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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2012- )·진행중/수도지맥·完了

2/16-17수도지맥(권빈재-큰재)4구간 종주

by 道然 배슈맑 2013. 2. 22.

 

 

(산행일정) 2/16    22:45     사당역 출발

               2/17    04;20      권빈재(싸리티)     산행시작

                         07:20      마령재                             7.6km

                         07:40      (식사 후 출발)

                         09:15      토곡산(644)                      3.8km

                         10:00      만대산(688)                      1.9km

                         10:20      (휴식 후 출발)

                         10:55      546봉 

                         11:20      노태산(498)                      2.1km

                         13:00      지릿재                             3.9km

                         13:20      큰재                                0.9km

                               9시간                          20.2km

 

(토곡산/가야산 파노라마)

 

(권빈재/싸리티)

무릇 공공의 권리 내지는, 민족과 국가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개인의 희생이라는 뜻에는

한 개인의 힘들고 아픈 투쟁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는 염려스런 의도가 다분하다.

본디 힘든 걸음의 출발은 나 개인의 병약한 의지와  가슴 속 火를 다스리고자 함이었으나,

먼길을 이어 가는 생명과 다리의 힘은, 조금씩 깨닫는 내 땅의 아픈 역사로 부터 얻는다. 

산행은 실천이요, 먼산 쳐다보며 즐기는 관광이 아니다 .걸어 가면서 산길을 깨닫는다.

권빈리 어둠 속을 훑고 올라, 아픈 영혼들의 울음과 함께 상두재를 향한 오름길을 찾는다.   

 

(550봉 조망바위)

직접 걸어 보지 못한 산길을 두고 누군가가 정취의 향기를 얘기할 수 있겠는가.. 

차가운 암반 위 새벽을 홀로 지키는 소나무 한 그루와 말없이 나눌 수 있는 정감이란,

팥심리 깜박이는 불빛 처럼 지난한 옛일들을 그냥 미소로 새겨 보는 共感이리라..  

그곳에 산이 있어 산길이 아니다 함께 걸어 가고 사람의 이야기를 남길 때,

비로소 인간의 길이요, 산길이요, 삶의 길이요, 죽음을 깨닫는 길이다.

짐승들만 걸을 수 있는 밀림을 꿈꾸는 국공단은 ,이 땅의 마루금이 인간의 길임을 깨달아라..

 

(마령재)

내가 찾을 권리를 알지 못한 채, 아니면 알고서도 외면하는 비겁함이란..

결국 이 땅의 모든 인간의 길 마저도 사방 팔방 막힌 채 더 나아가지도 못하고,

어느 힘센 자의 발 아래에서 겨우 따라 솟을려는 안간 힘에 지치고 말 것이다.

내 스스로 걸어서 산길을 만들고, 산길은 또 다시 사람을 맞아 그 생명을 잇는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얻을 작은 권리를 위해 싸우지 않으면  결국 전부를 잃고 만다.. 

자신의 작은 권리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의 공통된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도산/두무산/묘산면)

흔케도 내뱉는 좋은 게 좋다는 말, 주위를 둘러 싼 이웃의 냉담과 비겁 때문에

소수자는 恣意에 패배 당하고, 이웃들로 부터 버림을 당하고 순교의 저주를 받는다.

나쁜 짓을 행하지 말라고 자식에게 가르치면서, 나쁜 짓을 용서하지 말라고 가르치는가..

나만 착하게 살면 그뿐이지..뭐 그렇게 이웃까지 살피고 살다가 다칠 것 있느냐고..

세상의 옳은 삶을 지키는 것은 성인군자들의 도인스런 말씀으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내 스스로 나를 위한, 내 이웃을 위한 권리를 주장하고 싸울 때에, 세상도 밝아진다.

 

(합천 황매산/진양기맥)

저 맥길 따라 온 세상이 일어난다. 가장 착하고, 온후하고, 늘 화해를 부르짖던 이웃들 까지도..

그들이 겪어보질 못했던 열정이 일어나, 저 깊은 계곡 속에 감추어져 있던 도덕이 솟아나,

폭풍 같은 천둥 같은 영혼이 살아나, 나의 이익 뿐만 아니라 이 땅 전체의 삶을 걱정하노라..

그리하여 방임했던 恣意들을 이겨내고, 억눌린 채 범죄로 몰렸던 비극적 운명을 극복하노라..

마량재를 넘던 억울한 영혼들도 이제 하나 둘씩 가장 아름다운 싸움의 끝을 보며 눈을 감는다. 

 

(吐哭山 정상)

지금 이 땅에 벌어지는 가장 큰 죄악은, 법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권세질이다.

