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정)
3/16 (일) 07:00 서천 5거리 출발
07:50 남산 2.7km
08:55 남상골 도로 2.9km
09:43 중태산 1.75km
10:47 송내3거리 3.6 km
11:15 왕개산 0.8km
11:45 (휴식 후 출발)
12:30 용당정 1.7km
5시간 30분 13.45km
(서천 오거리/월남 이상재선생)
금북기맥 마지막 걸음을 내딛는다. 월남 선생상이 어성산을 넘는 아침 해를 받으며 고고하다.
*"개 나리"가 득실 거리는 세상 속에서 멀리 마량포구 발 밑에 떨어지는 동백 꽃잎을 바랄거나..
이제 새로운 혼란의 질서를 맞아야 하는 난세 속에서, 戰後를 살아 온 우리세대가 부끄럽다.
비록 헐벗고 배고픔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소위 아랫목 군불 덕으로 편한 길을 택해왔다.
제대로 된 생각으로 인간 본연의 삶은 외면한 채.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고 말았구나..
결국 내 아들들은 다시 독립운동을 펼쳐야 하겠구나..
*꽃이 화분 속에 있으면 생기가 없고 花居盆內 終乏生機
새가 새장 속에 들면 자연의 풍취가 없다 鳥入籠中 便減天趣
*개 나리: 개 같은 나으리 (월남 이상재 선생 어록)
(남산)
강대국들의 무수한 회담과 그들이 유지하려는 질서는 과연 궁극적인 평화를 바라는 것이든가..
강대국 자기들만의 행복을 위해 준비하고 서로 협조하며 자기들만 보유한 전쟁 수단으로,
약소국의 전쟁을 금지 시키고, 필요에 따라 전쟁으로 이끌어 가는 유일한 권력이 되었구나.
우리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맹목적인 전쟁을 피하고 ,파멸로 부터 새로운 역사를 맞을 수는 없는가..
서천 남산성 돌성곽을 바라보며 민족간 끊임없던 싸움과 오늘날 국가간의 전쟁을 다시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전쟁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통일을 위한 전쟁은 과연 가치 있는 것일가..
(서천읍)
전쟁의 참상을 은폐하는 군국주의나, 노예같은 삶을 견디라는 무반항의 평화주의자나 모두 답이 아니다.
자신만이 유일한 해결자요 진실하며, 남을 압도해야 내가 안전하다는 논리로 권력을 움켜쥐려는 자들이
바로 전쟁의 원흉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은 좌파 우파의 경제적 논리와는 별개인 것이다.
독재는 악의 출발이다. 그들은 파괴를 통하여 이익을 실현하려는 권력임에 불과하다.
적어도 우리는 일인 지상의 권력으로 영웅이 되려는 자에게는 생명을 다해서라도 항거해야 한다.
그것이 마지막 인간 본연의 질서를 지킬 수 있는 민주주의의 유일한 대책이요 실현이다.
서천 땅 평화로운 아침을 내려다 보며 진정한 인간 다운 삶이 무엇인가 자문해 본다.
수천리 산 길 속에서 때로는 어렴풋이, 때로는 섬광 같은 깨달음을 바래 왔건만...
인간이란 본래 정해진 존재가 아니더라..때에 따라 곳에 따라 변해가는 물음과 해답에 어지럽구나.
(남산 정상)
규제 개혁 및 철폐라는 대통령의 분주함이 요즘의 화두다.
참 오래전 부터 대통령 마다 떠올리고 무수한 시도를 행해왔다. 허나,근본을 이해 못하는 한심한 정치꾼들이다.
그들은 지금도 백성들의 기본적 행정조직인 기초단체장 선거마저도 중앙에서 좌지우지 하는 권력에 충실하다.
오늘날 중앙공무원의 복지부동적 규제 행정이 어떻게 고질화 되었던가..
효과적 성장 논리가 가져온 통치질서 우선의 버릇이 그들의 밥그릇 챙기기로 굳은지 오랜 탓이다.
적어도 백성들의 필요 질서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 가까운 선거에서 자유로운 정책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념적 정당우선의 정치 질서가 교과서 처럼 굳어 온 서구 민주주의의 역사를 나무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현대 세계 질서 속에서 과연 백성의 바램을 수용하기에 양당정치가 바람직한가 의문이 든다.
맹목적 보수 단결이 야권의 어쩔 수 없는 야합을 불러왔지만 이것은 백성들의 다양한 바램에 어긋난다.
(서태산/마서면 아침)
어느 신출내기 정치 입문가는 젊은이들 앞에서 모병군인을 대폭 줄이고 직업군인으로 대체하겠다고..
참 어설픈 인기 발언이다. 군대는 평화시대에도 현재 질서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준비이다.
약소국에서 일반 병역의무가 없으면, 언젠가는 소수의 직업군인이 통제하는 위험한 질서를 맞게된다.
