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도상거리
8/23 23:30 신도림 출발
24:00 양재
8/24 02:50 보천고개
03:30 보천고개 출발
04;30 가정자 마을 2.8km
(1시간 알바)
06;10 행태고개 1.5km
08:20 삼실고개 4.3km
09:20 (식사 ,휴식 후 출발)
10:10 돌고개 1.8km
10:40 본테고개
11:20 구례고개
12:20 보현산 4.9km
12:40 승주고개 1.0km
13;20 401봉 2.6km
14:00 346.3봉 2.0km
15:40 꽃동네
16:05 소속리산 3.7km
17:12 345.8봉
17:40 21번도로(봉곡리고개) 3.3km
14시간 10분 27.9km
(보천고개 느티나무 아래 야식)
(8/23 23;30) 신도림을 출발하여 양재역을 거치고 7명의 대원들은 마지막 여름 밤을 지새울 음성 땅으로 향하면서도 올림픽 야구팀의 우승과
태권도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흥분된 기분으로 장거리 산행에 대비한 휴식도 취하질 못한 상태이다. 금왕(무극)을 지나 음성 터미널
옆 골목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불러 행태재 지나 보천고개로 향한다.처서를 밝히는 하현달은 밝은데 오전까지 내린 빗물에 흠씬 젖은 늦여름
잡목가지엔 빗물보다 굵은 물방울이 맺힌채로 산객을 맞이하니 오늘 첫 들머리 밤길이 만만치 않겠구나.. 느티나무 아래에서 새벽을 걸어 갈
원기를 채우며 30여분 축축한 야식을 즐긴다.(8/24 02:50)
(동트는 가정자 마을)
(8/24 03;30) 축국히 젖은 고추밭가를 들머리 삼아 통신안테나를 지나자 마자 묘지를 스치며 가시덤불 속으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마른
날씨에 금새 젖어드는 옷자락을 숨길 여유도 없이 엉뚱한 우중 산행이 벌어지니, 짧은 단화를 신고 가야 할 먼길이 얼마나 내 불쌍한 발바닥
을 퉁퉁 불릴 것인가..계속 이어지는 급경사 길을 랜턴으로 밝히며 꽤 큰 묘소들을 지나며 370봉 능선길에 올라선다.(03:50) 음성/괴산 경계선
을 이루는 동쪽 오대산 능선길을 버리고 90도 서쪽으로 꺾어 나아가니 378.5봉 오늘의 첫 주봉에 오라선다.(03:55) 진행은 순조롭다. 왠지 차
에 두고 온 산행 메모지가 자꾸만 아쉽지만 선두에서 두세명이 의논해 가면서 미리 학습하며 외워 둔 갈림길들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 동이
트는 시간에 행치고개 까지만 제발 무사하기를...
(가지산이 보이는 개활지)
378.5봉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오른쪽 급한 내림길을 미끄럼 타고 내려 가면서 무성한 잡목과 풀섶을 지나면서 온통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
었다. 급한 내림으로 물고리고개를 지나고 오르막에서 조심스레 리본을 따라 좌우를 번갈으며 충북선 마송터널을 지나고 포장길 농로를 건넌
다.인삼밭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고 다시 시작되는 가시덤불 사면을 오른쪽으로 타고 올라 능선길에 올라선다. 왼쪽으로 능선을 따르
다가 풀섶에 가려진 내림길을 겨우 찾아내어 가정자마을 농로 삼거리에 내려서니 긴장했던 알바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고, 익혀 보아 두었던
표지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자신있게 마주히는 209봉을 건너 뛰기로 하고 농로삼거리에서 산허리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포장길을 걸어 간
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시골길을..잠시 축축한 발도 잊은 채 즐겁다..고행길의 시작일 줄도 모른 채 헤드랜턴을 끄
고 하늘을 우르러 보며 포장길을 흥얼거린다..(04:30)
(큰산 아래 행치마을-반씨 집성촌)
'광주반씨 납골묘' 앞을 지나면서도 별빛에 정신이 팔려 그냥 포장길을 걷다가 다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긴장을 하고 익혀 두었던 산행기를 떠
올린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수레길을 올라선다"...이 후의 1시간 동안 알바는 떠올리기 싫고...잊어버리는게 후답자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다시 생각나는 호남정맥길에서의 교훈으로 이 부분을 매꾸고 싶다..."밤길에 별빛을 사랑하지 말아라.."..오리농장..끊어지는 농로..능선 길을
찾아 보려는 무모한 시도..나침반..가시밭길..초조함..그렇게 날이 새기 시작했다. ...원위치..결국 1시간의 알바 끝에 내린 현명한 제 정신...
