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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2007-10)·完了/금북정맥(09)·完了

5/5봉수산(곡두재-차동재)구간 종주-금북 5차

by 道然 배슈맑 2009. 5. 4.

 

 

 

(산행 시간표)

5/4   23:30  강서구청 출발

       24:20  양재역

5/5  02:50  주막거리   출발

      03:15   곡두재                               (1.2km)

      04:40   갈재                                  3.0km

      05:50-06;10   각흘재(휴식20분)       3.5km

      07:30   봉수산                              3.7km

      08:20-09:00  (능선상 아침,휴식)

      09:30   천방산                              3.2km

      11:00-11:30 극정봉                        3.6km

      12:25-12:35 절대봉 

      13:40   2194.2봉

      13:50   차동고개                           6.1km

                   11시간                         23.1km 

  

 (곡두고개 아래 주막거리 마을)

금강 북쪽 맥줄기 밟기

그 다섯번째..

천안 땅 지나 공주 땅이 정겹고나.

 

내가 걸어 가는 이 길은

나아가는(進) 것일까

돌아가는(歸) 것일까

아무튼 근본은 山길 이려나..

사람의 발길로 만든 것은 아닐 터..

道法自然이거늘..

 

곡두재 아래 주막거리는

새벽 잠에 빠졌구나..

 (646암봉)

이 땅을 스물거리는

억압의 굴레를 걷어내고,

허구의 걸침을 벗고

알몸으로 걸어 오르는

한 밤중의 발품이

코를 박는 된비알 넘고

갈재 포장길에 닿아

자본주의의 단단함을 밟는다.

어둠 속으로 산꾼이 사라진

산길은 산으로만 남았구나..

 (각흘고개)

말 많은 사람치고

제대로 아는 것 없다 했던가

새벽을 넘나드는 고갯길에

텅 빈 휴게소가 황량하구나..

 

차라리 모르는게 약이거늘

뉘라서 세상일을 제목 붙여 엮어 갈꼬..

사람이 아는 것은 그 작은 몸뚱아리 크기일 것

내 안에 있고 없음이 무에 그리 대수더냐.. 

 (봉수산 오름길)

무릇 이 길이 자연의 길(道)이라면

변치않는 걸음으로

내 몸 밖의 길일 것을 아서라

그냥 이끌어 가는데로 따르면

내 알 수 없는 무심의 발길로

그 곳에 닿으리라 

 

스치는 잡초들과

귓속을 파고드는 새소리와

내 온몸을 적시는 운무 속에서

나는 내가 누리는

자유를 깨닫고

아무런 차별 없는

인간의 삶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천방산 운무)

인적을 잃은 無爲의 숲 속을 걸어

저 새소리만 가득한 새벽을 걸어

이제 내 작은 눈 앞에 펼쳐진

황홀한 아침을 바삐 담아도 한 술일 것을..

차라리 축축히 젖어드는 안개 속으로

내 한몸 적시면 그만일 것을..

무엇이 착하고

무엇이 아름다울 것이런가

그냥 내버려둠이 훨씬 나을 것을

무심으로 걸어가

저 봉수산 너머 어느 언덕에서

내 환히 뚫리는 가슴을 열어 볼까..

 (탑곡리 운무)

산 길은 고요해서 좋다

말이 없어서 더욱 좋다

알 것도 없고

배울 것도 없고

뽐낼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아이야 내 말문을 닫은 지 오래니

아픈 몸짓으로

미친 척 하고 살아 온

내 발길 만을 기억하려므나

작은 머릿 속의 지혜를 잊고

금은보화 아니라도

한 줌 배를 채울

양식으로 만족할 수 있기를..

오늘 날 이 험한 세상에

무슨 뚱딴지의 변명이냐고..

돌고 돌다 보니 주린 배에

익숙한 잡초들의 恨일지라도

그 작은 고집의 욕심은 살아 남겨

거지같은 구걸 보담은

튼튼한 두 발로 땅을 파헤치리라..

