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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한남금북(08)·完了

4/27국사봉(벼재-추정재)구간종주-한남금북4차

by 道然 배슈맑 2008. 4. 25.

 

(산행 시간표)

 

4/27(일)  06:50     신도림

             09:40      벼재    출발   

             10:00      대안리 고개             1.0km

                          -475봉-460봉

             11:30      쌍암재                    3.5km

             12:00      식사후 출발

             12:15      새터고개                 1.0km

             12:47      525봉

             13:20      602봉

             14:20      살티재                    4.5km

             15:12      국사봉                    1.5km

             16:10      추정재                    3.5km 

                       6시간 30분               14.5km

(추정재의 봄)

(4/27 06:50) 신도림으로의 출정이 오랜만에 여유롭다. 전날 토요산행은 일기가 좋질 않아 취소되고, 모처럼 주말 하루를 푹 쉬고 나니 일

찍 잠도 깨고, 무엇보다도 지난 주말 양일간에 걸쳐 금남정맥을 무사히 끝내고 나니 5월달의 바쁜 스케쥴이 정리되어 마음마저 한가롭다.

지난 주와는 달리 날씨마저도 오늘은 서늘하여 등산에는 딱 알맞은 기온이다. 도담산우 11명을 태운 정맥길 안내버스가 대청호 I.C.를 벗

어나 시원스런 초개골 쌍암저수지를 지난다. 한가롭게 낚시하며 즐기는 봄소풍이 그리운 건 산우들도 방학을 바램이리라...무슨 명산 탐

방도 아닌 잡목 우거진 마루금을 헤치며 이렇게 수없이 오르내리는 맥길을 좇아 벌써 3년을 함께 걸어가는 산우들의 가슴마다, 단지 바램

이 있다면 백두대간을 이어 온 민족의 정기가 가득하여 훗날 이 땅에 살다 묻히는 그날을 영광으로 느낄 수만 있기를..

 

 (벼재마을의 아침)

바깥대안리 3거리에서 왼쪽 성티리 벼재마을 고갯마루에 닿아 산행채비를 서두른다.지난 구간에서 남겨 두었던 424봉이 유난히 뾰죽산으

로 코 앞에 다가오고 오늘 첫 걸음부터 워밍업이 만만치 않겠다.절개지 오른쪽 인삼밭 옆으로 난 들머리를 찾아 오른다.(09:40) 묘지를 지

나 잠시 오른쪽 마루금을 찾아 오르면서 편안한 능선길을 밟으며 연달래 수줍은 웃음도 즐기는가 싶더니 이내 나타나는 된오름길에서 10

여분을 급경사에 코를 박는다. 곳곳에 암반이 드러나 있는 경사길을 힘겹게 올라서서 제단이 있다는 정상 직전 왼쪽 내리막길을 10분 남

짓 다시 급하게 내려선다. 특이하게도 마루금을 줄지어 너댓개의 무덤들을 일렬로 모셔 놓았다. 아무래도 좋은 맥을 찾아 올랐지만 과연

후손들이 감당해 낼 수 있을까..다행히 맥길이 곤두박질치면서 서낭당 고개 대안리 수레너미마을 어귀에 내려선다.(10:00)

 

 (대안리 능선에서 지나온 능선들을 바라보며)

대안리 고개 19번 도로 건너편에 정맥팀 서너명이 자가용을 세워 놓고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속리산 쪽으로 올라가는 방향인듯..

대간을 중심으로 강어귀에 맥을 닿하는 모습을 보고자하는 우리들과는 또 다른 뜻을 가진 모양이다.아무려면 어떠랴..오른쪽 안대안 마을

을 내려다 보며 편안한 능선길을 타고 오른다.370봉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 후 급한 된오름이 다시 시작되면서 오늘 산행의 초반이

두번 연속으로 심하게 산객들을 다스린다. 충청도 산이라고 만만한 것은 아니랜다..매우 조심스럽고 위험한 직벽 암릉을 기다시피 긁어

올라 490봉 능선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른다. 자칫하면 역산행에서는 방금 올라 온 급사면을 놓치고 직진하여 성티리 마을로 향하

기에 딱 알맞다. 90도 왼쪽으로 꺾이는 남쪽 능선으로 발길을 이어간다.(10:40)

 

 (서낭당나무)

왼쪽 봉우리를 넘어서니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진다. 얼마나 힘겹게 올라왔는데..결국 대간 정맥길이란 시간과의 싸움뿐임을 깨닫는다..

