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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2012- )·진행중/수도지맥·完了

[스크랩] 2013/1/19-20수도지맥(덕산재-우두령)1차

by 道然 배슈맑 2013. 1. 25.

 

 

 

(산행일정)

1/19      20;45    사당동 출발

1/20      03:00    덕산재

            04;40    덕산재(640) 산행시작 

            05:45    샘터

            06:20    대덕산(1290)                                     3.1km

            07:05    삼도봉(초점산,1258.7)  (20분 일출조망) 1.4km

            07:25    삼도봉 출발   

            07:28    수도지맥 분기점

            08:00    고냉지 농로                                       1.7km

            08:45     (식사후 출발)

            09:57    877봉                                               3.1km

            11:13    감주재                                              2.3km  

            12:00    문의리                                              1.8km

            12:30    백학고개                                           1.6km

            13:00    (휴식 후 출발)

            14:50    거말산(봉산,901.6)                              3.0km

            15:40    우두령                                              1.4km

                   11시간                                       19.4km        

 

(초점산에서 바라본 새벽 파노라마)

 

(수도지맥)백두대간  삼도봉(일명 초점산.1250m) 남쪽 300여m  지점에서 시작하여 남동쪽으로  내려가며 경상남,북 도계를 따라

 수도산(1317m),단지봉(1,326.7m)을 지나, 가야산 옆 두리봉(1133m)에서 도계를 벗어나 남쪽 거창군/합천군계를 따라 남산

(1113m),마령(1006.5m),우두산(의상봉.1046.2m),비계산(1130m),두무산(1038.4m),오도산(1120m)등1000m이상의 능선이

 60여km 이어진다.오도산에서 합천땅으로 들어서 토곡산(644m)을 지나 다시 경상남,북도계를 만나 고령군/합천군계 따라

만대산688m)을 지나 솜등산(271m)에서 도계와 작별하고 ,부수봉(317m),성산(205.7m)을 내려서며 황강/낙동강 합수점에

맥을 닿는다.

 

동북쪽 감천(甘川)은 길이 69km,수도산북쪽에서 발원하여 김천시일대를 지나 구미시 선산읍 원리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고,

동남쪽 회천(會川)이 길이 78km로 수도산 동쪽기슭에서 발원하여 대가천(大伽川)을 이루어 성주호에 들었다가 다시 고령읍

에서 소가천(小伽川), 안림천(安林川과 합류하고 고령군 덕곡면 율지나루에서 낙동강에 합류한다.

서쪽 황강(黃江)은 길이 111km 남덕유산(1507m)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합천호(陜川湖)에 들었다가 합천군 청덕면 적포리 일대

에서 낙동강에 이른다.

 

(덕산재/주치)

 

나의 맥길 걸음에 몇 달간 작은 매듭을 짓고,

계사년 첫 걸음을 대덕산정에서 시작하려 한다.

내 걸음의 끝 간데는 바로 내가 있을 것이요

그곳에 있는 나를 찾아감이 그 목적이건만,

나를 찾아가는 이 길은 왜 이리 험하고도 멀기만 한지..

 

(샘터)

 

한 밤중에 만나는 작은 샘터에서 발을 쉰다.

내 걸음은 강인한 인내를 동반하여 먼길을 견뎌야

먼 곳에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움도,

내 여윈 다리로 버티는 지금의 나 자신도 사랑해야 한다 

 

(대덕산 오름길)

 

산다는 것이 쉴틈 없는 노동이고, 여행이라면

오늘 거친 숨결로 잇는 걸음도 노동이고 여행이라면

지나간 내 발길을 돌아 보니 끊임없는 방황이었고

그마저도 노동과 여행의 연속이라면,

내 작은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그것을 위해 이어 가리라..

 

 (대덕산)

 

세상 사람 전부가 함께 갈 수 없는 길이건만..

노동과 고통 없이도 TV보며 즐길 줄 아는 정상이건만.

그들은 이 순간의 희열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의 향유는 정당한 것일까..

노동을 통한 소유만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삼도봉/초점산)

(국사봉 일출 파노라마)

오늘 내가 누리는 이 찬란한 아침은

긴 밤을 새워 지쳐 온 고통스런 노동의 결과일진대..

또 다른 어느 시절에 누군가 마법의 양탄자로 날아 올라

세상은 죄다 아름답다고, 천국이나 낙원이 바로 곁에 있다고

역사를 잊은 무뇌의 상속자들은 저 낙원을 스키처럼 내려 가겠지..

 

(덕유삼봉/향적봉)

나는 리프트의 도움 없이 저 높은 곳에 닿고 싶다.

나의 이 걸음이 그리도 부질없는 놀음은 아니기에..

그들이 쉽게 향유하고 즐겼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닐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천박한 두 망막에 비쳐진 영상에 불과하다.

지금 내가 누리는 이 기쁨, 가슴 속에 맺힌 땀방울이 빚어내는 

상큼하고 알싸한 이 냄새를 어찌 알겠는가..

 

(수도지맥/백두대간 분기점)

 

산행이라는 것,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일반론을 마다하고

나는 또한 나의 길을 고집스레 찾아야 하고,

앞을 가로 막는 눈더미 속에서도 또 다른 산길을 만들어 간다

나의 이 같은 고통이 수반하는 산행이

근본적인 자연과의 합일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기에..

