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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한남금북(08)·完了

4/13구봉산(구치재-벼재)구간종주-한남금북3차

by 道然 배슈맑 2008. 4. 2.

 

 

 

 

(산행  시간표)

 

4/13    06:50  신도림

          10:00  구티재    출발

                   탁주봉(515)

          10;27  456.7봉

          10:45  거북치(작은 구치)           2.0km

                   -492

          11:30  480봉   

          12:05-12:35  424봉  (점심식사)

          13:40   중치재(곰쟁이고개)      

          14:15  시루산(482.4)                 5.5km

          14:50  구봉산(506)                    1.0km

          15:50  벼재                              1.0km

                            5시간50분        9.5km 

 

 (구봉산 진달래길에서)  

(4/13 06:00) 전날 밤 부터 내린 봄비로 축축하게 젖은 보도위에 우장산 벚꽃 잎이 하얗게 길을 덮어 가는 휴일 아침이다. 어제 소요산에

서 돌아 오는 길에 추적이기 시작한 빗님이 다행히도 아침부터 멈추고 오늘 산행에는 큰 지장을 주지는 않겠다. 3주만에 나서는 정맥 길

이 새삼스럽고 속리산을 내려온지도 한달이 넘었으니 시루봉 어느메에서 천왕봉을 올려다 볼 수 있을런지..오랜만에 귀가한 배병장은 새

벽을 깨우질 못한 채 결국 얼굴을 보질 못하고 또 한 주를 넘기게 되었구나..공부보다도 건강을 염려하는 한마디를 남기고 싶었는데..

 

신도림을 출발하여 보은 땅 구치고개로 향하는 길목마다 총선 당선자, 낙선자의 사례 인사 플랭카드가 벚나무 화려한 꽃길을 배경으로 삼

으니 부디 그 마음 4년 동안 잘 간직하여 꽃처럼 아름다운 정치인으로 살아 가기를...남발했던 공약들을 거두어 들일 것은 들이고, 뽑아

준 민심을 제대로 읽어 실행할 수 있기를..무엇이 진실(What it is)이고 무엇이 당위(What it should be)인지 정도는 분별할 줄 아는 정치

인들이라야 토론도 되고, 정책에 도움이 될터인데..직능 비례대표니 뭐니 요즘 의원님 값이 너무 싸진 탓인가..부디 초등학교 도덕책 수준

이라도 제대로 읽고 생각하는 국회의원 나으리로 버텨주소서..좀 더 나은 민주국가로 성장하는 그날까지 그렇다고 선거 아니할 수도 없으

니..우스운 정당이라도 여럿 있으니 다행이긴 한데..너무 많이 우습다 보니 선거에 참여하기 싫어하는 민심이 걱정스럽다. 

 

 (480봉에서 바라본 구병산 마루금)

(10:00) 보은 I.C.를 빠져 나와 산외면을 거쳐 오르는 구티고갯길 구비구비에 노오란 산수유가 활짝 피어나 산객들의 만남을 반긴다. 15명

의 도담산우 정맥팀들은 촉촉히 젖은 공동묘지터 들머리를 찾아 오른쪽 절개지를 더듬는다. 법주사 큰 부처를 향해 절을 한다는 탁주봉

(濯洲峰)으로 오르는 잡목 숲의 된오름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북쪽 동화리 못골 마을이 봄비에 젖은 채로 초록의 봄을 물들이며, 인적도

없는 들판을 돌아 남한강 상류를 향하는 달천이 장구봉 허리를 감고 잠시 얼굴을 내민다. 탁주봉 왼쪽 사면길에서 망설이던 걸음이 오른

쪽 급한 경사를 따라 정상을 향한다. 무덤 하나 외로운 작은 봉우리라도 오늘 짧은 산행길에 아쉬움을 남길까봐..정상 아래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남쪽으로 급히 꺾어 내린 후 사면 길과 합류하는 안부를 지나 10여분만에 456.7봉 삼각점에 올라선다.(10:27)

