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2003- )/2005년 05 5/1 북한산 의상-칼바위 by 道然 배슈맑 2005. 9. 3. 5/1북한산 의상-칼바위능선 산행기록 (의상봉강아지바위) (산행참가자) 김일상 대장, 배기호 필자( 2명) (산행일지)10:00 구파발역-10:30 백화사매표소-10:50 벙커위 제1쉼터바위- 11:10 제1슬라브 위 낙타바위-11:20 의상봉정상-용출봉-용혈봉- 12:00 증취봉-나월봉-12:30 나한봉-점심식사-13:30 출발-칠성봉- 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14:20 칼바위 갈림길-14:40 칼바위 능선 네거리-구천계곡-15:20 아카데미 매표소 (10:00)시간에 맞춰 도착한 구파발역 1번 출구..오늘따라 아무도 반겨주는이 없고, 날씨마저도 가늘지만 봄비가 뿌리는 회색의 아침이다. 이상하게 의상봉 오르는 날은 그리 날씨들이 썩 좋지 않은 기억이다. 몇분후 김대장이 나타나고 간단히 집합완료. 오늘은 단촐한 식구에다 아침나절의 비소식에 산행객들도 적어 속력을 좀 내도 괜찮겠다. 일단 나한봉에서 점심식사하기로 하며 1차 목표지점을 정한다. 백화사로 향하는 입구에는 화려한 봄을 장식하는 佛頭花가 만발해 있고 벚꽃은 이제 많이 지고 푸른 새잎으로 갈아입는 초목들 속에서 간간이 떨구는 꽃잎 하나가 보슬비에 적셔 지면서 짧은 영화로움이 시려보인다. 습도가 높아 평지 걸음에도 약간의 속도를 내니 땀이 흐르기 시작하는 무더위를 느낀다. 앞뒤로 산행객은 보이질 않고 푸르러지는 녹음 속에서 풋풋하게 다가오는 잎가지들의 냄새가 초여름을 느낄 만큼 한가롭다. 백화사 입구에서 능선 안부를 지나 1,2,3 벙커를 지날때 까지 계속 쉼없이 속보로 내달으니, 약간 흐린 날씨에도 간간이 뿌리던 촉촉함마저 땀방울로 범벅되어 흐른다. 20여분에 오른 1차 쉼터 바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암릉 슬랩에서 매달릴 팔힘을 점검한다. 지난 한 주 동안 여러 모임으로 음주 횟 수는 많았으나, 요즘 체중 조절에 신경을 쓴 탓에 몸은 한결 가볍다. 흐리던 구름들이 서쪽으로 점점 걷혀가면서 간간이 햇볕을 비추니 습기와 함께 매우 무더울 징조이다. (11:20)북한산 바위발 이론을 접한 이후로 이젠 습관적으로 흙길보다 암릉길의 촉감이 친근하게 느껴지며, 며칠동안 왼쪽 엉치뼈 쪽이 시큰거리던 것이 두세번의 로프 당기기를 마치니 한결 허리가 부드럽고 윤활유가 잘 돈다. 낙타바위 앞 슬라브 상단에서 휴식을 취하며 김대장 여학생의 정성스런 참외가 유난히 달콤하다. 아들, 딸 두자녀를 올해 대학 보낼 때까지 백일기도를 계속하며 佛事에 봉사하는 부산고녀 출신 청보화 님의 허리도 이렇게 바윗발 받아 건강하시길.... 의상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원효,염초,백운 능선이 화려한 암릉을 짙어가는 초록속에서 더욱 뽐내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의상능선 넢은 고개엔 바람 한 점이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했으나 무더위 속에서 짧은 키의 정상 소나무가 그리 도움이 되질 않는다. 오직 시간 단축을 하며 빨리 걷는게 치열이다. (12:00)용출,용혈, 증취봉 까지의 연이어지는 가파른 오름에 이미 온몸은 땀에 험뻑 젖었으나 김대장은 생기지도 않은 뱃가죽 기름을 실컷 빼겠다고 즐거워 한다. 평소 의상능선 산행보다 30-40분 단축되어 증취봉 아래 식사 터를 가볍게 지나치며 부왕동 암문위 성곽에서 잠시 휴식을 갖는다. 지난 주 부민옥 동기회 모임에서 많은 화제를 남기고...실로 많은벗들이 어린시절의 학창때 얼굴들을 마주하며 30여년을 뛰어 넘은 기억들이 소중하기에 변한 모습에도 놀라고 여전한 자태에도 더더욱 놀라겠지...아무튼 동기동창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울타리 속에서의 만남들이, 삶의 끝부분을 심심치 않고 외롭지 않은 여정으로 가꿈에 서로서로 큰 도움이 되길 바래본다..그렇다, 우린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정겨웁게 걸어가고 만나야겠지만,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치열한 삶과 철학을 세워 오느라 지쳐 있을 수도 있다. 이젠 동기라는 명분만으로 서로의 실수를 눈감아주고 이해를 구하기엔 너무 늦은 50대일 수도 있음은 또다른 과제이리라... "50넘어 삐지면 오래간다...." 조심스러워야 할 만남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주 보며 또 쉽게 이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남자라는 이유로...... (12:30)나월봉 위험구간을 비껴돌아 나한봉 성곽에 올라서니 모처럼 시원한 바람이 서쪽 삼천사계곡에서 불어온다. 