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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낙동정맥(10)·完了

1/23-24백병산(통리-석개재)구간종주-낙동정맥2차

by 道然 배슈맑 2010. 1. 19.

 

 

 

(산행 시간표)

1/23   22:50     사당역

   24   04:10     통리 출발

         05:55     고비덕재

         06:25     백병산(1,259.3)                4.4km

         07:30     송전탑 안부

         08:10     식사 후 출발

         08:20     한개고디

         09:20     토산령                            5.2km

         10:00     구랄산(1,071.6)                1.2km

         11:35     면산(1,245.2)                   2.1km

         11:45     화전터

         12:05     휴식 후 출발          

         14:00     석개재                            4.2km

                     9시간 50분                    17.1km 

      

(백병산 여명) 

오랫만의 무박산행길..작년 가을 낙남 용인 땅 지나고 서너달 만이려나..

이제 또 한밤중을 돌아 칠흑의 산길에서 맞이 할 숱한 영혼들이 그립고나..

멀고 먼 영월 땅을 지나 두문동재를 넘어서니 태백의 밤이 새벽까지 요란하다.

통리재 3거리에서 밤길 여장을 챙기고 맥길 마루금을 찾아 태현사 들머리를 더듬는다.

급경사 잔설 된오름 길에서 뒤따르는 서학의 찬란한 유흥을 맛보며 숨을 고른다.

상현을 밝히던 달도 잠든 송전탑에, 이른 태백의 새벽이 매달린 채 윙윙 울음 운다.

 

(육백지맥 분기점)

밤길 정처 없이 오르내린지 햇수로 여러해 되었거늘 언제나 그렇듯

초반 내림길은 싫구나 또 다른 오름이 기다릴터 내 여린 발길이 고됨을 잘 알기에..

그냥 無心으로 걸어가라고..내 삶도 그처럼 무심으로 엮어 갈 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살아 있음을 깨닫기에도 부족한 내 심장으로 어찌 그 살아가는 까닭마저 찾을거나..

生은 命이라고..내게 주어진 그 힘을 느끼고 싶어 걸어 온 길이건만..

이 한밤을 걸어  어느 높은 한 봉우리에 올라서면 내 살아 있음을 느끼려나..

산죽길 헤쳐넘고 면안등재,고비덕재 지나 白屛山頂 (白山)찬바람 속에 우두커니 섰다. 

 

 (한개고디 직전 송전탑 봉 일출)

동해로 난 길을 찾아 소금길 일구던 높은 산허리에 세월 잊은 산죽만 요란하구나..

육백산,안개산 넘어 삼척 앞바다로 향하는 육백지맥 영혼들을 이별하고,

길고 무성한 산죽밭을 헤매며 곰 울음 우는 늪목 동굴을 지나 산허리 돌아 올라서고, 

한개고디 바라보는 송전탑 내림 길에서 키 작은 묘목 소나무 바람막이 삼아 허기를 채운다..

붉은 해 솟구치는 東쪽 응봉산길(태백산맥)은 아직도 검은 침묵으로 잠들어 있는데..

西쪽 연화산 너머 함백산 정수리는 벌써 환한 태양 빛 구름을 머리에 휘감았구나.. 

그래 그래 歷史와 삶이 죄다 그렇게 뒤바뀔 운명의 점철이려니와 무에 그리 애닯은고..

 (덕거리봉 휴양림 삼거리)

한개고디(황개재) 슬픈 고개를 아침 해장 술 기운으로 오르내리며 넘어서니

동활리 넘어가던 다래미(다람쥐) 눈물찌기미 맛보기엔 능선 길이 너무 편하구나

버들골  덕거리봉 삼거리 지나며 산죽길 이어지니 하얀 눈밭이 더욱 정겹구나..

찬 눈 속에 꿋꿋한 생명이여, 살아 있음을 느끼기에 착한 不忍之心으로 이 길을 간다..

善之善이라..生과 死가 네것 내것이 아니듯,不義도 義도 어린 백성의 몫은 아닐진대..

