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5/25 07:00 신도림 출발
10;00 추정재 출발
10;50 483.1봉 2.0km( 우회로 1.0km)
11;50 백족산 분기점 2.6km
11:55-12:30 420봉 점심,휴식
13;00 선두산 1.5km
13:40 안건이고개
14:10 선도산 2.5km
15:00 수레너미 마을 2.0km (우회로 0.6km)
15:10 홍고개
16:20 것대산 봉화대 2.5km
16:40 산성고개 1.5km
6시간40분 16.2km
(수레너미 고개 내림길의 흐드러진 백당)
(5/25 07:00) 어제 주말 부여 나들이가 계획되어 있었으나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생겨 낮에 인왕산-안산에
잠깐 다녀오고 목동에서 청룡기 고교야구를 보면서 주말을 가볍게 보낸 터라, 오늘 정맥 구간은 여유로운
걸음이 될 것 같다.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함도 이젠 당분간 마지막이 되고 청주를 지나면서 중부를 이용하게 되겠지..
한남금북의 길도 점점 고도를 낮추어가며 고요한 산길에서 벗어나 俗塵에 때묻은 어지러운 걸음이 되겠지..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미원면 추정재에 도착하여 서둘러 들머리를 찾아 32번 큰길을 건넌다.
(선두산 정상)
(10:00)머구미 마을의 전원주택지 골목을 따라 걸어 가자니 정원을 가꾸던 아주머니가 한심한 듯이 산꾼들을 바라본다.
조용한 시골 전원 주택의 일요일 아침을 잠시나마 소란스럽게 지나침이 못마땅한 기분이다.
끊어진 정맥 마루금을 찾아 마지막집 담장을 끼고 왼쪽 사면으로 들머리를 잡아 오른다.
이나라 삼천리 금수강산에 어디 집 짓고 살 수 있을데야 하많을 텐데..
하필이면 정맥 마루금을 깎아 내고 터잡으면 훗날이 영화로울까..
너무 센 地氣를 만나면 어려울 수도 있을텐데..잠깐의 오르막을 지쳐 능선 마루금에 올라선다.
숲길을 헤치고 왼쪽 추정리 마을을 내려다 본다.
32번 국도가 유난히 잘 뻗어져 저 시원스런 도로변을 따라 백족산 아래 병암리를 지나고
분터골에 이르기까지 50여년전 그 해 여름에는 무슨 철천지 한이 맺혀 아까운 생명들을 묻어가야만 했을까..
한반도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삼국시대 이후로 끊임 없는 전장을 겪어 온 낭성면 한 가운데를 지나는
정맥길에서 오늘은 한 많은 청주 무심천의 발원을 볼 수 있으리라..
(청주 시루봉쪽 남능선)
잡목과 풀섶으로 우거진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올라 봉우리 왼쪽 사면길을 거친 후 조금씩 고도를 높혀가며
가파르지 않은 봉우리들을 편한 걸음으로 너댓번 오르내린다.
지천으로 널린 취나물을 뜯는 걸음들이 조금씩 늦어지며 금새 주머니에 가득찬다.
지도상의 삼각점 봉우리인 483.1봉에 올랐으나 울창한 잡목 숲에 가려 안개 짙은 날씨에 그나마 조망을 즐길 수도 없다.
(10:50) 묘지들이 있는 내림길을 거쳐 꽤 넓은 오솔길을 지난다. 양켠에 마을이 가까운 모양이다.
편한 걸음으로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거치니 멋진 가족납골묘를 꾸며 놓은
산정말 고개에 내려 선다.(11:13) 오른쪽 웃전가을 마을 옆의 작은 저수지가 반짝인다.
임도를 건너 무성한 숲 속으로 다시 들어가니 햇살을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 서면서 오른쪽으로 잠시 방향을 바꾸고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무성한 잡목 숲 길에서 취나물을 채취하는 재미로 조망을 대신한다.
