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2/12 23:00 사당역 출발
2/13 05:00 오두재 산행시작
06:30 노룡재 (14번지방도) 2.7km
07:00 차일봉 0.8km
08:00 국사봉 3.3km
(식사 15분후 출발)
08:48 가옥치 2.0km
09:00 송장치
10:20 활성산 5.5km
11:57 돈받재 4.5km
13:20 불티재 3.1km
8시간 20분 21.9km
(국사봉)
너의 자신감이 한낮 시건방이 될까 두렵다.
깊은 신앙심으로 찾는 주말이 위선이 될까 두렵다.
너는 순수한 진심이라 하지만 아첨이 되지말고
짧은 지식의 쉬운 결론이 결국 말장난이 될까 두렵고
아무 생각 없는 너의 사랑마저도 대상없는 탐욕일까 두렵다.
가식과 위선으로 점철되는 세상이 산길에서도 번져날까 두렵다..
(땅끝기맥-차일봉 방향)
가방끈 자랑하는 지식인들아,
너희가 저지르는 숱한 잘못들이
거짓으로 가득한 산악인 영웅을 만들었고,
화장 냄새를 풍기는 화류풍의 산 사랑으로 온 산이 병들고
어리석은 용기로 산꾼이라는 이름을 더럽힌다.
본디 산행이란
작은 인간으로 살아 큰 산 속에 잠시 안겨 보는 것
저 맥길을 가득 채운 보이지 않는 영혼들과 소통하는 것임을..
(지나온 땅끝기맥-화학산 방향)
저 깊고 넓은 산산골골은
너희들의 짧은 세치 혀로 아무리 읊조려도
그보다 더 진한 향기를 뿜고, 더 깊은 고뇌를 안는다.
산을 노래함도 더욱 진지해야 하거늘
한갖 상술로 네 밥그릇을 위하여 맘대로 꾸며서는 안될 일이다.
이제 맨발의 헐벗은 민중들도 산길을 찾고
가슴으로 만나는 영혼들과 소통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활성산-월출산)
이제 너희에게 주어진 산행의 자유는
네 가슴과 머리를 온통 차지한 참된 영혼과 함께 하기에
거짓의 역사를 읊조리지 않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두눈으로 깊이 새기고
두 발로 걸어 가는 이 길에서
서투른 오욕과 질 나쁜 인간의 적들을 사라지게 하리라..
(국사봉 정상)
나를 구속하는 어떤 유혹들도
또한 나를 날 수 있게 하는 어떤 도움들도 상관없이
홀로 산행길이나 여럿의 어울림 산행이나
나는 나의 영혼들과 아무런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다.
내 이런 처절한 도전이 그들에겐 미친 짓으로 여겨질지라도
내가 만나고 싶고 내가 두려워 하는 위대한 영혼이 있음을 알기에
나는 외롭지 않은 걸음을 이어 갈 수 있으리라..
(금오저수지)
때로는 긴 밤을 걸어온 내 육신이 지치고
아픈 발을 찬물에 담그며 시리기도 하지만
내 온몸을 통해 흐르는 짜릿한 전율을 느끼며 황홀해 한다
저 먼 하늘까지 날 수 있는 날개 하나 없지만
나는 내 스스로 헤쳐 나가는 이 가시밭 길에서
험한 땅과 잠시 이별하며 영혼의 날개 짓으로 훨훨 난다.
(서광목장-화학산 방향)
끝도 없는 이 길을 향해서
결국 홀로 외로운 길에 서고 말겠지만
그 한 사람이 나이기를 바라며
이 하루가 영혼의 삶에 비하면 극히
짧은 고통에 지나지 않을테니까
내 등을 짓누르는 배낭마저도 가벼움을 느낀다..
(활성산 정상)
내 기쁨에 충만한 등산화를 높이 쳐 올리며
어느 누구에게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저 고스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땅끝 끝자락에 서서 먼 바다 건너 그곳으로
향하는 날 내 어깨위로 너울 거릴 날개짓을 그리며..
무상무아의 느낌으로 터벅거린다.
(호남정맥 제암산-사자산)
너희들이 숭배하는 전지전능한 그 분이
오늘 같은 일곱번째 날을 답답한 교회가 아닌
이 찬란한 광야에서 헤맬 수 있도록 점지하신 바에야
내 사랑하는 온갖 영혼들을 향한 보이지 않는
믿음들도 그분은 아실 터..
아서라 너희들이 칭송하는 목자를 향한 조아림이 우습고나
그분은 저 산 먼둥에도 계시고
내 가슴에도 계시고 저 고요한 눈밭에도 계신다
그윽하고 착한 모습으로..
(월출산)
부디 저 산 너머 끝이 보이는 산마루에 닿는 날
너희 어리석은 과시와 뱀 같은 조롱들을 접고
훌륭한 가르침을 가르침대로 새길줄 알며
저 산 넘어 오는 달을 향해 고개 숙일 줄 아는 겸손을 배워라
네게 주어짐 권력과 돈과 힘들을 아끼고 나누며
네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라는 그런 가르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월곡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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