'광주 반씨 납골묘' 삼거리에 다시 돌아 오니..진행하던 처음 삼거리 갈림길에서 마주 보이는 오른쪽 언덕 오름에 작은 리본이..농로 들머리에
많이 달아 맨 리본들이 가지치기에 숨겨지고..결국 납골묘 왼쪽 오름길을 찾으면 간단한데..별빛이 유혹하는 바람에..(05;40)
(반씨 제실 -보덕루)
오대산 아래 상노리 마을들이 어슴푸레 동이 터오르는 시간에야 행치재로 넘어가는 작은 봉우리들을 서너개 넘어 서면서 지친 발품을 달래고
잠시 막걸리로 목을 추긴다. 이어지는 짙은 가시 덤불과 싸리나뭇잎의 물세레를 받으며 거미줄 마저 새벽 길을 성가시게 만든다.북쪽 가막산
이 훤히 보이는 상노리 개활지를 지나고 서너개의 그리 높지 않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리니 다시 넓은 묘역에
남쪽으로 마을이 보인다. 이어지는 고개를 넘어서고 경계철선을 따라 한 고개를 넘어서니 오른쪽 석재공장 절개지를 만나 왼쪽 내리막을 타
고 36번 국도 앞에 내려선다. 오른쪽 지하통로를 건너 휴게소 왼쪽 옆으로 진행하는 마루금을 잠시 벗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집터
를 찾아 행치 마을로 들어 선다.(06:10)
(반씨 가계도 앞에서)
시골에서 자란 한 고등학생의 꿈이 실현된 유엔사무총장..물론 이 땅의 공무원으로 자라 대한민국의 큰 힘을 빌리지 않았으랴 만은, 유엔이라
는 무대에서 인품을 검증 받고 온 세계인이 믿고 맡긴 자리이니 영광스러움엔 틀림없다. 부디 오늘의 영광이 훗날 이 땅에 돌아 와 소인배들
에 등 떼밀려 정당에 가입하고 대권 가도에서 멍들지 않는 인생이 되기를 바라면서 기념을 남긴다. 새벽을 갈고 있는 마을을 떠나 큰산(보덕
산) 오름길을 찾아 반씨 종중 묘지가 화려하게 자릴 잡은 동네 뒷산 왼쪽으로 발길을 돌린다.(06:20) 휴게소에서 넘어오는 왼쪽 마루금길을
만나는 고개에 올라서니 지나 온 상노리 오대산 능선에 밝은 해가 솟아 오른다. 행치 마을의 영광을 담으며 서둘러 오른쪽 급한 경사를 타고
큰산으로 향한다. 무척 빡센 오름길을 20여분 쉬질 않고 줄달음 쳐 본다. 아직은 체력이 견딜 만하다. 긴 잡목 숲에서 잠시 벗어 난 된오름이
상쾌하다.
(큰산 아래 보광산 방향)
(06:45) 통신 안테나와 무인카메라가 크게 자릴 잡은 큰산 정상에 오르는 동안,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이 느껴오는 남쪽 들녘의 정경이 비개인
아침의 구름들이 어우러져 화려하게 다가온다. 힘든 걸음을 쉬질 않고 서둘러 정상에 발을 올린다.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 온 영광스런 행복
을 느낀다. 그래..이 맛이야..속리산에서 시작된 정맥 길이 구름 속에서 높고 낮은 봉우리를 차례로 밀어 올리며 지나 온 산객에게 아는체를
한다. 구봉산, 선두산, 좌구산,보광산,.....줄줄이 겹겹이 늘어선 아름다운 마루금을 살피며 긴 휴식을 취한다. 한 잔 막걸리와 함께...
(지나온 한남금북 마루금이...)