어찌 오늘 날 都市 하나 만든다고 온 백성이 저리 改不改 소란스러운지 가관이로다.

 (1044봉 고사목-함백산)

천년 바람에 그윽한 향기 품은 채 산길 나그네 반기는 1,044봉 고목봉에 올라

백두대간 영험스런 함백머리를 마주하니,산자락 갈기갈기 상채기가 아려오는구나.

우리가 만나 때로는 즐거웠던 서양문명이 독한 물욕의 이빨로 훗날을 할퀼건가.. 

아서라 수천년 이어 온 영혼들이 아직 살아 움직이는 이 땅이 어찌 바다 건너 저편의

찌꺼기가 넘쳐나는 물욕의 시궁창으로 버려질 것인가, 이 아침에 충혈된 도박꾼이여 명심하라..

지난 밤을 새웠던 그 자리엔 막장을 파고들던 검은 얼굴들이 웃으며 땀흘리던 곳임을... 

 (백병산 병풍바위, 멀리 천의봉이 ..)

이 땅에 발 딛고 선채로, 그냥 세금내고 군대 다녀오면 죄다 애국자로 남을까..

아니다 아닐 것이다, 저 썩어가는 고목나무의 벌레집을 키우는 맘으로

비록 역사에 거쳐 지나갈 인생일지라도 내 스스로 공헌하고 내스스로 보람된

한 평생 지난 후..영원히 이 땅에 남을 영혼의 생명을 꿈꾸어야 될 것을..

낮은 산 아래 안부는 높은 봉을 지나야 만나듯이, 이 땅에 더러운 것들을 치우려면

내 더러워지지 않을 손을 가져야 할 것이니, 비굴하지 않은 善으로 살아라..

산죽길 더듬어 한 고개 또 넘으니 작은 공터 兎山嶺이 포근하구나.. 

(토산령 안부)

兎山(卯山,東山) 큰 고개 넘어 풍곡골 넘나들던 버들골 호식총 호랑이는

올 한 해 庚寅에도 깨어날 줄을 모르는가..이 산 골골 약한 자에 남겨진 고난들을 거두어

죄 지은 자에게 어흥 큰소리로 꾸짖고 쏟아 부어 돌려 주어야지..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지..

그리하여 억울하게 물려갔던  善한 백성이 다시 깨어나고, 이 땅의 주인 아닌 양반이 물려가고,

더더욱 주인 아닌 정치꾼은 죄다 물려가 험한 굴에 갇히는 노래를 들려주려무나..

귀족적인 종교의 이름으로 이 땅의 본디 영혼을 욕먹이는 성직자 승려들도 물어 가거라..

그들만의 천당 극락을 위해 그들이 만든 지옥에 있는 선한 백성의 불쌍한 영혼들을 다시 살려야지.. 

 

 (1060봉에서 바라 본 동활계곡 ,복두산-너머로 삼척 사금산 일명 태백산맥)

큰 산 된오름을 산죽길로 넘고 넘어 지나온 길과 흡사한 오늘을 걷는다..

아무도 모를 다가올 내일을 그리며 저 봉우리 끝에 서서 멀리 동해를 바라볼 뿐..

저 험한 산 깊은 골 이어 간 끝에 닿으면 내 젊음의 영혼이 스쳐 간 맹방 앞 바다를 만나겠지..

하필이면 북녘의 총든 밀입자들이 이 험한 산녘을 들이 닥친 탓에,

30여년 전 이등병의 추운 겨울도 저 동해 바다에서 불어 오는 溫氣로 버텨냈으니..

구랄산 오름길이 된오름을 거쳐 동활계곡 복두산을 만난 후에야 다리쉼을 안긴다.

 

 (구랄산(1071.6두리봉) 정상)

구랄산(堀謁山,두리봉) 어느 계곡길에 산삼 절벽굴이 있어 심마니 휴식을 베풀었노..

어디라서 산중 계곡 물 길어와 정지이마(부뚜막)에 따뜻한 물 한 잔 데웠을꼬..

