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인원)김일상
대장, 이충식 총무, 정종화 원장,
정원장
선배(69), 배기호( 5명)
(산행경로)10:30
분당
미금역-마을버스-11:00수지가구마을-동천능선-
12:00전등사-삼박골능선-13:00시루봉-점심식사-13:30시루봉정상(582)-
13:50노루목대피소-억새밭-통신대-14:20백운산
(567)-15:00고분재-
(바라산)-15:30
고기리 관음사
(09:00)전날
이주형 수석 집에서 가진 회사랑 모임에서 즐겁게 마신 이슬이가 눈뜨는
것을
방해하여 분당까지 10:00집합 약속이 힘들게 생겼다.
등산행로의
특성상 출발지와 도착지를 함께하기 힘들므로 자가 차량 이용은
가급적
피해야
하지만 급한 맘에 올림픽대로를 내달려 분당 미금역에 도착하니 35분이
소요되었다.
화곡동이 참 가깝기도 하다. 미금역
7번 출구에서 오뎅국물로 간단한
속풀이를
하며 이충식 총무를 기다려 마을버스로 수지가구마을로 이동하니 15년전
옛모습이
생각난다.
88올림픽이
끝난 후 선박회사 직장생활에서 벗어나려는 모험을 시도할 때
누군가와
의논할 상대도 없이 홀로 결단을 내린다는 것이 참 외로웠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봉급생활의 한계를 느끼고 구로동에 자릴 잡고
생산기술원
야간 메카트로닉스학과에서 2년간 컴퓨터로 놀고 있었다.
그
당시 홀로서기에 많은 물정을 가르치며 미 개발된 용인 지역을 끌고
다니던
김순규 사장이 보고싶다. 대학 마지막시절 특이한 만남을 경험한
우리둘은
80년대 마지막 겨울을 그렇게 이곳 고기리 일대에서 훗날을 설계하며,
한적하고
운치있는 산등성이 마을에 자리잡은 어느 화가의 거실에서 막걸리와
함께
보내고 있었다.
(11:00)정종화
원장이 찾아낸 광교산행 길은, 수원 경기대 쪽에서 올라오는 형제봉
등산로와는
달리 거의 등산객을 볼 수없는 한적한 능선이다.
오른쪽엔
동원동 낙생저수지를 끼고 오르는 동천능선은 전날의 과음에 적당한
워밍업을
제공하며 1시간여의 준비운동을 유도하고 산책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
아직은
멀리 광교산자락이 까마득하여 산행시간은 꽤 길어질
것 같다.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들이 멋스런 빛깔은 바랬어도, 포근히 밟히며 사각거림이
참
다정스런 느낌과 함께 어머니 품을 연상케 한다.(광교산 정상에 수원시에서
세운
안내판에 중학생의 詩가 잘 새겨져 있다)
경사도
험하지 않고 바위도 없는 오솔길을 걸어며, 젊은 날의 꿈들을 가슴에
하나씩
묻을 수 밖에 없는 우리세대가 되려 아름다워 보인다.
많은
욕망과 비젼들을 조금씩 정리해가며 생애의 후반을 좀더 여유롭게
꾸려나가고
싶다. 결코 화려하진 않아도 만족할 줄 알고 주변의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모든 것들을 즐길 수만 있다면 그동안 배움이 헛되진 않을 것이고
공부
잘했다고 자랑해도 되겠지...
(12:00)오솔길
같은 얕은 능선길을 1시간여 헤쳐 나가니 고기리와 동천리를 잇는
시멘트
포장길이 광교산 자락을 자르면서 새로 뚫리고 명당자리엔 어김없이
‘전등사’라는
새 절이 신축되고 있다.
신작로를
건너 시루봉(광교산 정상)을 향하는 삼박골 능선은 30-40도의
경사를
유지하며 제법 땀을 흘리게하고 , 멀리 바라다 보이는 정상이 그리
만만치
않아 호흡을 가다듬는다.
판교
개발지에서 보상 받고 밀려 넘어오는 부동산 손길들이 한적하던 산골마을
고기리
일대를 화려하게 개발하고 있다. 내가 언젠가 자릴 잡고 싶은 곳인데
빈땅이
남을래나....
서울
근교에서 보기 드문 큰 산이면서도 휴일날 이렇게 한적한 등산로를
알게되어
참 다행이다. 겨울 날 눈이 오면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오고싶다.