행티재를 내려다 보며 보천역을 지나는 충북선 기차 소리를 느낀다. 漢錦嶺이라 했던가..한강/금강을 가르는 이 고갯길에서 물방울 아닌 또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이별을 맛보아야 했던가..잠시 이승에서의 헤어짐이라면 살아 생전에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있으련만..이념이 갈라 놓은
생사의 이별을 두고 누군가가 낭만을 떠 올릴 것인가..울부짖는 정리를 외면한 채 서로의 목숨을 빼앗을 그런 용기를 누가 가져다 준 것일
까..무념 무식의 배고픔을 외면한 잘난 정치꾼들의 농단을 거부하질 못한 탓일까..북쪽 부용산 아래 혈전의 장소에 마련된 승전 기념비에 부
디 훗날 화해와 용서의 꽃이 피어 나기를..그리하여 전장에서 피어난 여선생과 초급장교의 사랑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슬픈 이야기들은 잊혀
지기를..
(큰산 내림길의 축복)
(07:15)큰산에서의 긴 휴식(30분)을 끝내고 왼쪽 임도를 따라 벌목지대를 길게 내려선다. 큰산을 넘어 오는 아침 햇살이 빽빽한 잡목 가지들
을 뚫고 축복처럼 쏟아진다. 정상에서의 운해와 밝은 햇살에 오늘 산행의 어려움도 충분히 보상 받는다.임도 삼거리를 건너 다시 시작되는 벌
목지대를 올라서니 517봉 사향산 갈림길을 지나면서 오른쪽 급한 내림길을 밟는다.젖은 내림길이 매우 미끄럽지만 가시덤불 보다는 훨씬 낫
다. 이후 30여분 간의 삼실고개 내림길은 두어개의 봉우리를 넘어 서면서 최악의 가시덤불과 시야를 가리는 키 높은 풀섶을 헤치며 찢기고 미
끄러지고 온통 팔뚝엔 상처투성이가 되고 만다. 왼쪽 도로가에 사과 과수원이 있는 삼실고개 포장도로에서 따뜻한 해바라기를 즐기면서 아침
상을 차린다.(08:20-09:20) 젖은 양말을 짜내고 잠시나마 옷을 말린다. 한잔 이슬이가 오직 위안이 될 뿐..부디 더이상 가시덤불만 없기를..풀
섶 맺힌 빗물에 젖어 퉁퉁 불은 발바닥을 내려다 보며.."신이시여..주인 잘 못 만난 내 발 만이라도 구원하소서.."
(삼실고개 내림길에서 바라본 돌고개직전 351.7봉 아래 초천리 마을)
(09:20)긴 휴식과 식사를 끝내고 삼실고개 도로 건너 넓은 농로를 따라 신천리 산길을 이어간다.큰 묘지 뒷쪽의 잣나무 숲을 넘어서니 다시 잡
목과 가시덤불이 앞을 가로 막는다. 힘겹게 풀섶을 헤치며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서 풋내고개 포장도로를 건너고,이후 계속 이어지는 산초나
무 가시덤불에 긁히면서 351,7봉 삼각점을 지난다.(09:50) 정말 정맥길 여름산행의 진수를 맛보는가 보다..지난 해 호남정맥의 사투가 떠오른
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면서 또 다시 한차례 싸리나무와 가시덤불을 헤치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 돌고개(516번도로)에 내려선다.
