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인원) 도담산우(자유인 대간 8기) 17명
(산행시간)
6/22 07:00 신도림 출발
09:40 연곡4리 출발
10:40 도성고개 2.4km
11:10 -채석장 갈림길
11:15 강씨봉 (830) 1.54km
11:45 -한나무골 갈림길-한나무봉(768)
12:15 오뚜기령 2.52km
12:50 점심식사후 출발
13:40 -귀목봉 갈림길(890)-850봉-망구대분기점
14;20 -큰골 갈림길- 810봉
14:35 청계산(849) 15분 휴식 3.34km
15:25 -길마재
15:50 길매봉 (735) 1.6km
16:10 -710봉
16:40 노채고개 1.7km
7시간 13.1km
(연곡4리 방향 도성고개 입구 불땅계곡)
(6/24 09:40) 이동 연곡4리 정류장에서 하차한 도담 산우들이 한가로이 걸어서 본격적인 산행 길의 불땅
계곡 입구에 도착한다. 팬션들이 아담하게 점점 늘어만 간다. 언젠가는 이 곳도 분주한 유원지로 개발 될
것인가..아무튼 깊은 산 자락으로 점점 찾아드는 인간들의 행렬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보다 편리하고 멋진
삶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기를..장마철 기상예보에 대비한 복장이 아무래도 거슬린다. 오랜만에 함께 한
박성렬 대원,조진호 대원, 어재영 대원이 너무 반갑다.
넓은 길을 따라 개울을 맛보며 산뽕나무 검은 오디도 혀끝에 감미롭다. 급경사 오르막을 쉬어가며 오르
니 사직리로 이어지는 능선길 삼거리에 올라선다.(10:25) 왼쪽 오름 길을 편히 걸어 도성고개 헬기장에서
잠시 배낭을 내리고 오늘 이어 갈 마루금 능선을 남으로 바라보니 방화선 머리 깍은 강씨봉이 나즈막히
손짓한다.(10:40) 6시간 남짓 오늘의 발걸음이 장마비는 고사하고 땀에 젖어드는 바지가 안스럽다.
(도성고개에서 이어지는 강씨봉을 향한 방화선)
잣나무 숲과 잡목이 어우러진 방화선을 따라 급하지 않게 걸어 오른다. 습한 날씨에 땀이 많이 흐른다.채
석장 갈림길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830고지에서 표지목과 태극기를 맞이한다. 조금 더 남쪽으로 880봉을
강씨봉 정상이라는 주장들도 있으나, 그 연유는 정확치가 않다. GPS의 보급으로 고도계상의 주장일 것
같으나 무릇 일개 산세의 주봉은 그 높낮이 만으로 결정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11:15)
(강씨봉에 올라 나아갈 방향의 능선을 바라보며..)
아무튼 강씨봉 정상 표지석엔 ' 姜氏峰'이라 구태여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혼란스럽다. 과연 아랫마을에
제비 姜氏의 집성촌이라 할만큼 큰 마을이 있어, 성씨로서 산줄기의 봉우리를 이름지울 수 있었던 것일
까..그렇다면 적어도 그러한 姓씨에 따른 구전 설화라도 있어야 할텐데..아무래도 이 곳 포천의 명성산과
더불어 궁예의 울음이 가득한 전설을 생각하건데, 궁예의 처인 康氏에 관한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들린
다. 궁예에 의해 두 아들과 함께 살해되었다는 설과 이곳으로 귀양와서 세상을 떠났다는 설 등 등...
'康氏峯'으로 고치든지 아니면 한글로 남겨두던지....나는 물푸레 姜씨와 내 친구 康씨를 다 좋아하는데..
(한나무골 갈림길에서)
강씨봉을 넘어 헬기장을 지나니 표지도 없는 880고지를 넘는다. 다시 편안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한나무
골 갈림길을 지나고 무리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오뚜기령 직
전 마지막 오름길 방화선을 올라 한나무봉에 서니 시야가 훤히 트이면서 왼편 귀목봉이 뚜렷하고 그 너
머로 명지산이 흐리다.(12:10)
(오뚜기령-강씨봉고개)
오뚜기령 표지비가 있는 강씨봉 고개에 내려선다. 일동에서 가평 논남기 마을로 이어지는 전차길을 내면
서 오뚜기 부대를 이끌고 고생한 흔적은 좋으나, 당시 지휘자의 개인 이름을 기록하고 고갯길 이름까지
바꾸어야 했던가..무슨 공적비도 아니고.. 그러다간 전방 고갯 길 마다 부대 이름의 지명으로 다 바뀌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비석명은 원래 불리던 이름으로 '강씨봉고개'로 적어 놓고, 뒷면에 고생한 병사들의
수고를 기리는 기록이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지휘자의 뽐냄이 이어지면 12.12사태와 같은 역사로 이
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내일은 6.25..민족의 비극을 뚜렷이 기억해야 하는 날이구나..수많은 젊은이의 희
생을 겪으면서 이어 온 이 땅의 역사를 기리는 맘으로 이 산과 골을 함께 걸어 가리라..(12:15-12:50)
(귀목 갈림봉 오름길)
강씨봉 고개에서 도담 산우들의 점심식사 시간이 즐겁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과 항상 풍성한 정이
어우러지는 산객들의 행복의 장이다. 긴 마루금을 이어 걸어면서 한 발자욱씩 쌓아가는 신뢰와 인간적
인 사랑이 있기에, 단순히 산길을 걷는 홀로 산행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의 정을 느끼고 배워 나간다.