어디하나 썩지 않은데가 없는 제도 속에서,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법질서라는 명분때문에,

실제로는 무시되는 법절차에 따라 무수히 행해지는 불합리한 억압들을 참고 견뎌야 한다.

<인간으로 짓밟히는 것 보다 차라리 개가 되겠다>*는 비통한 심정으로 哭을 吐하는 영혼들..

이제 부패한 권력들로 부터 칼을 뺏어내고, 복수가 아닌 제 자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결코 세상을 뒤집으려는 반역도 아니요, 오직 착한 내 이웃을 위한 사랑일 뿐이다.

(*Heinrich von Kleist) 

(만대산)

법의 양심을 내세우며 스스로의 엉터리 잣대로 저울질 되는 오늘날의 제도에 맞서 싸우며

그들의 알량하고 비겁한 필설에 내쫓겼던 맨손의 우리 이웃들이 이젠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의 방종과 오만을 꾸짖고, 그들이 저지른 엄청난 죄악들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千代萬代 저 마루금 따라 이어 온 이 땅의 질서를 회복하고, 억울한 영혼들이 다시 일어 난 哭穴을

부정과 뇌물과 탐욕에 물든 권력자들로 채워야 한다. 그것이 순교자의 범죄를 赦할 수 있는 길이다. 

산주리 고령 신씨 마을에서 申叔舟의 망령이 살아 오른다. 충절과 배신은 결국 권력이 정하는 것을..

 

 (장봉산/미타산/우봉지맥)

법과 제도가 우리를 버린다면, 이젠 우리가 잃은 것들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우리의 이러한 움직임이 한낮 정치적인 좌우 운동으로 치부되어서는 아니된다.

이제 전 국민의 민중운동으로 승화되어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법이 옳은 잣대로 집행되질 못하면 결국 민중에 의한 재판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어린 백성의 작은 권리에서 자라난, 정의와 인간 윤리의 실현을 위한 투쟁이다.

 

(비계산/매화산/가야산)

우리는 작은 개인의 눈으로 비겁하고 무감각하게 견뎌야 했던, 나쁜 것들을 없애야 한다.

불법과 억압과 부정으로 점철된 이 땅의 현대사에서 방관의 굴욕을 더 이상 참을 수는 없다.

개인이 아니라 우리 모든 이웃들이 겪고 있는 권리와 자유에 대한 恣意적인 침해에 맞서야 한다. 

그 출발은 자신의 작은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시작됨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의 삶의 발길 처럼..

우리의 한반도는, 우리 스스로가 디디고 밟아 나가는 이 작은 산 길을 지킬 때,  비로소 지켜질 것이다.  

내 주위의 작은 잘못을 지적하고 나쁜 것에 대항해 싸우질 않는다면, 어찌 强盜의 위협을 피하겠는가..

 

(비슬산)

저 산마루금이 언제나 나를 맞아주고, 내가 이 산정에 서서 저들의 환대를 반갑게 접함과 같이..

우리의 발길은 매일 매일 새롭고 밝은 해를 맞이하며,역사는 항상 올바른 가르침들을 분명히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하의 품에서, 이러한 밝고 명백한 역사의 논리 속에서 우리는 왜 누리질 못하는가.

자유민주주의의 명분아래 가당찮은 물질주의에 지배당한 우리의 넋이 점점 역사에 둔해져 가는 탓이다.

오늘 청문회에서 뒤늦게 세금내고 구차한 변명으로 높은 자리의 명예를 탐하는 자들..

훔쳤던 물건들을 들켰으니 돌려 주겠다고..,그래서 무죄로 석방해 달라는 도둑놈의 얼굴이다.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 도둑질도 잘 활용하면 미래창조에 도움이 될 것이니 믿어 보자는 가긍스런 이해심이여..

 

(월미재)

추운 겨울을 견뎌내며 시들지 않는 푸르름은 그 뿌리에서 간직하는, 감추어진 생명력이 원천이다.

민중을 외면한 정치꾼들은 작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숨겨진 작은 뿌리로 부터 갉아 먹는다. 

이 땅의 백성들이 함께 공유하고 지켜 왔던 민족의 명예를 과연 누가 약한 것으로 만들었던가..

봉건적 왕조의 창칼 아래서 자신을 잊었던 조선의 백성들이, 과연 일제의 침략에 큰 힘으로 나라를 떠올릴 것인가..

호도된 민주주의의 분탕질 속에서 민중의 삶을 뺏긴 백성들이, 어떤 戰場에서 국가의 존엄을 생각할 수 있을까..

80년대를 풍비한 완산 全氏 선영에 이르는 산길이 사방 팔방으로 시멘트 포장되어 녹색 맥길이 무색하구나.. 

 

  (큰재)  

"무섭지 않은 똥은 더럽다고 피하질 말고, 깨끗하게 치우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2013/02/20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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