가..

내 고민과, 고집스런 사색과, 단조로운 발길로 더듬어 온 깨우침의 길에서,

이젠 졸업을 앞둔 마지막 수업을 맞는 느낌처럼.. 아직도 맑게 다가오질 않는 인식과

내 짧은 머리의 한계로 부딪히는 지혜로움에 관하여 점점 아쉬움은 더해만 가는데.. 

저 끝 간데 없이 이어지는 산 마루금을 따라 가면 내가 찾던 그 무엇이 있을 줄 믿었는데..

 (매봉산 천의봉에서 낙동 출정을 기념하다)

낙동의 기운이 서려 있는 천의봉 정상에서 산신께 무탈을 빌고..

穿川(뚜루내) 흘러 내리는 天潢 황지를 내려다 보며 내 오른쪽 어깨를 기댈

낙동강을 그려 본다..그 끄터머리 다대포 몰운대 바닷가에서 철 없는

소년이 벗어 숨겨둔 모래 톱의 옷가지를 걱정하며 발 밑의 조개를 캔다..

훗 날 모질게 걸어 갈 50여년 간의 발길이 다시 돌아 올 줄은 모른 채..

가자..이젠 돌아 가 그 바닷가에서, 먼길 돌아 내릴 동안 함께 했던 영혼들과

춤추고 노래하며 내 길고도 험했던 먼 여정을 자축하리라.. 

 (작은 피재)

1146고지 낙동 분기봉을 지나 말 많고 탈 많은 분수령 목장 내림길을 밟는다.

목장 이름은 고상하고 멋드러진 명칭인데..영혼길을 막지마라,아서라 내 작은 깨달음으로는

맥길 혼자 욕심 내는 者 치고 산놈이든 죽은 영혼이든 훗날이 편치 않음을 아는바라..

맥길에서 만나고 헤어진 많은 고장들의 다양한 문화들 처럼, 이제 또 새로운 사람들과

젊음을 함께 나누고, 올 한 햇 동안 왼쪽 동해의 넘실대는 기상을 담으며 훌훌 춤추며

걸어가리라.. 작은 피재 넓은 고갯마루에서 독한 이슬이로 엊저녁 이슬이를 다스린다..  

 

(해바라기 축제 능선에서 바라 본 매봉산)

 

작은 고개 같은 구봉산 넘고, 철 지난 능선 축제장을 지나면서 맥길을 추억한다..

이 땅 한 민족의 영혼들은 대저 강을 건너기 보다는 산길, 그것도 맥길 소통에 능했던 바..

골골이 이룬 물길이 경계가 될지언정, 크고 작은 산고개는 재,嶺,峙를  구분 않고 넘나들며,

사람 뿐만 아니라도 이 땅의 온갖 짐승, 돌뿌리, 서낭당의 영혼들과 이웃으로 살아 온 터..

수만년 수천년의 時間에서 자유롭고, 수만리 수천리 空間에서 자유로운 맥길의 축제를 떠 올린다..

특히 새소리 깨어나는 무박 산길의 새벽이라면 더욱 멋진 축제가 되곤  하였는데...

이제 백병산, 진조산,통고산,넘고 넘어..남녘 가지산,구덕산 넘을 때 까지 긴 축제의 행렬을 끌어 가리라..

단군님도 부르고 이순신 장군도 부르고..역사 속에서 이름없이 쓸쓸히 사라져간 병사들의 넋도 부르고..

그 마당엔 내 사랑하던 강아지도 뛰어 놀고..내가 갖고 놀던 돌구슬도 늘어 놓고..

 (대박등)

헐떡이며 된고개 올라 대박등에 올라서니 발 아래 도계 땅이 숨은 능선에 가려진 채,

탄광으로 상채기 난 산허리에 하얀 딱지만 남기고 잠을 잔다..

이 땅에 근세 독립의 역사도 반백년이 훨씬 넘었거늘,

민주주의라는 정치는 오늘도 저 난잡한 상채기 처럼 제 각각이니..

전쟁으로 시작된 오늘의 역사가 결국 스스로 되새김질 하며 자립해 갈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탓일까..

언제 까지 전쟁이니 외세니 남의 탓만 할것인고..

큰 산 큰 고개에 올라 땀 흘린 후 최영 장군을 불러 물어 보아라..

무엇이 대세인지를... 무엇이 보편이고, 무엇이 참 삶인지를.. 

 (서미촌재 석회광산)

대조봉 삼거리를 지나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키나무목이 벗어나니 마루금에 왠 대형공사가..

지도에는 도로개설중이라나..이건 길닦는 품새가 아니구나..( 태백시청에 물어보니)

예로 부터 태백 예낭골에서 도계 쥐치(鼠嵋村재)마을로 넘나들던 고개에 路地 석회광산 허가를 내 주었다는데..