 

 (북상골-질골 고개 진달래)  

 삼각점 정상에서  남쪽 산외면을 감싸는 수철령 고갯길을 바라보며 어느새 속리산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느낀다.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서쪽을 향해 편한 발길로 20분 남짓 오르내린 후 왼쪽 작은 구티재 포장도로 절개지에 다다른다. 맞은 편 시루산 오름 능선길이 만만

치 않게 펼쳐지는 절개지 위에서 앞서 간 일행들이 손을 흔든다.북쪽 길탕리로 넘어가는 차량들이 심심찮게 속력을 내어 조심스레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절개지 상단으로 복원한다. 진달래가 만발한 급경사 오르막이 서서히 힘에 부쳐 오기 시작한다.(10:50) 첫 봉우리에 올

라서기 까지 20여분의 힘겨운 비탈길에서 수북한 낙엽의 미끄러운 발길에 코에 닿을듯한 낙엽과 풀 냄새가 강한 흙내를 풍긴다. 이것이

바로 가쁜 숨으로 들이키는 이 땅의 地氣이리라..잠시 숨을 돌린 후 힘차게 스틱을 밀어 제친다.

 (시루산 오름길 제단) 

긴 된오름을 거친 후 지도상의 492봉 삼거리길 까지 서너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좌우로 번갈으며 잡목 숲을 오르내린다. 이어지는

493봉을 오른쪽으로 잠시 우회하여 480봉 정상에 올라 멀리 남쪽 구병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들을 옅은 구름 속에서 잠시 즐기며 일행들

을 만나 한 잔 막걸리로 목을 추긴다.(11:30) 이어지는 오른쪽 숲 속으로의 내림길이 만만치 않게 떨어지더니 안부를 지난 후 이어지는 오

름 길은 편안하게 두어번의 오르내림으로 고도를 조금씩 낮춰간다. 왼쪽 자작나무 조림지를 지나 질골고개(북상골/길골) 안부를 거치니

다시 맞는 급경사 된비알에서 힘이 많이 부친다.중치재에서 점심을 약속했지만 아직은 한시간 정도 남았는데..봉우리에 닿았을 때 선두조

가 식사를 펼치고 있음이 반갑다.(12:05) 30여분의 긴 휴식으로 식사와 함께 즐기는 이슬이 한 잔이 보약으로 스며든다.

 

 (생기 넘치는 신록의 봄)

424봉 갈림길 정상에서 식사를 마치고 왼쪽 내림길을 밟은 후 묘역 옆을 지나는 왼쪽 내림길을 따른다.급한 경사로 고도를 낮추며 정맥

마루금을 따라 산소들이 점점 많아진다. 오름길에 벌목이 많이 진행되고 오른쪽 내리막길에서 혜민원 관리를 지낸 양반 묘를 지나고..,

훗날 우리 후손들도 국회의원 지낸 선조의 묘역에 2000년대 초반의 의원 나으리 기록을 자랑스럽게 새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그냥 평생

백면서생으로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서 작은 비석 앞에 놓고 "學生.."벼슬 하나에도 편히 누운 채 이 땅을 지키는 고단했던 영혼들과 저

세상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해후를 할 것인가..새로 이장한 듯한 "儒人 .."들의 묘소에는 객지에서 시집온 친정 고향 이름인 청주댁, 경주

댁만 남긴채 본명은 사라지고 작은 표지같은 비석이 무덤 곁을 지킨다. 비껴 쓴 "율좌" "을좌"의 한글이 못 내 궁금했는데, 물어보니 栗坐

(12支의 正西방향), 乙坐(天干의 南東방향)를 일컬음이니, 어느 문중의 鎭山을 정리하던 후손들이 마주하는 案山의 방향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13:00)   

 (시루산 아래 백운동 채석장)