느긋한 식사 후 귀목봉 삼거리를 향한 마지막 방화선 구간을 풀섶과 함께 이어 오른다.(13:00)
(귀목봉)
식사후의 급경사 된오름에 온 몸이 젖어든다. 805봉과 비슷한 두봉우리를 두어번 오르며 자주 호흡을 가
다듬는다. 습한 날씨에 온 몸이 무겁다.보폭을 줄이고 쉬엄쉬엄 올라 귀목봉 삼거리에 올라선다.(13:40)
왼쪽 귀목봉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청계산을 향해 이어 내린다. 귀목봉 너머 명지산이 아련하다.
(청계산 오름길)
방화선이 끝나고, 산길 다운 숲 속으로 접어드니 한결 부드럽다. 잡목 숲을 지나 암릉지대 왼편 내림길에
최근 설치한 나무계단이 안전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이 곳은 로프구간으로 표시되어 있는데..아마 이 곳
은 절대로 국립공원이 아닐 것이다..장재울 계곡 삼거리를 지나 편한 능선을 따라 망구대 분기점에 다다
른다. 이어지는 암릉구간의 로프지역은 전부 계단으로 설치되어 참 편안하다. 위험한 구간에 대한 배려
에 감사한다.(14:20)
(청계산에서 뒤돌아 보니 지나온 길이.)
큰골 계곡 갈림길을 지나 급경사 암릉지대를 계단길로 밟아 오르니 청계산 직전 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즐긴다. 지나온 능선 길이 짙은 녹음 속에서 포근한 아쉬움의 작별을 고하고..오른쪽 일동
시내가 손에 잡힐듯 내려다 보인다. 풍성한 6월의 땅에 가득한 행복이 자라고 있을진대..50여년 전 저 앞
뜰엔 안개처럼 퍼지는 포연 속에서, 수많은 젊음들이 풀밭을 벼개삼고 쓰러져 잠들었으리..(14:30)
(청계산에서 나아갈 길)
청계산 정상에 올라 긴 휴식을 취한다. 이제 길매봉 한 고개만 넘으면..멀리 오른쪽 나산 필로스 골프장
의 절개지가 흉스럽게 다가온다. 필드에 잔디 가꾸듯 절개지에도 녹색 단장을 신경을 기울였다면..아쉽
다. 그 속에서 골프를 즐길때는 느낌이 덜하지만 ,이렇게 마루금을 지나면서 골골이 개발되어 자주 만나
는 골프장이 산자락을 깎아 만든 후 뒷치장을 가볍게 하여 허옇게 드러내는 절개지가 흉물스럽다. 골프
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골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14:35-14:50)
(청계산 내림 길 전망대에서 길매봉을 바라보니..)
청계산 정상에서의 내림길은 통나무로 조성해 놓은 계단길을 가파르게 밟으면서 시작된다. 오늘 구간의
가장 험한 내림길이다. 길마고개까지의 급경사 암릉 내림을 시작한다. 청계저수지로 내려가는 오른쪽 능
선길을 버리고 왼쪽 상판리를 내려다 보며 내려서니 맞은 편 길매봉 직벽 암릉길이 다가오는 바위 전망
대에 올라 선다. 고사목 한그루가 그 날을 떠올리게 한다. 그 날의 어느 병사도 이 처럼 멋진 길매봉을 바
라보며 남쪽 고향 땅을 그리워 하고, 이 한그루 岩松이 푸른 잎을 피우고 그늘을 만들어 주었겠지.(15:05)
(길매봉을 배경으로..)
고사목 전망바위에서 왼쪽 내리막을 철계단과 로프를 번갈으며 절벽에 가까운 내림길을 살금 거린다.
길마고개에 다 내려서기 직전 결국 미끄러운 바위에서 1m정도 슬립을 하며 뒹굴고 만다. 다행히 어깨와
팔로 낙엽 위 공간을 확보하여 천만 다행이다. 며칠동안 팔꿈치가 아플 줄도 모른 채 그냥 툴툴 털어보
니 큰 부상은 없다. 상판리로 내려가는 길매재에 내려 서니 길매봉 암릉 오름이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15:25)
(길매봉 우회 암릉)
길매봉 오름 길 직벽 암릉은 첫 단계에서 어느 정도 조심스럽게 바위를 잡고 기어 오른다. 아무래도 내림
길에서 부딪친 팔꿈치가 시큰거리는게 긴 폭의 암릉 끄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마지막 봉우리 정상은 우
회길로 오르기로 한다. 직접 오르는 것보단 내림 오름 길이 더욱 힘들지만 오른쪽 팔꿈치가 이상을 느끼
니 돌아갈 수 밖에..길매봉 정상 숲속에 자리한 정상 표지석이 아담하다.(15:50)
(길매봉 오름길 암릉에서..)
길매봉을 지나 오른쪽 헬기장을 거치면서 하산길은 편한 내리막으로 접어든다.710봉 암봉 왼쪽 사면을
돌아 교통호와 병사들의 숨결을 느끼는 마루금을 밟으며 이어지는 민족의 슬픈 운명을 다시 느낀다.
내일은 6.25 슬픈 날..기억하며 다짐을 해야겠지만, 기념일이라 칭하기엔 어색하다. 비극의 역사는 기억
속에서 잘 치유되어야만 상처의 덧남을 막을 수 있겠지.. 노채고개 포장공사가 한창 어지럽다. 차라리
터널로 설계되었으면..비가 내리기 시작한다.(16:40)
(길매봉 내림길 710봉 암봉)
청계저수지를 돌아 길마골 개울물에 몸을 씻고 수제작한 철판에 두꺼운 삼겹살을 올리니 행복이 이것이
다. 창출 뿌리 막걸리에 더덕 이슬이가 입가에 향긋하다.
6/26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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