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정)
3/15(토) 06:00 강서구청 출발
09:00 부시치 고개 산행 시작
09:52 월명산 2,2 km
11:45 노루지고개 2.75km
12:34 봉림산 1.85km
13:25 (휴식 후 출발)
13:56 소통골 도로
15:11 한너울 도로 3.3km
17:10 오석산 4.25km
17:55 서천5거리 2.1km
8시간 55분 16.45km
(부시치고개)
금북기맥 밟기의 두번째 걸음..
끝 간데 금강 하구에 서서 강 건너 군산을 바라 보며
탁류 속에서 모질게 버텨 온 금강 어귀의 영혼들을 만나 춤추리라..
내 주변의 현실이 내 삶의 마지막 터전이기에 ,
내 의지로 즐겁게 내 운명을 맞이하면서,홀로 모질게 걸어 왔어도
결국 이웃 속에서 후손에 이어질 운명으로 기꺼이 그 끝을 함께 하리라
판교로 향하는 4번 국도의 시원한 뻗음은 마다 할리 없지만,
암반 맥길을 깊게 파헤치는 어리석음에,살아 있는 생명들은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지..
(장고개)
지방이든 중앙이든간에 돈 좀 벌어 정치하겠다고 나선다면,
우선 고민 부터 좀 하고, 무엇보다도 이웃과 인간 본연을 사랑하는 도덕을 배워야 한다.
만인을 위한 복지국가의 계획도 중요하고, 큰 떡을 위한 희생도 부르짖겠지만,
인간 본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회 건설이 무언가를 깨닫고 나서야 한다.
전부 돈벌이에만 몰두하여, 있는 놈은 저희 끼리 뭉쳐 제 밥그릇을 위해 국가 질서에 대항하고,
의사 집단의 가당찮은 논리들에 이젠 익숙하다 못해 지겹다. 세상이 기득 보수에 기를 쓰고 있는 현실이다,
밤농장 개발을 위해 온통 파헤쳐진 맥길 사면들이 행여 장마비에 사태라도 날까 두렵다.
개발과 사유재산과 자연환경과 공익이 온통 뒤엉키는 세상에서 국가 권력에 의한 질서가 더욱 아쉽다.
(월명산)
인간들은 국가라는 이름아래 큰 힘을 부여하고, 정치라는 수단으로 합법적인 강권 질서를 도모해 왔다.
도둑놈 지키고 강도 잡으라고 생겨 난 권력이, 어찌하다 보니 개나 소나 그 맛을 보려 미쳐 날뛴다.
그것은 이제 신이 내려 준 것도 아니요, 백성들이 합의한 것에 불과 하거늘
오늘날 독점된 권력이 폭력으로 변하더니, 지키려던 질서를 왜곡시켜 제 밥벌이에만 열중이구나,
내 조국은 나의 우상처럼 여겨져 왔건만, 오늘 이 땅에 악마로 존재하는 그 힘은 대체 무엇이던가..
이제 우리의 발걸음으로 닿은 이곳에서 내가 바라는 것과 본래의 나를 찾으며 깨어나야 한다.
서민들은 종일 일하고 흙벽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산먼둥에 뜬 달을 반기는 마음이 편안하다.
지난 구간 보령 월명산에 이어 다시 오르는 월명산이 힘들지도 않고 정겹다.
(노루치고개)
무지랭이 산꾼으로 무슨 정치를 알겠소 마는, 역사를 잊은 채 내 몰라라 할 순 없구나.
내 밥그릇이 우연히 채워질 줄 알고, 정치는 꾼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책임없이 물러날 수 있을까.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적어도 불평하고, 비판도 스슴치 말아야 한다.
나는 세속을 떠난 성인 군자도 아니요, 무위자적하는 신선이 될 수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역사가 이루어 온 운명을 적극 개척해 나갈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수암리 양지뜸 목뫼공소로 향하는 산길에 내려서, 병인박해의 작은재 줄무덤을 바라본다.
역사는 이렇게 권력과 사회 질서의 충돌 아래 발전하건만, 대저 많은 피해는 어린 백성들의 것이었다.
(봉림산)
그러나,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맹목적인 정치를 향하는 제멋대로 정치꾼들이다.
모든 원인을 주변으로 돌리고,증오와 열광으로 권력 그 자체를 사랑할 뿐인 자들이 문제다.
자신의 능력과 본래의 목적을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 떠들며 백성을 현혹한다.
어설픈 정치꾼들이 비틀비틀 강령을 갖다 붙이고, 불안과 분쟁을 야기시키는 오늘이 한심스럽다.
鳳凰이 깃들기엔 그 숲(林)이 빈약하긴 하나, 발 아래 서천 땅이 한 눈에 펼쳐지니 그 기상은 가히
봉황 날개 위에서 내려다 보는 기분이다. 금강 하구 따라 올라 오는 소정방의 뱃머리도 한 눈에 보인다.
(천방산)
이제 백성들은 정치를 남의 일로 던져 놓을 수도 없고, 엉터리 꾼들에게 맡길 수도 없다.