(10:10) 구도로로 향하는 삼거리에서 기진맥진한 대원들은 길바닥에 주저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선을 넘은 병사들처럼 무표정으로 변해
간다. 돌고개 도로 개통 기념비가 있는 구도로 들머리에서 마주하는 산길과 왼쪽 폐기물 매립장 도로를 두고 잠시 망설인다. 지친 대원들과
함께 도로를 따르면 조금 편할 것도 같은데..경기도 넘버가 붙은 청소차량 마저 버려진 삼거리에서 차라리 숲길이 그늘지고 나을 것 같아 오
른쪽 산길로 올라 선다. 다행히 가시덤불은 별로 없고 제법 소나무도 간간이 보이면서 등로가 점점 밝아진다. 걸음도 한결 빨라진다. 작은 봉
우리를 가볍게 넘어서고 왼쪽 공장에서 올라오는 고갯길을 건너 편안한 능선길을 걷는다.오랜만에 주위를 둘러보며 송전탑을 지나 본테고개
임도를 지난다.(10:40) 이 후 등로는 좌우를 번갈으며 편안한 능선길을 이어가면서 꽤 지루한 잡목 숲을 길게 걸어간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를 느끼며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구례고개(뱀거리고개) 포장도로에 내려선다.보현산 약수터 표석이 있는 나무 그늘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11;20)
(구례고개 보현산 입구)
보현산으로 오르는 임도를 따르며 마루금이 이어지는 295봉을 생략한다. 많이들 지쳐있고, 숲 길 생김새가 잡목으로 가득할 것만 같다. 3-4분
후에 소지명 유래비 앞에서 마루금을 이어가는 등로를 찾아 임도 오른쪽 숲으로 들머리를 찾으니 약수터로 직접 향하는 계곡길과 보현산으로
직접 향하는 사면길이 갈라진다. 왼쪽 급경사 사면길에서 된오름을 맛본다.결국 다시 임도에 올라서서 오른쪽 약수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물을 채운다. 그리 깨끗해 보이질 않으니 조심해야겠다.(11:40) 400.1봉도 생략하고 오른쪽 임도를 따라 마당산 고개에 다다라 오른쪽 山神祭
壇 옆으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으로 올라 선다. 잠시 급한 오름을 거쳐 보현산 정상으로 논란이 있는 483봉을 지난다. 다시 10분 남짓 편한 오
르내림으로 벌목지대 봉우리들을 사면으로 감아 돌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보현산 정상(481.9)에 올라 선다.(12;20)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부
용산 갈림길이 부용지맥으로 표지가 달려 있으니 아마도 감우재-사정고개를 거쳐 부용산을 돌아 넘고 수레의산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보현산에서 바라본 부용산)
보현산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비운다. 이제 두세시간 정도면 마무리 될 것 같아 아직은 체력이 버틸만 하다. 그것이 착각인줄
은 누가 알았으리오..10여분을 길게 급한 내림길을 밟는다. 군데군데 벌목한 나무 그루터기가 죽창처럼 버티고 있어 자칫 미끄러지면 매우 위
험하다. 승주고개(감우리고개)를 가볍게 넘어서고(12:40) 이어지는 375.6봉을 올라 선 후 편안한 걸음으로 너댓개의 봉우리를 쉬지 않고 오르
내리며, 벌목으로 드러누운진 나뭇가지들을 헤치면서 401봉 이정표에 올라선다.(13;20) 금왕리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급격히
꺾어지는 등로는 북서에서 남서로 방향을 바꾼다. 곳곳에 벌목 가지들이 널려 있어 진행이 성가시다. 소속리산까지 5.7km 표지만 믿고 아직
은 크게 걱정하질 않는다. 이 후로 346.3봉까지 이어지는 작은 오르내림으로 잔 펀치에 완전히 K.O.를 당하는 기분이다. 간간이 성가신 잡목
과 산모기,날파리떼를 털어가며 지루하고도 무더운 산길을 예닐곱 차례의 봉우리들을 거친 후에야 346.3봉 삼각점을 지난다.(14;00) 점점 허
기지고 새벽부터 부르턴 발이 아려 오기 시작한다. 대간 길 이후로 처음 맛보는 발바닥 통증이다. 문제는 모든 대원들이 먹거리와 물이 점점
바닥이 나고 있다.잠시 물 한모금씩 나눠 마시고 다시 소속리산을 향한다. 다시 이어지는 잡목 숲 길을 헤치면서 큰 고도차는 없지만 지루한
잡목 봉우리를 서너개 넘어 선 후에야 백야고개로 이어지는 임도 바로 옆 안부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원들과 탈출을 의논한다.(14:40-15:00)
(소속리산 오름길 기도터)
30분정도 걸릴 영성원(꽃동네)으로 탈출을 하느냐 1시간 정도 더 걸어 21번 국도 봉곡리고개까지 진행하느냐..다행히 선두대장을 비롯한 대
원들의 컨디션이 최악은 아닌 모양이다. 차량회수를 위해 선두대장을 먼저 출발 시키고 양말을 벗고 10여분 발을 식힌 후 다시 목적지까지 이
어 가기로 한다.(15:00)마주하는 언덕을 올라 작은 봉우리를 길게 내려서니 백야고개 포장도로에 내려선다.(15;20) 지나가는 차량이 부럽다..