첩첩 산중 그 안골에서 칡뿌리 달게 씹으며 타는 목 마름 달래면 족한 것을..

숨찬 나그네의 시선으로 멀리서 깨끗하던 구랄산정 마루금도 다가서니 복잡하구나..

먼 나라 남의 나라 일은 잘도 알고, 천년 전 조상은 잘잘못이 보이더니,

오늘 내 땅 내 스스로는 왜 이리도 복잡하고 어려운가..여기 올라 선 나는 무엇이런가.. 

 

 (면산 정상)

가깝게 보이는 면산-삼방산 능선을 바라보며 쉽게 닿으리란 설렘으로

산죽길을 내려 밟아 보지만,  내림길이 깊어지고 山頂은 높아 지는구나..

무릇 어린 인간이 교육과 경험으로 자란다지만..어리석구나 보이는 것에 몰두하기는..

급한 오름을 오르고 또 오르고, 좁은 눈으로 바라보는 큰산을 넘고 넘어도 끝이 없고나..

이 세상의 進步가 自由가  어디 한걸음으로 다가왔겠느냐마는 해방의 민족이 찾은 自由는

아직도 더 험한 산을 넘고, 착한 백성의 깨달음 속에서 깨어나는 민중의 힘으로

역사의 진보를 증명해야 할 것을..우리들의 '자유인의 길'을 닦아 나가야 할 것을.. 

 

 (면산 내림길 산죽)

免山(綿山) 정상에 올라 서쪽 삼방산 산허리를 내려다보니

경상도 땅 石開(石浦)川이 겨울 한낮 햇빛으로 아련하구나.. 

아, 이것이 고난의 길 끝에서 맛보는 작은 승리의 쾌감이런가..

독한 고집의 내 반항이 영혼들의 교감으로 자유의 길에 올라서는 계단임을 느끼기에..

이제 우리는 가난에서, 국가에서, 정치꾼에서 자유로와야 한다.

그것은 수천년 바라보던 임금님의 은혜에서 자유로와야 하고,

이웃나라의 도움을 구걸해 오는 정치꾼 영도자에서 자유로와야 한다.

저 풋풋이 겨울을 헤쳐 나가는 산죽의 강인한 희망처럼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한다.

 

 (오전골 안부,광평 화전터)

면산 내림길 넓고 편한 산죽길에서 긴 휴식과 함께 피로를 달래 줄 여유를 마신다 

제 각각 한 보따리 씩의 의미를 짊어지고 먼 길 기분 좋게 달려온 동지들의 웃음 속에서

환한 德性을 느낀다..세속의 짧은 머리와 물욕의 싸움에서 벗어나, 발밑에 아려 오는

근육의 고통마저도 너털 웃음으로 씻어낼 줄 아는 그런 사람의 정을 느낀다..

이제 걸어 갈 이 높은 산 속 너뱅이골(넓은골,廣坪)에 깃든 화전의 아픔을 배낭에 담고

멀리 부산 앞 바다에서 떠나 보낼 수 있도록 쉼없이 발길을 이어가야 하리라..

 

 (가곡 휴양림 계곡-멀리 동해 원덕,맹방)

석개재 구간종점을 찾아 내리는 발길이 점점 힘겨워져 오건만 ..

넘고 넘는 산죽길이 고도를 낮출 줄을 모르는데..사면 길 암봉에 객기로 올라,

가곡면 첩첩 산골을 조망하니 중봉산이 우뚝하고 저 넘어 덕풍 계곡을 가리는구나..

오늘날 우뚝한 지도자를 찾는 말 많은 세상 사람들아..네 스스로가 산이요 네 스스로가 물인것을..

무얼 그리 똑똑한 님을 찾아 헤메느뇨, 힘을 믿지 말고 백성들 모두의 衆知로 헤쳐 나아 갈 것을..

역사의 주인이 바로 우리들이 아니겠는가..

석개고개 차량 소음 들리는 안부에 이르니,산심 옅어지고 철지난 심마니 산당이 외롭구나..

 (석개재/봉화 석포-삼척 가곡)

 

 1/27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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