파먹을 만큼 파먹었으면 복구공사는..맥길 파먹고 부자되었는지, 벌 받아 죽었는지 내 알바 아니건만..

백성들 세금 주면서  관리 감독 시켜 놓은 공무원은 산만둥이가 어찌 되었는지

10년째 쳐다보지도 않고 낙동정맥 표지만 세우고 다니는가..

마루금의 수난이 민족사의 수난이리니 이 땅에 혁명 일어나 잠자는 公僕들 곤장질이라도.. 

 

  (922봉)

유령산 오름길이 조금씩 가팔라지고 군데군데 암릉길이 맥길답다..

돌산 길은 현대판 토목공사 선달 도둑님들의 좋은 타겟이려니,훼손이 두렵고나..

예낭골 너머 대조봉이 우뚝하게 선채로 주변인으로 남아 상극을 바라봄이,

이 길 걷는 내 발길더러 주인으로 남아 낙동 끝간데를 待望하노라 부르짖는구나..

내 비록 황야에 메아리치는 고독한 헛 울음으로 살아 온 인생일지언정

이 땅 이 길을 함께하는 건강한 내 이웃들의 바램을 안고 나아가 그대들의 뜻을 전하리라..

 (유령산)

이어지는 유령산길이 아래로 또 한번 곤두박질 치고는 맥봉우리 답게 오똑하구나..

그래.. 한반도 영혼의 길이 어디 그리 쉽게 이어지길 하겠느냐..

강인항 생활력으로, 스스로 헤쳐나가길 바라는 백성들의 고집으로 달군 땅에서

잘난 정치 권력이야 어차피 남의 세상인 것을..이 길 가꾸고 넓혀 온게 어디 잘 난 놈의 짓이더냐..

내 한 발 한 발짝 디뎌 나간 걸음이 온 세상 영혼의 길이요, 자유인의 길인 것을..

예쁜 정상석이 어린 아이 飛石치기 塔돌 같이 정겹고나..

 (느릅령)

楡嶺(느릅나무고개,느티고개) 山靈堂에 잠시 절하고, 늘어진 고갯마루 넘던 효자님도 만나고..

도계 땅 나한골이나 황지 땅 요물골이나 오손 도손 의논 모아 祭 지내던 마루금에서,

어디가 左요 右요, 니 땅 내 땅 구분도 없는 공평한 세상을 축복하는 건강한 민족을 만난다..

서구 민주주주의 가르쳤더니, 지방자치 패가름만 먼저 배웠더냐..아서라 세계화는 그게 아닐 터..

'政治不在' 걱정거리 임엔 틀림 없으나, 더 안타까움은 '思想不在'려니..제발

무엇이 이 땅의 영혼들에게 보편이고, 온 세상  영혼들의 바람인지를 똑똑히 알려무나..

배불리 먹고 멍한 눈빛으로 누운자여! 大勢順應이 낳아 준 불감증 속에서 부디 깨어나 걸어 보려무나..

 (우보산 전망바위)

크고 높은 牛甫山 전망바위를 소걸음으로 올라 도계 땅 내려다 보니,

오십천 깊은 계곡에 석탄 길만 또렷하건만..때로는 검게 그을린 멍든 가슴에도

이젠 숨결이 살아 나는구나..그래 그래 이것이 우리 한 몸으로 살아 온  민족의 길이요,

비록 한 맺힌 걸음 일지라도 이젠 함께 어깨 맞대고 살아 갈 산업화의 길이요, 민주화의 길이려니..

자폐증적인 고함질만 쳐서는 무엇 하나 이루겠느냐마는..21세기 보편이 어차피 주체혁명은 아닐 것이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내려다 보니 그래도 서양 낭비문화 보담은 이 땅의 소박한 생산이 어울리는 太白이다.. 

 

 (우보산에서 바라 본 오봉산)

연화산 서쪽 너머로 석양이 곱게 넘어가니, 동쪽 소구유(桶里) 찾아 내리는 발길이

태백을 이별하고, 백병산 아래 어드메에서 고픈 배 채우고 부르턴 발길을 식힐래나..

저 멀리서 기다리던 自由도 결국 내 한 발 아래 앞서 가는줄을..

'自由人의 길'은 내가 바래고 바래던 그 '自由'에 코를 꿴 고역의 길이었음을 잘 알기에..

잠시 머무를 그 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오직 고행을 향한 또 한 번의 출발일 뿐이리라..

통리역 스쳐 가는 영동선 검은 열차 곁에서 한 그릇 국밥으로 행복을 맛 본다.. 

 (연화산 저녁놀)

2010/01/11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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