다시금 양켠 마을로 이어지는 듯한 고갯 길 절개지를 건너 묘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꽤 넓은 임도를 따른다.(11:40)
잠시 후 직진 길에 큰 나무를 막아 놓았다. 왼쪽으로 거의 유턴하다시피 꺾어 오르는 오름길이다.
앞서 간 대원 3명이 이길로 직진해 간 것을 조금후에야 알게 된다.
10여분 만에 백족산 분기봉 오른쪽 사면을 따라 내려서면서 철사줄로 만든 경계선을 잠시 따른다.
무슨 농장이라도 있는 것일까..작은 봉우리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조금전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은
대원의 전화를 받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기다리기로 한다.(11:55-12:30)
(돌탑고개)
푸짐한 쌈밥 점심을 즐기며 한남금북길의 조망도 없는 잡목 숲의 무더위를 식히고 선두산 정상을 향해 오르기전
넓은 비포장 임도에 내려선다.(12;46) 한시울마을과 북영농장을 이어주는 길인 것같다.
선두산 직전 525봉까지 급경사 사면길을 치고 오르자니 식후 숨가쁜 걸음이 고달프고 잦은 멈춤이 이어진다.
15분 남짓을 계속 치고 올라 전위봉을 지나고 잠시후 先頭山에 오랐으나 온통 키 큰 잡목으로 뒤덮힌
채 아무런 조망이 없다.(13:00) 정맥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인 '준.희'님의 새하얀 표지판이 녹음 속에서 빛난다.
부디 건강한 걸음으로 마루금 산산골골을 누비며 먼저 가 계신 님의 영혼과 함께 행복하시기를..
왼쪽 내림길 능선이 꽤 길게 이어지고 간간히 눈에 띄는 진달래 꽃 잔상이 올 봄을 돌이킨다.
김소월의 이름이 떠오르고 그님의 장인이 '임꺽정'을 쓴 청주 태생 홍명희라 했던가...
20분 남짓 긴 내림길 끝에 낮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돌탑고갯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13:20)
이곳이 안건이고개인줄 알았다.
(선도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작은 봉우리를 두어개 다시 넘어선 후에야 안건이고개 팻말이 있는 네거리 안부를 지난다.(13:40)
다시 꽤 급해지는 오르막길을 길게 올라 480봉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선도산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능선을 따른다. 어렵지 않은 오름길을 길게 이어 가며 전위봉(525봉) 삼거리에서 왼쪽 말구리재 길을 버리고
오른쪽 긴 능선을 밟아 先到山 통신탑에 올라선다.(14;10) 월오동 보살사를 품에 안은 청주 제1봉이라 했던가..
잠시 휴식 후 오른쪽 내림길을 밟은 후 조금씩 고도를 낮추는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 서면서 계속 오른쪽 내림길을
택하니 꽤 넓은 수레길을 만나 수레너미 마을에 내려서고 현암삼거리에 닿는다.(15:00)
512번 지방도에 상당산성고개를 지나 다니는 차량이 매우 많다.
오른쪽 낭성면의 휴일은 그렇게 청주 고을 사람들의 나들이 행렬로 바쁜 역사를 실어 나른다.
(수레너미마을의 200년 보호수)
주위를 살피니 아무래도 현암삼거리는 왼쪽 능선길에서 공원묘지 뒷 능선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의 끊어진
상처에 따라 우회로임에 틀림 없다.후미조의 도착을 기다리며 수레너미 마을 안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220여년이라고..이곳도 전국 곳곳에서 보이는 우암 송시열의 자취라면 300여년이 되는데..
낭성면 부근에는 단재 신채호 선생 유적지가 있다고..일제시대 朝鮮民事領을 거부한 채 1936년 여순 감옥에서
해방을 보지 못하고 숨져가신 탓에 아직도 無國籍者라고..부끄러운 행정의 고집들이로고..
