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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낙동정맥(10)·完了

2/27-28통고산(답운치-깃재)구간종주-낙동정맥4차

by 道然 배슈맑 2010. 3. 1.

 

 

 

(산행 시간표)

2/27   22:30   사당동 출발

   28   04:30   답운치 출발

         06:00   옥방고개  

         07:05   통고산             6.1km

         08:00   (아침식사 후 출발)

         08:40   왕피리 임도

         09:10   937.7봉            2.4km

         10:50   애미랑재          3.6km

         12:09   칠보산(974.2)    2.3km

         12:40   출발(30분 휴식)   

         13:10   새신고개

         14:00   십지춘양목

         14:25   깃재                 4.0km

         15:00   신암리              (2.0km)

                10시간 30분      20.4km       

    

   (통고산 여명)

벤쿠버의 기쁜 소식과 어린 선수들의 환상적인 모습에 젖은 채 음력 正初를 보냈다.

踏雲峙를 향하는 밤 길 버스 속에서도 환히 밝은 보름달을 향하며 태극기를 그려 본다.

그 달 앞에 가만히 서서 오른 손 가슴에 얹은 채로 눈물 짓는 소녀의 감격을 되새긴다..

이 땅의 길고 긴 역사가 太白狂奴의 痛史와 血史로 얼룩져 왔더래도 오늘 만은 아니다..

이 땅의 魂魄을 찾아 떠나는 발길이, 저 환한 달빛 아래 멈춘 채로 民族을 떠올린다.

오늘 날 태극기 앞의 민족이, 한겨레 배달민족이라는 생태적 고집을 벗어 난지 오래거늘..

우리는 그렇게 온 누리의 民衆들과 함께 어울려 잠시 國旗 앞에 편가르고 즐겁게 놀았구나.

비록 경계가 있고 질서를 위한 國家政治는 없을 수 없으련만, 왜그리도 서로 아웅다웅케 되었느뇨..

 

 (赤松 상고대(霧淞))

서울서 멀기도 먼 밤길을 달려 억지 춘양 땅 넘어 서고 울진으로 넘는 고갯 길에서 채비를 갖춘다.

바람도 잠들고 살을 에는 추위도 아닌 새벽에 상고대(樹霜)의 도열 받으며 편한 산길을 걷는다.

휘파람새 휘이 휘이 부는 고갯길 넘어서니 홀린 영혼이 깨어나 廣比 계곡 따라 홍이 마을 뒷산을 오른다.

西로 지는 보름달을 등에 지고 889봉 赤松 길을 힘겹게 넘어서니 달빛은 실미골 고개에서 작별을 고한다.

우람한 赤松 안고 돌며 통고산 오름길을 찾으니, 여명 속에 나타난 霧淞의 환희가 발걸음을 잡는구나.. 

雪花도 氷花도 아닌 긴 빗살 상고대에서, 지난 밤의 세차고 차가웠던 찬 바람을 읽으며 행운을 느낀다.

神이 내린 이 행복을 감사히 여기며..먼 길 따라 온 내 피곤한 두 다리가 生氣를 되찾는다. 

 

(통고산 정상) 

햇살에 비추어질 아침의 환상을 기대하며 느린 걸음으로 통고산 헬기장 정상에 닿는다..

通古山이라..멋드러진 정상석 보다 해설이 더 어렵다..哭山이 통고산으로 변했단다.

한나무재에서 자작나무 물을 마신 안일왕이 여기까지 와서 무엇이 서러워  哭을 했던고..

悉直國이든 穢國이든 간에 다들 힘세고 잘난 이들 이야기려니와, 예나 지금이나 王들이란

제 주변 챙기고 가진 땅 지키기에 열중일 뿐..변방 넓히고 넓은 세상 개척은 어린 백성들 몫이거늘..

다시금 올림픽의 땀냄새가 아쉬울 때가 오겠지..

국제 평등권의 僞裝 아래 전쟁을 국가의 수단으로 삼는 험한 제도 속에서..깃발 아래 뭉침이 두렵기도 하지만.. 

 

 (통고산 남릉 아침)

동쪽 아침이 밝아 오며 왕피천 계곡이 바다로 향한다. 저 끝이 울진 望洋이라 했던가..

蒼空을 가리는 상고대 그늘 아래 서서 오늘 나는 呪術的인 民族으로 거듭나고 錦繡江山을 외친다.

그리하여 아랫 것들의 <저항의 민족>을 배우고, 삶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날, 强한 자유를 바랜다.. 

外勢와 日帝와 分斷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하늘에, 저 한줄기 찬란함이 있어 前進을 꿈꾼다.

왕피리 내림길 철쭉 가지에 樹花가 만발하니, 발 아래 양파껍질 처럼 깔린 白緞길이 차마 못 디딜세라..

저 하얀 길을 따라가면 이 땅의 바른 영웅이 나타나 革命의 시간들을 잠재울 수 있을까.. 

점점 더디게 밟아 내리는 남릉 길이 한없이 긴 내리막을 이루고 상고대의 落花 또한 장관이다.

 (통고산)

잔설로 하얀 왕피리 임도길에 내려서니 遠景의 통고산 백설이 天上의 花園을 꾸미는데,

내 짧은 一筆로 어찌 저 仙景을 전할거나.. 잡힌 발길이 좀체로 떠날 줄을 모르는구나..

숲 속의 상고대를 벗어 난 내 廣覺의 시야가 새로운 세상을 조망하니 내 작은 깨달음이 부끄럽다..

동석광산으로 향하는 첩첩 산중의 꽃 길이 정치를 노래하는 都市를 잊은지 오래다 .