어느 당이든 어떤 권력이든 한가지 답으로 우리들의 정치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국익의 명제하에,개인의 능력과 존재를 무시하는 요즘의 파시즘을 경계해야한다.
성급한 선택을 피하고, 인내를 가지고, 알 수 없는 그 끝을 향해서 ,
당장 무엇을 이룰 수 없는 비록 작은 투표권 하나를 가지고서라도,
우린 보다 높은 경륜과, 무엇보다도 포괄적인 능력을 가진 정치꾼을 찾아 나서야 한다.
국가는 벤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벤처는 벤처일 뿐, 국민의 삶을 놓고 실험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천방산 아래 천개의 돌을 놓고 그 지세를 논하던 천방사 터에 개축한 큰절이 너무 요란스럽다.
(희리산/흥림저수지)
때로는 큰 떡의 분배 유혹으로, 때로는 아랫목 윗목의 구들장 논리로 달래져 왔다.
또 한번 참고 견디며 지배권에 복종하라는 달램은,좌든 우든 매 한가지 지배논리에 불과하다.
백성들은 배고픔을 느끼는 오늘의 고통과, 열심히 일하며 참고 내일을 상상하는 인내 속에서 늘 혼미하다.
그동안 짧지 않은 역사 속에서 백성들은 인내하며,정의와 법을 지키며,노동을 신성하고 즐겁게 여겨 왔다.
이제 그 한계를 느끼며 불평등한 권력의 지배에 항거항거하며 당당한 존재를 찾는 시점에 이르렀다.
흥림 저수지를 한가운데로 지나는 장항선 철로가 흐릿항 희리산 아래 유난히도 생생하다.
무릇 길이란 인간에게 필수적이지만, 저수지에 사는 생명들은 참 소란스럽겠다,
(북산리)
이 땅의 유별나고 특수한 상황이 가져 온 정치적 현실이 국가의 운명으로 남아 있기에
무거운 짐진 자들이 고뇌 속에서 해방되질 못하고, 종교의 품도 더러 찾고 때론 이민의 길도 걷는다.
그리하여 국적도 바꾸고, 내 나라가 어딘지 어지러움 속에서 정처 없는 나그네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운명을 타국에서 개척하고, 태어난 내 나라의 현실에 참여하며 살아 간다고 믿더라도,
조국을 버린 후엔 결국 현실적인 정치 참여의 기회는 잃게되고, 한 편의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잠시 마루금 이어걷기라는 맥길 탐사의 본분에서 벗어나. 북산리 도장골 마을 길을 걷는 일탈을 행한다.
고난의 길에서 삶의 뿌리를 잊은 채 잠시나마 조국을 떠날수도 있다.그러나, 조국의 품을 다시 찾기 마련이다.
어느 빙상 선수나, 외국 생활에 지쳐가는 지인들의 소식을 카톡으로나마 접하니 참 다행이다.
(한너울 고개)
이 나라가 한 사람의 생각처럼 획일화하여 거침없는 전진을 바랄 수 없듯이, 세계질서도 참 복잡하다.
집단간의 불일치나, 국가간의 질서가 충돌할때, 결국 폭력으로 변한 권력이 혁명을 꿈꾸고 전쟁을 도모한다.
충돌을 피하려 노력해도, 어느 집단이나, 국가가 그 댓가를 각오하는 순간에 맹목적인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종교전쟁도 아니요, 민주를 위한 노예전쟁도 아니라 하더라도. 이익과 영토를 위한 전쟁 위험은 늘 존재한다.
그것은 좀 더 나은 미래의 건설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이긴 자나 패배한 자나 똑 같은 파괴만을 안게 될 뿐인..
그러한 무의미한 전쟁 속에서, 우리 백성들에게 생명을 바쳐 싸우는 신앙적인 열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크림 반도나, 동북아 질서에도 전쟁의 먹구름이 점점 두터워져 온다.
이 땅 맥길 곳곳을 걸으며 숱한 공동묘지와 참호를 만나고, 구천을 떠도는 전쟁 영혼들을 만나왔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변화를 가져오고, 그들이 지키려 하고 바라던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
패전자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무리들이 그 전후의 이익을 독점하며 승리에 도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석산 내림길/서천읍성)
생명을 걸고 용맹성을 휘날리며, 남자답게 목숨을 바쳐라는 영웅 조작의 시대도 아니다.
이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겠다는 다짐만 남긴 채 더 무서운 전쟁의 위험은 도처에 남았다.
언제까지 전쟁불사를 외치며 우리가 지키고 이루려는 것은 과연 무엇이던가..
결국 무가치한 돈과 이익의 상실이 두려울 뿐이다. 결코 인간 본연의 가치를 위한 신앙적 열정은 아니다.
서천 읍성을 돌아 넘으며 금강 하구를 배경으로 벌어졌던 고전적인 전쟁을 다시 그려 본다.
긴 역사 속에서 지키려 했던 그날의 민족 전쟁과 오늘 날 현실이 얼마나 바뀌어졌는지 깨달아야 겠다.
서해로 잦아드는 붉은 햇살 속에서 홀연히 나타날 평화적인 지도자를 그리워함은 또 무슨 아이러니인가..
3/18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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