(
光敎積雪은 수원 8경의 하나라고.....)
(13:00)광교산
정상인 시루봉(582)을 약간 못미쳐 편평한 자릴 잡고 가벼운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아이들이 어릴때 쓰던 보온 도시락이 이젠
아빠들의
겨울 등산에 훌륭한 소품으로 등장하니, 지난 날 알미늄 도시락과
미제
‘거-버’ 김치병의 탁월한 발견이 추억으로 떠오른다.
정종화
원장이 동행한 최 선배님(69)의 맑고 고운 얼굴에서 연륜의 깊이를
느끼며
차분한 행보를 배우고 싶다. 훗날 우리들이 그 나이를 먹었을때 저리
건강하고
맑은 얼굴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할텐데...
미국에
강녕영 사장 소식을 어젯 밤 이 주필을 통해 듣고, 모임에 참석한
모든
산케 친구들이 흥분할 수밖에 없었고 시편 121장의 기도를 모우기로
다짐했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라고만 웃어 넘길 수는 없는 큰 장벽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의 모든 행동을 폭력으로 의심하고 경찰력에 신고하는
재빠른
시민의식에 찬사를 보내야만 할것인가, 서글픈 인간 문화를 어떤
경로가
이끌어준 결과인가.. 9.11 테러가 더해준 불안감인가..
아무튼
착한 우리 친구의 생활에 피해가 없도록 멀리서나마 용기를 실어
보낸다.
(13:30)점심식사후
쌀쌀해지는 체온으로 서둘러 자릴 접는다. 계절이
점심시간을
단축시키는구나..시루봉 정상에 정상 표지가 유난히 희고,
여늬
정상의 자연석이 아닌 듯한, 탑모양의 조형물이 그리 아름답지가 않고,
시골
영감 상투머리에 나일론 중절모 씌운 느낌이다.
산을
가꾸고 편리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디자인을 고려하고 자연미를
훼손치
않는 연구와 생각을 필요로 한다.
20여분간
노루목 대피소까지는 수원쪽과 안양쪽에서 오르는 등산객의
트래픽이
제법 복잡할 만큼 중심을 이루고 있으나, 날씨 탓인지 오늘은
그리
복잡함을 느끼지 않는다. 평탄한 능선길을 지나 짧은 억새밭을
지나니
방송국 송신소를 지나 레이다 통신대에 가려진 백운산 정상(567)이
부드럽게
솟아 있다. 여늬 정상 오름과 달리 백운산은 안양이나 고기리
쪽에서
오르는 북사면은 급경사이나, 남쪽 광교산과 연결된 능선은
참
편한 걸음이다.
(14:20)백운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수원과 안양쪽 서해안 정경이 늦가을
풍경으로
약간은 뿌옇게 펼쳐짐이 친숙하게 실루엣처럼 다가온다.
백운저수지의
광할함을 내려다보며 차량 때문에 분당쪽으로 하산함을
아쉬어하며
바라산쪽으로 하산하는 능선은 매우 가파르지만 위험한 암릉은
없으니
차분히 발걸음을 옮기기에 적당한 흙길이다.
약
40분의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오니 고기리와 의왕 학의를 잇는 고분재에
다다른다
.바라산 정상을 지척에 두고 바라만 보고 싶다(?)는 이충식 총무의
제안에
따라 고기리 관음사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15:00)약
20분간의 잘 정비된 하산로는 마을 뒷산답게, 마치 마실 나온 동네
어귀처럼
매우 포근하고 바로 아래 내집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관음사
입구의 펜션하우스를 둘러보고 년말 송년회 장소로 알맞다는 생각에
명함도
챙겨보고 , 택지로 개발되고 있는 고기리 마을 어귀를 돌아나오니
분당
미금역행 마을 버스를 만난다. 전원 주택과 까페의 만남은 필수적인가...
제발
동네 까페에는 연인들의 아름다움만 있으면 좋으련만..
잘
설계되고 뉴욕같은 도심을 느끼는 분당 미금역 부근의 목욕탕에서 타이거
우즈의
제주도 골프 쇼를 구경하고, 순대국밥집에서 해단식을 마친다.
김일상
대장의 아드님, 수능 점수 잘 엮기를 바라며....
11/15
배기호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