대구에서 올라온 초로의 산행객이 구파발 까지 시간을 물어온다. "2시간이요...." 김대장은 걱정스레 2시간으론 부족할 거라는 귀띰이다. 아무튼 정해진 하산길도 모르고, 능력에 따른 계산도 없이 우린 그렇게 편히 물어보고.. 대답하고...인생 또한 그렇겠지요...누가 내갈길 다 알아서 교훈주고..누가 내 사주팔자 고려하여 귀인을 점쳐주고 피할 방향 일러 주던가...그냥 좋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의상능선 전체에서 가장 바람을 많이 타서 이제야 새순이 돋아나는 나한봉 裸木들이 되려 순수해 보이는 정상에다 점심상을 차린다. 두식구에 지닌 것이라곤 김밥 한 줄인 본인은 꺼낼 것 없어 머뭇거리는데..김대장은 격식 갖춘 밥상(공식탁상보)에 C1소주로 이미지 업된 정성스런 점심상을 준비한다. 오붓하게 나누는 소주잔에 김밥 안주로 화려한(?) 밀월 을 즐기며 점심휴식만은 여늬때와 다르지 않다..서로의 가정을 이해하고, 집에 홀로 남은 여학생 얘기를 나누고..애써 키운 아들, 딸들을 염려해 보고...10년후의 노년을 걱정해 보고.. 우린 그렇게 작은 소망을 가꾸며 충분한 휴식을 즐긴다...신발 벗은 채.... 1시간여의 충분한 휴식후 칠성봉으로 향하는 식후 로프잡이에도 힘들지가 않다. 정상 높은 지점에 정봉 표지가 없음이 늘 아쉽다. 곧바로 문수봉 정상에 올라 오늘의 기념 폰카를 부탁해 본다. 새삼스레 태극기가 높아 보이고 전날의 선거와 국가의 장래에 대한 쓸데 없을 걱정도 해보고...그래도 배운 우리가 잘 해야 될텐데...의미있는 휘날림이다. (14:20) 대남문에서 보국문 까지 능선 아래 지름길을 외면하고 오르 내림이 심한 성곽 능선을 택한다. 몇해전 심한 눈길을 기억하는 김대장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떠올리고 성곽 공사의 지난함과 인간 역사의 험난한 잔재들을 경외한다. 하산길로 택한 칼바위 능선 갈림길은 대동문 못 미쳐 성곽의 일부를 잘라 놓은 남으로 뻗은 뾰족 능선이다. 제법 지루하다 싶을 만큼 긴 성곽 길을 30여분 속보로 오르내려 칼바위 능선 갈림길에 다다라 마지막 남은 물통을 비운다. 대동문 쪽에서 건너오는 산행객이 형제봉을 물어오나 일부는 휴식년이랜다..... 오는가..가는가...어느 스님들의 느티나무 아래 선문답 아니라도...산을 (올라)오는가, 산을 (올라)가는가..산을 (내려)오는가, 산을 (내려) 가는가...인생을 (살아) 오는가, (살아) 가는가...지금 내 위치는......괜스럽지 않은 말 장난에 잠시 내려다 보는 서울 강북 도시들이 더욱 뿌연 회색을 띈다... 20여분의 조심스런 하산 길은 북한산의 험한 지대답게 80도 주상절리 암벽에서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매끈한 슬랩보다는 손잡을 곳 있고 디딜 틈 있으니 오히려 안전하다. 다만 정신 집중하지 않고 먼 산 눈구경이라도 즐길라치면 미리 안전한 자릴 잡고나서 즐길일이다.짧지만 경사가 매우 급한 관계로 오름보다는 내려감이 더욱 조심 스럽다. 맨 마지막에 내려와 올려다보는 시선에 글귀가 들어온다. "추락위험" "돌아가시오" 우회하라는 말씀이 왠지 집으로 돌아가라는 소리로 들려온다. (칼바위 능선) (15:30) 칼바위 능선 중간 네거리에서 정릉쪽 능선길이 무더워 보이고 약간 지친 기분에 구천게곡을 따라 수유리로 향한다. 40여분의 계곡 하산길은 무더위에 지친 몸들을 다소 식혀준다. 대동문 쪽 구천 폭포가 유난히 희게 반짝이고 공원내 유일한 음식점에서 막걸리 대포 한 잔에 목의 갈증은 풀었으나, 깍두기 아닌 단무지 한 점이 내내 섭하다. 만물이 근원으로 돌아 가듯이(各歸其根-老子) 우린 언제 이 고요 속에 잠기려나... 수유리 역앞에서 택시를 내려 땀내를 씻어내니 몸이 한결 가볍다. 5/1 부터 금연,금주를 선언한 이 충식 총무는 감히 수유리 하산 환영식 조차도 거부한 채 핸펀을 잠가놓고... "만천하 동기들아 우리 이충식 총무 6개월간 금연 금주다" 도와주고 감시하자... 생맥주에 골뱅이를 찾다가 결국 을지로 3가 전문집으로 향한다... 을지로 골뱅이 집에는 생맥주는 없고 병맥주만 있다.... 휴일날 을지로 골뱅이 집에는 남녀 쌍 쌍 이 다... 우린 이상한 쌍으로 앉아 있었다..... 5/2 배기호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뮌네하우스 '일반산행(2003- ) > 200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 4/10가평나산(보리산) (0) 2005.09.03 05 4/24 영동 천태산 (0) 2005.09.03 05 5/21거제망산 통영 (0) 2005.09.03 05 5/8 파주감악산 (0) 2005.09.03 05 5/29 도봉 원효-회룡능선 (0) 2005.09.03 관련글 05 4/10가평나산(보리산) 05 4/24 영동 천태산 05 5/21거제망산 통영 05 5/8 파주감악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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