고도를 한꺼번에 낮춘 후 서낭당 안부를 지나면서 고만고만한 낮은 봉우리를 서너개 오르내리며 편안한 트래킹도 맛본다. 곳곳에 함초롬

히 피어난 산철쭉 연달래에 포즈도 취해 본다. 한적한 숲속의 트래킹은 명산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맛이다..수수한 시골 여인의 정감을 느

낀다. 남쪽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금적지맥 분기봉(440)에서 오른쪽 사면을 타고 급히 떨어지기 시작한다.(11:10) 20분 남짓의 긴 내림길

과 복숭아 과수원으로 개량하고 있는 인삼밭 오른쪽 농로를 따라 쌍암재(동저울 고개) 571번 지방도에 내려선다.(11:30) 맞은편 언덕 묘

소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쌍암재-동저울고개에서)

(12:00)점심과 휴식을 즐기고 묘소 오른쪽 능선길을 찾아 오른다.오른쪽 음지말과 안쪽 양지말을 차례로 내려다 보며 잡목 숲을 편하게

지난다. 가시덤불 우거진 언덕을 비켜올라 마루금 왼쪽 사면을 베고 누운 채 잘 꾸며진 큰 묘소들을 차례로 지난 후 범용사로 넘어가는

새터고개 포장길을 건넌다. 길 아래 넓은 터에 철골 건축이 한창이다. 부디 훗날 마루금을 차지하는 일은 없기를..이런 곳엔 건축허가도

잘도 나는 모양이다.(12;15) 도로를 건너 묘지터 옆으로 난 숲길로 접어든다.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며 서너개의 전위봉을 거쳐 산철쭉 흐

드러지게 꽃피운 오름길을 밟고 500봉에 다다른다.(12:36)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0여분을 다시 된오름을 거쳐 525봉 팔봉지맥 분기점에

올라선다. 서쪽 피발령(皮盤嶺)을 거쳐  대청호 금강으로 이어지는 맥길이다. '단군지맥'이라는 아지못할 비석이 세워져 있다.(12;47)

피발령은 수리티재(車嶺)와 더불어 梧里大監 李元翼의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 오며 조상들의 해학이 깃든 이야기 속에서 비록 계급 차별

의 시대에 양반과 나졸간에도 인간적인 유머를 발견한다.

 (양지말) 

 지맥 분기봉에서 오른쪽 내리막을 꽤 심하게 내려와 마주하는 봉우리를 두어개 넘어 돌무덤이 흐트러진 고갯길 안부를 지난다. 이후로

된오름을  계속하면서 서너개의 봉우리가 점점 고도를 높혀가며 이어진다.오른쪽 소나무가 울창한 사면에는 목장이 조성되었는지 철선으

로 길게 경계를 이루며 마루금을 따른다. 멧돼지 방책인지, 인간방책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밤중 산행에는 조금 위험스럽다.마지막 602.1

봉을 오르기 직전 왼쪽 전위봉을 거쳐 급한 경사를 치고 올라 잡목으로 뒤덮힌 내암산(602) 삼각점 정상을 지난다. 두릅 몇개 따는 재미도

맛본다.(13:20) 우거진 잡목 사이로 지나온 능선길이 하얗게 피어 오른다..속리산은 하얀 햇살 속에 봄안개로 퍼지면서 멀리 숨었구나..