해방 후 귀래리에 암장의 비운을 맛보고 이제 사당이라도 마련했으면 그 후손들의 치적을 도울 수 있어야지...
삼국시대 이래로 낭성(娘子谷城)의 비운이 가시질 않는구나..
(것대산 정상에서)
(15;10)현암삼거리에서 후미조를 기다려 더위에 지친 일부대원들을 쉬게하고 산성고개까지 한시간여의
나머지 것대산 구간을 향해 512번 도로를 따라 홍고개로 오른다. 홍고개 오른쪽 송전탑 봉우리를 거치는 등로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왼쪽 도로변 가로공원 숲속으로 들머리를 찾아 오른다.
잡목 숲을 헤치고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왼쪽에 크게 꾸며 놓은 모 은행장의 묘지로 통하는 임도를 만난다.
묘비 뒷 부분에 새겨 놓은 글귀 처럼 먼 훗날 그 영광과 오욕이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으나,
오늘날 흔한 벼슬치고는 너무 화려하다.
왼쪽 오름길을 거쳐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면서 오른쪽 능선을 따르다가 왼쪽 공원묘지 쪽으로 잠시 급한
내림길을 밟는다. 자그마한 면적들에 질서정연한 공원묘지가 숙연함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묘역 능선 오른쪽 윗단을 지나 숲 속 길로 찾아든다.(15:35)
(것대산 봉수대)
작은 묘역들이 즐비한 편한 능선길을 지나고 임도를 따르니 큰 묘역에서 잠시 길이 헷갈린다.
왼쪽 잡목 숲으로 난 등로를 힘겹게 찾아 403.6봉에 올라선다.(15:54)
오른쪽 철사 펜스를 따라 내려서니넓은 묘역을 지나 현양원으로 넘어가는 포장도로를 건넌다.
급경사 절개지를 힘겹게 기어 올라 통신시설을 지나고 꽤 숨가쁘게 두어개의 봉우리를 넘어서서
것대산 활공장 정상에 다다른다.(16:10)
정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남쪽 청주시가지를 내려다 보면서 낙가산을 향해 포즈를 취한다.
오른쪽으로 난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봉수대 앞마당 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차량들이 올라와 있다.
이 땅의 중심을 차지한 봉수대가 너무 초라하게 복원되어 있다. 봉수대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10분 남짓
내림길을 밟으니 상봉재에 내려선다. 왼쪽 샘터에서 발원한 무심천이 금강을 만나겠지..(16;30)
(상당산성 )
상봉재 안부를 건너 잠시 오름길에서 젊은 나이에 장기를 기증하고 멀리떠난 영혼을 기리는 추모비를 만나고
오른쪽 산성고개로 향하는 긴 능선길을 10여분 밟아 출렁다리로 건너고 상당산성으로 향하는 고갯길에서
오늘의 여정을 접는다.(16:42) 현암삼거리 묵밥집에서 미리 마련한 생닭백숙으로 조류독감을 극복한 후 ,
낭성 도장골의 비극을 떠올리고 신라 진흥왕과 백제 성왕의 역사를 되씹으며 河臨宮을 떠난다.
(산성고개 출렁다리)
<영오(詠誤)> 단재 신채호
我誤聞時君誤言, 나는 그릇 듣고 그대는 그릇 말하고
欲將正誤誤誰眞. 그릇된 것 고치자 한들 어느 누가 진짜인지
人生落地元來誤, 인생이 태어난 게 본시부터 그릇된 것
善誤終當作聖人. 그릇된 것 잘 쓰면 그게 성인이 되네 그려
한나라 생각 / 단재 신채호
나는 네 사랑
너는 내 사랑
두 사랑 사이 칼로 썩 베면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줄줄줄 흘러내려 오리니
한 주먹 덥썩 그 피를 쥐어
한 나라 땅에 고루 뿌리리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봄맞이 하리.
[1910년 조선병탄(倂呑)후 압록강을 넘으면서 읊은 시.]
5/27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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