올림픽의 열정이 이루어 낸 영광의 순간에 그들이 느낄 수 있는 그 환상도 이럴 지언정,

부디 내 나라 남의 나라 구분지어 죽자 살자 편가르지 말고, 함께 즐기는 편한 자유를 누리자.. 

西歐의 普遍과 코스모폴리탄으로 위장한 도피도 경계하고, 國粹적인 저항도 이젠 버려야 할때다.

 

 (왕피리 고갯길)

남회 계곡을 바라보며 937.7봉을 향하는 오름길이 편히 이어지고, 북쪽 태백의 희미한 산마루를 느낀다.

이젠 백색의 향연도 서서히 접어 들며, 떠 오른 햇살 아래 상고대 낙화가 바람도 없는 산길을 후두둑 거린다.

고스락의 長松도 흰 꽃 일색으로 하늘을 향하건만, 무릇 이 땅의 백의 민족은 단색의 옷을 갈아 입어야 하겠지..

멈추질 말고, 현상 유지의 강국 게임에서 벗어나, 통일을 향한 진정한 민족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내 일을 남에게 맡긴 채 지나 온, 막연한 민족통일의 迷夢에서 이제 깨어나 주변 강국의 장기판 말이 아니라

진정한 독립의 내 땅을 찾아야 한다..저 아름다운 강산에 전쟁의 상처는 더 없어야 한다..

 

 (남회룡 계곡)

남으로 애미랑재 찾아 내리는 길이 녹아 내리는 상고대 편린에 젖어 초봄의 축축함을 더해간다.

서쪽 回龍길 따라 싸리나무 광주리 덜쳐 매고 廣比로 떠나는 행상길이 애먹이도록 높았던 고개런가,

통고산-칠보산을 이어 넘는 고갯길이 안부치고 너무 높아 산인지 고개인지 애매하기도 했을까..

행여 에밀왕(안일왕)재라 불렀을까.. 부질없는 생각으로 낭떠러지로 변한 절개지 포도위에 발을 얹는다.

별로 파먹을 암괴도 없는 높은 고갯길을 왜 이리도 깊게 절단 냈을꼬..또 뒤치닥거리하다 덮을려면 돈 들텐데..

그래 이 땅에 王이나 公僕이나 뭐 그리 기대할만한 머리와 가슴이 있겠냐마는..전통적 公務意識은 어디에 묻혔을꼬..

역사란 그래도 가끔은 전통을 파먹으며 미래를 만든다는데..오늘날 이기적 멍충이들이 죽고 나면 나아지려나.. 

 (애미랑재)

수비면 깊은 산골 가르는 칠보산 능선 따라  회룡천과 신암천을 가르며 만만찮은 된오름을 맛본다.

쇳골에 일곱가지 쇠가 나왔는가, 귀한 먹거리 팔거리 두루 챙기다 보니 멧돼지도 한가지 보물이런가..

길고 먼 된비알을 올라 칠보산 고스락에 닿아 긴 숨을 고른다. 저기 일월산 너머로 청량산도 지척인데..

통고산 정상석에 비해 칠보산은 너무 초라하구려, 영양군수 나으리..당신들이 뭘 바라는지 내 다 안다.

21세기 오늘에 옛날 왕조 관원들 처럼 관직의 권위를 탐내고, 높은 놈 권력 빌어 백성들 세금이나 축내고..

그러다 민선 관료 마저 귀찮으면 지방자치나 없애자고..바보라 일컫던 대통령이 정말 바본지 내 모르나,

삼강오륜 빌어 충성을 강조하던 옛 권위를 다 허물었으니, 그것 하나 속시원히 잘했다.."대통령도 x도 아니다"..   

  

  (칠보산-일월산)

한 잔 이슬이로 휑한 가슴과 지친 발길을 북돋우고, 새신(鳥成里)고개 향해 급한 내림을 밟는다.

넓은 화전 터 같은 나물 밭을 지나며 지난 겨울을 덮은 낙옆 아래로 더덕 냄새를 킁킁거린다.

우람한 赤松(金剛松)의 환대를 받으며, 東으로 小川百의 山谷이 어두운 한 나절을 밀어 올린다.

점점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그 끝이 보이질 않는 세종시를 향하는 기분이다. 대체 뉘라서 옳고 그름을..

정치가 무릇 治者의 책임과 의무만 믿고 德治만 기다리던 시절은 아닌것을, 민주주의 연습도 할만큼 했거늘..

언제까지 孝와 忠으로 나라 다스릴까..이제 孔子를 죽일 때도 된 것 같다..백성이 직접 정치를 해야 한다.

 

 (십지춘양목)

고난의 금강송이 갈래 갈래 그 생명을 치솟구어 수 십가지 역사의 고난을 머리에 이고 섰다.

주변 赤松의 상채기처럼 빼앗긴 것은 송진 기름 뿐은 아니다..우리의 허리에서 전통을 빨아내었고,

식민의 복종을 가르켜 권력에 기대려는 被虐的인 무력감을 심어 주었다..

내일은 또 3.1절 기념식을 치루겠지..감투 쓴자와 감투 쓴자를 아는 地緣,學緣들이 벌이는 탐욕들을 감춘 채..

이제 우리는 그들 一身과 집단을 위한 불합리한 이익에도 눈 감는 무관심의 아량을 버려야 한다.

깃재에서 허기진 배를 채울 작은 쉼터를 찾아 신내마을로 내려서는 계곡 능선길이 길게만 느껴진다. 

       (傷痕)

3/3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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