절개지를 올라 다시 수풀을 헤치고 송전탑을 지나 능선길에 올라선다. 작은 성모상을 모셔 놓은 기도터에서 애잔한 인간의 祈求를 느낀다.
무릇 종교의 영역이야 내 짧은 식견과 신에 대한 적은 믿음으로 두루 이해 할 수는 없겠으나, 부디 영역을 넓히고 세속의 부를 차지하려는 저
급한 다툼으로는 발전하지 않기를..오늘날 각 종교인들의 외침을 보면서 비종교인으로 남아 있음이 참 다행스럽다. 편안한 오르내림으로 서
너개의 봉우리와 철탑을 지나면서 왼쪽 꽃동네로 향하는 내림길들을 거친다. 안부를 지나면서 마지막 벌목지대 급경사 오름길을 만나 사력을
다한다.왼쪽 영성원이 보이는 꽃동네 갈림 능선에 올라 배낭을 내리고 휴식을 취한다.(15:40) 소속리산은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
(봉곡리 고개로 내려오는 345.8봉 하산로)
영성원 갈림능선 마루에서 다시 20분 남짓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서고 나서야 소속리산(431.8) 삼각점에 올라선다.(16:05) 이제 얼마 남지 않
았겠지 하면서 아픈 발을 살금거리며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송전탑을 지나고 마주하는 봉우리 마다 마지막 345.8봉이기를 염원하면서 왼쪽 내
림길만 살핀다. 다행히도 소나무 숲을 이루는 등로가 잡목과 풀섶이 없이 고속도로다.한봉우리 지나고 오른쪽으로..또 한봉우리 지나고 왼쪽
으로..기다리재 안부를 지나는가 보다..또 한봉우리 넘어서니 꽃님이재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있다. 왼쪽으로 가면 21번 도로를 만나겠지..탈
출..망설임 끝에 다시 마주하는 봉우리를 넘어간다..또 아니다..또 한봉우리를 더 넘는다..아..345.8봉..(17:12)소속리산에서 1시간을 걸었다..
잡풀에 가려진 삼각점을 확인하기도 싫다.
왼쪽 내림길을 서둘러 찾아 내려 급경사 가시덤불을 헤치고 내려서니..인삼밭이 있다던 도로쪽 야산은 쓰레기 매립장 공사로 온통 파헤쳐져
도무지 길을 찾을 수가 없다..음성군은 공장 유치에만 열을 올리지 대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거룩한 맥길을 이렇게 무시해도 잘 되리라
여기느냐..공사장 직원에게 내림길을 물어 왼쪽 주유소가 있는 마을 길로 내려선다..아무 생각도 없다..다시는 음성군 산길을 걷고 싶질 않
다..지친 산 나그네에게 물 한모금 인색한 '바리가든' 주인 할머니는 충청도 인심을 잊어 먹은 모양이다..피곤한 발길로 차량을 회수하여 대원
들을 보살피는 선두대장에게 더욱 미안하다. 운전 때문에 시원한 맥주 한잔도 못 마시고..그렇게 긴 산행을 마무리하고 고속도로로 향하는 길
목에서 휴일날 문을 연 식당을 겨우 찾아 고픈 배를 채운다..
(삼실고개 과수원)
[漢錦嶺 휴게소가 열리는 날]-정재록
잠든 영혼이 번쩍 눈뜨다
초망을 흔들어 이슬을 털 제
눈부신 섬광에 오색 무지개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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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방울진 물 한 점이
한강과 금강으로 등돌린 회한의 고개에서
헤어진 임은 황해로 갔나니
임을 찾아야 한다.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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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칫 하늘을 보라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자유로이 떠 다니는 저 구름에
백의 민족의 소원인 남북통일이 실려 있지 않는가.
숨을 돌려
갈잎의 갈채에 감성어린 콧노래를 얹다.
산나리가 혼불 피워 열정 태우는
한금령 마루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그리운 사람이
걸음을 멈추어 세월을 잡도다.
8/27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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