 

(남쪽방향 지맥길)

한 겨울을 지나면 또 하나의 산길이 생겨난다

깊이 빠지는 능선길을 러셀해 가다보면

뒤따르는 발길들이 만들어 내는 또 새로운 길을 본다

깊이 쌓인 눈더미 같은 낡은 질서에 대한 앞선 자들의 투쟁 덕분에

새로운 진보의 길이 생겨나듯이, 역사는 그렇게 변하고 발전해 간다..

 

(덕유삼봉)

無風十勝地를 큰골 도마고개로 넘어 선  탑서이마을 고냉지에 자리펴고

내 일용할 양식과 이슬이 한 잔으로 고픈 배를 채우니,

우람한 골격으로 나를 감싸오는 德裕元奉 삼봉산이 눈 앞에 가득하구나.

7년전 작은골 빼재에서 대간길 따라 밤새워 넘어 왔던... 

저 산길이 쉬운 말처럼 그렇게 고통없이 태어나진 않았듯이

다시금 이어 갈 이 길도 그렇게  편한 역사로 이루어지진 않았겠지..

 

(877봉(삼면봉)에서 뒤돌아 본 삼도봉/초점산)

 

높은다리골(고제면)/ 곰내미골(웅양면)/큰덕골(대덕면)

세 골짜기에서 밀어 올리는 역사의 氣를 느끼며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 東으로 발길을 내린다.

시간이라는 것, 세월 속에 맡겨진 지난한 규칙들..

이제 나를 찾는 이 길은 본능의 힘으로 두꺼운 알을 깨고 나와

저들의 힘으로 굳건히 지탱해 온 전통에 맞서야 할 것이다

 

(국사봉)

오늘 우리가 걷는 이 길은 神이 내린 길이다

누군가는 세월의 흐름에 그 위대함을 찬양하지만

이 길을 걸어 간 수많은 선각자의 힘든 러셀에서

산행의 근본과 새로운 생명을 느껴야 한다. 

나는 내가 걸어 온 뒷덜미의 길을 잊어야 하며

나의 과거를 잊어야 저 끝에 기다리는 나를 만난다

 

(감주재/한기마을)

 

영원한 오늘을 기대하는 기득권의 무지함이여

저 멀리 보이는 저 산길을 바라보면서도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편한 쉼을 도모하는 어리석음이여

이제 나는 저산 오름의 기슭에서

지나 온 이 길을 바라보는 행복을 찾아 걸음을 옮겨야 한다.

그리하여 내 발걸음은 영원한 새길을 찾게 될 것이다.

 

(한기저수지/하성능선)

 

산길은 내게 찾아 헤매는 지혜와 먼길을 견디는 인내와

힘든 장애를 넘는 강인함을 안겨 주었으니

머리 속으로 즐기는 예술과는 분명 다른 차원이다.

산행은 끊임없이 길을 찾고,체력의 한계 속에서 경영하며

그 길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행복을 위한 감정은 예술이나 다름없겠지만

분명 산행의 그것은 진통을 동반하는 또 다른 무엇일게다.

 

(백학고개)

산너머 우두령길에서 뺏어 낸 신작로가

霞城 아래 한기마을을 자동차 소음으로 어지럽히니

소달구지를 대신한 경운기 옆에 茶房 간판이 썩 어울린다.

산행이 낭만적이라면 여기서 한 잔 커피와 진한 색씨도 좋으련만..

그러나, 내 발길은 가혹한 오름길로 인도하는

또 다른 목적의 눈길 따라 피곤한 걸음으로 包道를 건넌다. 

 

(봉산 오름길 전망바위)

 

제대로 개척되지 않은 산길,

혹자는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자는 아름다운 신앙을 논하지만

국공단 처럼 원시림으로 방치한다고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

이제 산행이라는 것, 인간이 걷는 산길이라는 것은

격렬한 개척의 정신이 깃들여진 문화의 길이다

결코 인간을 외면하고 ,인간의 노력이 더해지질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길이다.

 

(봉산 오름길 너덜)

 

산길은 인간과 산을 이어 주는 든든한 묶음이요

산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인간에게 자연의 氣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산길은 인간의 노력 없이 이루어 지진 않는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 길에서 땀 흘리고 힘든 수고로 사람의 길을 내는 자이다

저 산 아래에서 철책을 치고, 보호를 외치는 국공단이 아니다.

 

(봉산/거말산?)

 

봉산 내림길이 끝에 우두령이 보일려나 하더니만

앞서 다가오는 지맥길 북쪽 기슭에 왠 공단 같은 개발이..

어데 파헤칠 땅이 그리도 없어 산먼뎅이를 파헤치는가..

김천시장 나으리 행여 21세기 '명상'이 출현하여

奴殺主之變이라도 일으킬까 두렵고, 거창처럼 그 이름 날아 갈까 걱정되오.

 

(우두령/소골)

봉화산 8부능선에 감천 발원지 너더렁상탕은 물맛이 어떨꼬..

그해 여름 진양기맥길 거창 신원리에서 난리 나던 날  

저 아래 덕석마마을 30여 가구도 으악새 울음 따라

먼 곳으로 생명줄 챙기지도 못한 채 떠났다는데..

백학고개에 넘겨준 옛 길 주막처럼, 그냥 잊힐리야 있겠소마는

무슨 영화를 찾겠다고 진흙길 달려 오르는 차량 먼지가

우두령 나그네의 긴 한숨과 기억을 덮는겐가...

 

(거창 양각산/흰대미산 능선)

출처 : 自由人의 길
글쓴이 : 배슈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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