 

 (602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봄)

오늘의 최고봉을 넘어서서 왼쪽으로 내림길을 밟으며 오름길과 달리 매우 편안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간다.마주

하는 봉우리를 직진하는 등로는 지워지고 오른쪽 사면을 타고 마루금을 이어간 후 두어개의 낮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왼쪽 까치내 마을 내

림길이 갈라지는 545봉을 지나면서(14:00) 서서히 오른쪽으로 휘어져 이어지는 마루금을 향한다.멋드러진 소나무와 커다란 입석바위를

거치면서 날카로운 석영 암릉길로 이어진다. 두어개의 낮은 봉우리를 가볍게 넘어 왼쪽 살티마을로 이어지는 살티재에 내려선다.(14:20)

오가는 안부에서 무슨 소망을 빌었을까..돌탑을 쌓아가는 내림길에서 힘들어 보이는 여성대원 두분을 탈출시키며 보살펴 줄 대원도 함께

심곡사를 찾아 내린다. 즐거운 계곡산행이 이어지기를..

 (입석대)

 국사봉을 향하는 오름길도 그리 가파르지는 않아 475봉 편안한 사면길을 거쳐 오른쪽 521봉을 쉽게 오른다. 점점 우거지는 녹음 속에서

비록 조망은 가려졌으나 마주하는 봉우리들의 높이가 짙어진 나무 숲 만큼이나 높게 보인다. 누군가 그래서 5월에는 산이 커진다고 노래

했던가..이어지는 암릉길을 된오름을 겪은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암릉길의 오른쪽 사면을 더듬고  두어개의 전위봉

을 거쳐 국사봉 직전 헬기장에 올라선다. 모처럼 시원스레 조망되는 동쪽 속리산을 바라다 본다. 지나온 길의 암반들이 숲과 어울리며 서

로를 빛낸다. 국사봉 팻말 아래서 마지막 막걸리 한잔에 피로를 씻어 본다.(15;12) 날씨가 점점 흐려지며 한두방울의 빗방울에 스산함을

느낀다.아직도 春寒이 남았던가..왼쪽으로 이어지는 내림길이 급한 경사를 이룬다. 

 

 (국사봉)

고도를 낮춘 521봉에서 좌우로 분가하는 능선길을 만나고 왼쪽 능선을 택하여 내림길을 밟는다. 천천히 고도를 낮추며 왼쪽 추정리 마을

넘어 다음 구간의 마루금이 물결치는 백족산 어귀를 함께한다. 긴 내림길의 봉우리들을 두세번 반복하고 절골에서 내려오는 포장임도에

내려서서 추정재 32번 국도까지 이어 걷는다. 넓은 국도로 인해 마루금이 끊어진 채로 어쩔 수 없이 다음 들머리는 맞은편 머구미 마을을

지나서 다시 마루금 찾는 수고를 필요로 할 것 같다. 용창공예 앞 마당에 흐드러진 꽃 속에서 해학스런 조각들을 즐긴다.(16:10) 지난 주

와는 달리 날씨가 덥질 않아 갈증도 못느끼고 땀도 많이 흘리지 않아서 좋다. 마당 끝 솟대위로 맥길을 함께 걸어 온 영혼의 쑥국새가 날

아간다.

 

 (다음 구간을 마주하며) 

백족산 아래 상야리 교육연수원 입구 식당에서 탈출팀이 채취한 취나물에 구운 돼지갈비를 쌈으로 즐기니 가히 신선을 흉내 냄이라..

어느새 청주땅이 가까운 청원군에 들어 섰구나.이제 상당산을 거쳐 남한강과 금강 상류 무심천을 가르면서 북쪽으로 향하는 올 여름이

다가오겠지...부디 무탈하게 정맥길을 이어가 두루두루 내 땅을 탐사함에 소홀함이 없기를 새삼 다짐한다.

 

나는 죽어 쑥국새 되리라

이 강산 모든 땅 위를 날며, 햇살 빛덩이를 찍어물어,

집집마다 토담마다 가슴마다 묻고 심고 심고 묻는...     - 녹두장군 비석 獻詩-

 

 (솟대)

 

 4/30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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