 (봉수산 갈림봉)

쏟아지는 욕망의 홍수에 밀려

봉수산 기슭에 닿은 이 배도

이젠 잠시 여유를 찾는구나

無爲無事라 했거늘..

뭘 그리도 잡아 채려다

그리도 부끄러운 길을 걷느냐

난세를 살아 네 작은 의지 보였으면 그만이지

無慾을 잊었느뇨

아쉽고도 부끄러워라

끝없는 네 無知가..

허기진 배로 걸어 내리는

천방산길이 멀기만 하구나..

 (탑곡마을)

산은 말없이 나를 반기는데

물처럼 살라하던 님은 보이질 않구나

누굴 도울 힘도 없이

절로 되는 일도 없이

낮은 곳으로 떠날 준비도 안된 몸이

어찌 물처럼 살아

먼 바다에 닿아 그 님을 만날꼬..

떨쳐라 떨쳐 버리라

네 오랫동안 사사로이 파먹던

지식의 숙주에서 벗어나

기생의 덧없음을 깨달으라.. 

 (봉수산에서 바라본 남으로 향하는 정맥)

무엇이 정의롭고

무엇이 힘을 가져

이 땅을 지배하고 주인으로 살았더냐

굶주린 배를 안고도

한 술씩 모은 백성들의 양식으로

너희 잘 난 정치 모리배의

화려한 놀음을 차렸더냐

본디 주인인 백성들에게

돌려 주어라 그 힘을..

비록 약할지라도 그들이 주인이고

그 많은 백성들이 옳음이니라.. 

 (천방산에서 바라본 남능선)

오늘 이 땅에 발 딛고 살아

마음 비운지 오래거늘..

벗들 보듬고

함께 걷는 이들이 정겨워 이어 가는 길..

믿음 잃지 않는 말들로

각자의 뜻대로 부엉산을 넘어

자유인의 길이 되게하소서..

잘 학습된 걸음걸이로

밤 길 마저 잘 더듬고

어느 먼 길 끝에서

때와 장소를 초월한

나와 너를 두루 안으며

회한의 춤을 추게 하소서..

꽃이 아름답다고

그 잎을 내칠소냐..

네 잘난 지위와 권세도

그 주변을 감싸는 어린 백성의 몫이거늘..

네 잔인한 미소가 

저 여린 백성의 슬픔 속에서 나온다면..

부디 어린 그들에게

無所有를 가르치지 말라

네 배부른자들의 입에 바른 무소유는

숨겨진 권력을 토대로 하는 것을..

한 줄기 바람처럼

저 생명들의 숨결이 될지언정

없는 것은 아니어라..

 (극정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내 지나 온 길이

어느 누가 강제하질 않았듯이

내버려 두라

다들 잘 알아서 살고

살펴 갈 길 헤쳐가리니..

내가 내 자식을 믿고 맡기듯

백성을 믿고 따르면

정치란 쉬운 법..

저 산마루와 계곡은

세월이 만든 것이지

인간의 의지로 만든 것이 아니듯이

자연은 내 안에 함께 하는 법

부디 自然스러워라..

 (서재)

지금 네가 파 헤친

그 길목 어느 곳에서

조용히 어둠과 더불어 서식하던

바이러스라도 확산한다면

인간에 달라 붙어

에이즈 같은 재앙을 가져올 터..

제발 좀 그냥 내버려두라..

오늘 네가 찾는 편리함이란

내일 네게 굳어진 육신으로

작은 머리 조아리며

저 어둠 속으로 파고 들게할

불편이 될터인 즉..

 (서낭당 고개에서 바라본 명곡저수지)

한 낮의 고요함으로

저 바쁜 세상을 내려다 보고..

바쁜 걸음 멈추듯

내뱉는 말들도 사라진 능선에서

내 짧은 세치 혀로

무슨 인생사를 담론 삼겠냐마는..

내 타협 못하는 고집이

산 하나 넘을 때 마다 바뀔지라도

나는 다시 아이로 돌아 가고 싶구나..

그래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 해도

쪽 팔리지 않았으면 ...

 (차동고개)

 5/10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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