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5/16 23:20 강서구청
24:00 양재역
5/17 03:00 차동재
03;30 차동재 출발
(361.3봉 직전 10분 알바)
성황당고개
(374봉 임도 부근10분 알바)
05:28 장학산 4.2km
천종산 1.7km
천봉 삼거리-야광고개
06:26 서반봉
07:04 사점미재
07:22 국사봉 직전 헬기장(아침식사, 휴식 40분 )
08:04 국사봉 3.3km
08:15 454봉 십자가봉
(이후 10시방향 벌목지대 내리막 20분 알바)
09:49 424.5봉
10:07 운곡고개 4.5km
10:30 금자봉 1.2km
11:00 분골도로
11:30 645도로 3.6km
8시간 18.5km
내 작은 눈으로
온 천지를 둘러봐도
벽처럼 갇힌 오늘을 뚫고
공주땅 유구읍 차동고개를
두드리며 새벽을 깨운다.
이 땅의 온갖 시름들을
뉘라서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깨끗이 치워줄꼬...
땅 파고, 길 내고
저리 싱싱 달리는 고속도로가
만 백성 등불 꺼진 방안을
어찌 따뜻이 데워줄꼬..
온 놈이 온 말로 백성을 구슬려도
주인을 잊은 채 사탕발림이라면..
여름 한 철 못 넘기는
메뚜기 같은 패거리로 남아
아서라 그 어둠이 걷히는 날
부끄러워 무엇으로 얼굴 가릴건가..
에라 차라리 만사 잊고
장학산 기슭을 스며드는
안개비 속으로 나아가
훠어이 춤추며 걸어 오르는
칠흑의 산등성이 어둠 속이 낙원일까..
축축히 젖어오는 절망이
내 온몸을 무겁게 감싼다..
야광고개 너머 서반봉을
떨게하는 찬 비바람에
짧은 하룻 밤도 이리 추운데..
百年 인생을 바랄건가,
하물며 千年 山을 깨달을까..
내 좁은 새 가슴으로
칭찬에 울고 웃다가
마른 날 기다려 산길 걸어가서
어느 세월에
山과 더불어 춤 출거나..
그냥 잊고 젖어드는 수 밖에..
사점미재 안부의 아침은
이리 평온하건만
이 길 끝간 데 방황의 끝도 보이려나..
저 산 아래 우물 속에는
진보와 보수가 밤새 싸우고
수구니 개혁이니 부질없는 투쟁을
인간 본성이라 우기는데..
내가 있어 네가 있듯이
네가 있어 내가 있음을..
내 비록 지금 이 길이
추울지라도
살아 있음을 느끼는
생명의 떨림이 좋아라
죽은듯이 웅크린
구들목 속의 논리 보다는..
知之不如好之라..
아는 것은 즐김만 못하다 했는가..
내가 이 산길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그냥 이처럼 넓고 큰 길 보여
즐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무심코 밟아 내린
국사봉 지나 십자가봉 내림길이
갔던 길 돌아 오르니
어두운 밤길에
눈뜨면 무엇하리
그냥 눈 감은 채
한밤을 즐길 수 밖에..
이 어둠속을 헤매는
내 짧은 머리가
어찌 영혼의 맥길을 깨달을 수 있으리..
차라리 내 뜨거운 열정으로
묻혀 나가면 어딘들 닿을 것을..
부지런한 인간들의 벌목이
어찌 자연의 숲을 꾸밀까..
제발 그냥 내버려 두라
하늘이 내린 길은
인간의 발도 감싸 안으리니
鶴 다리 길다고 자를소냐..
좋은 길 좋은 차를 타고
휭하니 돌아들면 고갯마루 닿을걸
저 빗속을 걷는 발품이
셋중에 둘만 알면 편할 것을..
딱하구나 어린 내 눈에는..
글로벌인가 지구화인가
내 고향 앞 마당
도리깨가 사라지던 날
두 팔 두 다리로
딛고 살던 '삶'이 사라지던 날
어둠 속으로 묻혔던
내 소중한 나침반이
봄 날 새 순으로
유구 十勝地 갈림 산길에 돋아난다.
저 불탄 고사목도
하늘 길 등대인 것을..
오늘 스승의 날
어데 참 스승이 있어
제 한 몸 불태워
이리 되지 말라고 가르칠까..
일그러진 제 얼굴을 못본 채
자기를 배우라시면..
어느 정직한 부모가 되어
나를 닮지 말라 가르칠가..
오늘 우리 어른들이
이 땅의 온 세상을
자기 상품으로
팔기에 바쁘지 않은가..
두 눈 두 귀로
보고 듣는 것이 모자라
이 험한 길 가슴으로 걸어 내려
말 장난 책 놓은지 오랜 인생이
벅찬 느낌 전할 길 없으니
운곡고개 느티나무 아래
한숨으로 묻는구나..
키 큰 나무여
너는 어찌 쓸모 없는 모습을
터득하여 그리 오래 살았느뇨
저 아랫 세상
文明을 아니 배우면
오래 살거나..
금자봉 오름길 한 송이
華嚴의 꽃을 담으며
멀고 넓은 우주안에 어찌 이리
작은 별 땅에 내려 앉아
내가 꽃이 될까
꽃이 내가 될 것인가..
내 한 몸 실은 배가
저 안개 속으로 흘러 내려
어데 끝간데 없는 因緣의
세상에 닿는 날
빈배에 꽃 한송이 피울려나..
오늘 갈 길은 멀지만
내 앞세운 등대가
과연 어느 땅을 목표로 삼았던가..
내가 가는 이 길이
하늘의 뜻이라면
내일도 모레도
천년 후에라도
내가 걸을 수 있을 것을..
습한 추위와 어두운 안개를
즐기며 너울 너울 넘던 길
훗날 옳고 그름을 맡긴 채
발품을 쉬게 하는
와고개 문명길에
산꾼의 友情만이 남았구나..
5/19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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