지도자란 좀 더 깊이 고민하고 국가와 조직의 의미를 잘 이해하면서 전체를 아우를 줄 알아야 한다.
댕골산 오름길 신산 마을에서 울려 나오는 스피커 속 목소리를 들어면서,
마을 이장 보다도 못한 열정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한심한 정치꾼을 떠올린다.
젊은이들을 향한 어줍짢은 논리로 인기 영합을 도모하며 잠시 스타가 되어 가당찮은 꿈을 꾸는가..
(어리산/중태산)
이제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 온다. 대선 아니라도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지방선거에 참여하자.
어차피 출마자의 자질들이 하루 아침에 크게 발전할리는 없어도, 백성들의 의지를 수렴할 수 있는가 검증하자.
우리 백성들은 유일한 권리행사인 선거를 통해 결정하고, 그 책임을 우리 삶에 받아들여야 한다.
空約에 귀기울이는 자, 수많은 기권자, 학연 지연에 따른 정치 무뇌자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줍짢게 출세한 浮動의 소수자 , 관리 출신들이 현재 선거판을 헤집고 있다.
진정한 후보자란 삶의 길이 일관되고, 믿음성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오늘날 대중 선동가, 또는 소수의 이익집단에 결탁하여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남상리 고개를 크게 파내면서 마서면을 가로지르는 도로건설 현장의 붉은 황토길에 白狗가 외롭다.
이제 저 길에 다시 회색의 시멘트가 포장되고 장항-마서를 잇는 발길이 분주 하려나..
民意를 실어 나르는 말단 공무원들의 자유로운 의지도 저 길 따라 쭉 뻗어 서울까지 통했으면..
(옥산리)
기술과 경제 지배 논리에 의해 스스로 이념속으로 빠져든 현재의 국가상태를 직시해야한다.
국가의식은 사라지고, 권력국가로 남아 독재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세력들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제 우리가 할 수있는 것이 무언가를 정확히 알아야 된다. 냉철한 행동으로 효과적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짧은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도태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백성들의 다수의지가 얼마나 큰 힘인가 느끼게 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길이다.
송내 삼거리를 지나 장항화물역 종점으로 향하는 옛날 장항선 건널목이 살아 있는 박물관 처럼 정겹다.
작은 초소에서 파란색 모자를 급히 둘러 쓰고 호루라기라도 불면서 차단기를 내리는 철로지기는 없는가.
십수년전 금강하구뚝을 타고 군산땅 대야역으로 그 종착지를 넘겨준 신장항선이 이제 그 명칭 마저 힘겹다.
(보르메산/장항읍)
왕개산에 올라 장항읍을 내려다 본다.
화려했던 장항 제련소의 옛자취는 긴 굴뚝 하나로 서해 금강 하구를 가늠하는 잣대로만 남았다.
대기업 파이프 공장으로 변한지 오래건만.. 강 건너 군산 땅에 비해 유난히도 낙후된 장항읍이 쓸쓸하다.
지역의 남북 갈림도 이 정도면 심각하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외치면서도 여전한 지역 편차는 어디까지인가..
흔히 우리는 대통령의 권위-카리스마를 의식하고 복종하고 ,무언가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 권위는 매우 불투명하며, 숨겨진 권위에 반항도 못해 보고 지배를 받는다.
소위 지역 발전이라는 경제적 이익으로 포장된 교묘한 권위에 녹아드는 것이다.
저 굴뚝들이 장항 땅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자부심과 뜻뜻한 자존을 살려 주고 있을까..
군산땅을 오가던 도선 나룻배의 자부심이 되려 그립다.
(금강하구 군장대교)
성주산(보르메산) 둘러 돌아 원수리 용당정 오름길이 왜 이리도 갑갑한지..
금강 하구 십리폭이 바다처럼 넓고도 고요한데, 강인지 바다인지 무에 그리 대수겠냐마는,
소리 없이 흐르는 저 물길이 왜 그리도 흐리고, 느려 빠진 것이 답답한 느낌이구나..
금강 긴 곡류를 헤럼쳐 나온 '초봉'의 영혼이 아직도 한 서린 항거를 외치며 구천을 떠도는데..
30년대 타락한 지식인,중산층들에 끌려 다니던 가엾은 여인의 신세가 하도 애닯고 짜증스럽더니,
70년대 내 젊은 가슴에, 강대국의 횡포에 시달리는 이 땅의 설움으로 다가와..
40년전 졸업 논문으로 택했던 채만식의 '탁류'가 아직도 흐린 건 변함이 없구나..
(다사항)
기맥 한 줄기를 또 마무리하고 서천 시장을 벗어나 춘장대 가는 길 다사항에 들린다.
참냉이 데쳐 소라쭈꾸미 싸서 먹으며 이슬이 한 잔 깃들이니 봄내가 물씬 나며 한나절 햇볕이 따사롭다.
3/18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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