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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금북정맥(09)·完了

5/17 국사봉(차동재-와고개)구간종주-금북정맥6차

by 道然 배슈맑 2009. 5. 13.

 

 

 

  

(산행  시간표)

5/16   23:20     강서구청

         24:00     양재역

5/17   03:00     차동재 

         03;30     차동재 출발

                     (361.3봉 직전 10분 알바)

                     성황당고개

                     (374봉 임도 부근10분 알바)

         05:28     장학산                  4.2km

                     천종산                  1.7km

                     천봉 삼거리-야광고개

         06:26     서반봉

         07:04     사점미재

         07:22     국사봉 직전 헬기장(아침식사, 휴식 40분 )        

         08:04     국사봉                  3.3km

         08:15     454봉 십자가봉

                     (이후 10시방향 벌목지대 내리막 20분 알바)

         09:49     424.5봉

         10:07    운곡고개               4.5km

         10:30    금자봉                  1.2km 

         11:00    분골도로

         11:30    645도로                 3.6km

                   8시간               18.5km

 

 

내 작은 눈으로 

온 천지를 둘러봐도

벽처럼 갇힌 오늘을 뚫고

공주땅 유구읍 차동고개를

두드리며 새벽을 깨운다.

 

이 땅의 온갖 시름들을

뉘라서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깨끗이 치워줄꼬...

땅 파고, 길 내고

저리 싱싱 달리는 고속도로가

만 백성 등불 꺼진 방안을

어찌 따뜻이 데워줄꼬..

 

온 놈이 온 말로 백성을 구슬려도

주인을 잊은 채 사탕발림이라면..

여름 한 철 못 넘기는 

메뚜기 같은 패거리로 남아

아서라 그 어둠이 걷히는 날

부끄러워 무엇으로 얼굴 가릴건가..

 

에라 차라리 만사 잊고

장학산 기슭을 스며드는

안개비 속으로 나아가

훠어이 춤추며 걸어 오르는

칠흑의 산등성이 어둠 속이 낙원일까..

축축히 젖어오는 절망이

내 온몸을 무겁게 감싼다..

야광고개 너머 서반봉을

떨게하는 찬 비바람에 

짧은 하룻 밤도 이리 추운데..

百年 인생을 바랄건가,

하물며 千年 山을 깨달을까..

 

내 좁은 새 가슴으로

칭찬에 울고 웃다가

마른 날 기다려 산길 걸어가서

어느 세월에

山과 더불어 춤 출거나..

그냥 잊고 젖어드는 수 밖에..

 

 

사점미재 안부의 아침은

이리 평온하건만  

이 길 끝간 데 방황의 끝도 보이려나..

저 산 아래 우물 속에는

진보와 보수가 밤새 싸우고

수구니 개혁이니 부질없는 투쟁을

인간 본성이라 우기는데..

내가 있어 네가 있듯이

네가 있어 내가 있음을..

 

내 비록 지금 이 길이

추울지라도

살아 있음을 느끼는

생명의 떨림이 좋아라

죽은듯이 웅크린

구들목 속의 논리 보다는.. 

 

 

知之不如好之라..

아는 것은 즐김만 못하다 했는가..

내가 이 산길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그냥 이처럼 넓고 큰 길 보여

즐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무심코 밟아 내린

국사봉 지나 십자가봉 내림길이

갔던 길 돌아 오르니

어두운 밤길에

눈뜨면 무엇하리

그냥 눈 감은 채

한밤을 즐길 수 밖에..

 

이 어둠속을 헤매는

내 짧은 머리가

어찌 영혼의 맥길을 깨달을 수 있으리..

차라리 내 뜨거운 열정으로

묻혀 나가면 어딘들 닿을 것을..

 

부지런한 인간들의 벌목이

어찌 자연의 숲을 꾸밀까..

제발 그냥 내버려 두라

하늘이 내린 길은

인간의 발도 감싸 안으리니

鶴 다리 길다고 자를소냐..

 

좋은 길 좋은 차를 타고

휭하니 돌아들면 고갯마루 닿을걸

저 빗속을 걷는 발품이

셋중에 둘만 알면 편할 것을..

딱하구나 어린 내 눈에는..

 

글로벌인가 지구화인가

내 고향 앞 마당

도리깨가 사라지던 날

두 팔 두 다리로

딛고 살던 '삶'이 사라지던 날

어둠 속으로 묻혔던

내 소중한 나침반이

봄 날 새 순으로

유구 十勝地 갈림 산길에 돋아난다. 

 

저 불탄 고사목도

하늘 길 등대인 것을..

오늘 스승의 날

어데 참 스승이 있어

제 한 몸 불태워

이리 되지 말라고 가르칠까..

일그러진 제 얼굴을 못본 채

자기를 배우라시면..

 

어느 정직한 부모가 되어

나를 닮지 말라 가르칠가..

오늘 우리 어른들이

이 땅의 온 세상을

자기 상품으로

팔기에 바쁘지 않은가.. 

 

 

두 눈 두 귀로

보고 듣는 것이 모자라

이 험한 길 가슴으로 걸어 내려

말 장난 책 놓은지 오랜 인생이

벅찬 느낌 전할 길 없으니

운곡고개 느티나무 아래

한숨으로 묻는구나..

 

키 큰 나무여

너는 어찌 쓸모 없는 모습을

터득하여 그리 오래 살았느뇨

저 아랫 세상

文明을 아니 배우면

오래 살거나..

 

 

금자봉 오름길 한 송이

華嚴의 꽃을 담으며

멀고 넓은 우주안에 어찌 이리

작은 별 땅에 내려 앉아

내가 꽃이 될까

꽃이 내가 될 것인가..

 

내 한 몸 실은 배가

저 안개 속으로 흘러 내려

어데 끝간데 없는 因緣의

세상에 닿는 날

빈배에 꽃 한송이 피울려나..

 

 

오늘 갈 길은 멀지만

내 앞세운 등대가

과연 어느 땅을 목표로 삼았던가..

내가 가는 이 길이

하늘의 뜻이라면

내일도 모레도

천년 후에라도

내가 걸을 수 있을 것을..

 

습한 추위와 어두운 안개를

즐기며 너울 너울 넘던 길

훗날 옳고 그름을 맡긴 채

발품을 쉬게 하는

와고개 문명길에

산꾼의 友情만이 남았구나..

 

 

 5/19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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