잠시 된비알을 거친 후 큰 묘지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중티재 내림길에서 오른쪽 중티리를 지나는 19번 국도(괴산-보은)의 복선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보은터널 위도 지나고 커다란 축사에서 올라 오는 시골 냄새도 참을만 하다..호남정맥 마지막 날 광양 국사봉 오름길의 몸

서리치는 화학 처리 냄새 보다는  얼마나 편안한 고향의 내음인가..봉우리를 넘어 오른쪽 넓은 공터를 지나 수레길이 있는 중치재를 지난

다.(13:40) 오른쪽 중치 마을이 바로 보인다.왼쪽 곰쟁이 마을은 멀기만 하나보다. 고개 건너 오름길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묘지가 있는

곳에서 시루산 오름길 숲 속으로 접어든다. 작은 동자인형이 좌우를 지키는 돌 제단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시루산 7봉의 주봉으로 오르는

길엔 시골 구들장 돌에 알맞은 절편운석이 즐비하다. 암릉을 기어 올라 돌탑과 정상석이 있는 시루산 분기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루산 정상으로 손색이 없지만 정상 삼각점은 왼쪽 내림길을 거쳐 두어개의 전위봉을 거친 후에야 무심코 지나칠 번 했다.(14:15)

 

  (구봉산에서 바라본 천왕봉)

시루산 내림길이 급하게 이어지더니 왼쪽 백운동 쪽 채석장이 마루금 아래까지 파고 들어 아찔하다..항상 일깨우거니와 맥길 잘라 먹고

잘 사는 눔 못 보았느니..오래 전 최 영 장군이 말타고 넘던 길에 흰구름이 서렸던 백운동 마을 고갯길을 채석장으로 파먹는 용기는 대체

어떤 무식함에서 생겨나는 것인지..밤길엔 자칫 추락사고 마저 엿보인다. 보은군청에선 하루 빨리 안전시설을 서둘러야겠다..또 사고후

에 산림청 예산 운운 하질 말고..남대문의 비극처럼..아찔한 오금저림을 느끼며 된비알을 기어서 구봉산이 마주 보이는 490봉에 올라서

니 좌우 전망이 시원하고 멀리 구병산이 아스라하다.(14:25) 이어지는 암릉길이 두어번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진달래로 가득한 능선을

밟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구봉산에 오른다. 실제로 구봉산 정상은 초소를 지나 정맥길 오른쪽 내림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14:50) 진달래 꽃밭에서 기념을 남기고 외롭게 근무 중인 초소 근무자와 잠시 담소를 나눈다.

 

 (구봉산 정상에서)

초소를 지나 오른쪽 벼제마을을 내려다보며 서너개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마루금 내림길을 향해 남쪽을 향하다가 오른쪽으로 급히 꺾어

내리며 도랑이재까지 고도를 떨어뜨린다. 도랑이재 안부를 넘어 오름길에 큰 묘지터에 올라서니 선두조가 발목에 이상이 생겨 30분 정도

단축하여 벼재에서 종료하기로 연락이 온 모양이다. 힘든데 잘 됐다..다음 구간에 좀 힘이 들때 들더라도..잠시 휴식을 취한 후 30여분만

에 작으마한 봉우리들을 서너개 넘어서면서 인삼밭도 거치고 과수원 담장도 따르면서 밭길을 지나 벼재 고갯길 절개지를 벗어나 맛있는

철판구이 삼겹살 회식을 즐긴다..(15:50)

 (성치리 벼재마을)

 

실비 나리는 봄 날

風水를 벗삼아 걷는 길이

陽宅 한 칸 지어 햇볕 가리고

살면 족하지

 

무슨 조상 덕 바라고

후손 절 받을 일이 많겠다고

陰宅風水를 논하랴만..

 

가루로 흩날려질 육신이나마

살아 생전에

마른 길 진흙 길은

가려 걸으리..

 

4/15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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