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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2003- )/2004년

04 12/19 도봉산 오봉

by 道然 배슈맑 2005. 9. 5.
12/19 도봉산 오봉 산행 기록
 
   
 

(참가자) 최영수 회장  김일상 대장  이주형 수석.

             이충식 총무  이재학 원장  조익래 원장.

             배기호 필자.

 

(산행일정) 구파발(10:00)-오봉매표소(11:00)-여성봉(11:50)-오봉(12:30)

               점심식사(13:00)-우이암(14:00)-도봉매표소(15:00)-쌍문역(17:00)

 

 

(09:00) 오랫만에 근교 등산을 나서는 기분은 상쾌하다. 12월 년말

행사등으로 찌들은 몸을 추스려야 할 시간이다. 육군 병장 계급장을

달고 마지막 휴가나온 큰 놈과 내년 2월( 고대 중문과) 졸업을 앞두고

입사 시험에(코오롱) 합격하여 내일부터 연수원 입소준비에 들떤

조카 놈과 함께 밤늦도록 기울인 맥주병이 그득한 거실을 벗어나니

이젠 담주를 위한 체력보강이 살 길이다.

 

다행히 날씨는 매우 좋고 저녁늦게 흐려진다는 예보에 안심하며,

오늘의 도봉산 코스는 조금 늘어나도 좋을 것 같다.

원래 금주 주말 계획은 춘천 방문계획이었으나, 2-3일 후에 양평,

홍천을 들러 돌아 오는 길에 춘천을 들러, 지난 주말 춘천 오봉산

열차 여행에서 우연히 접한 김유정 작가의 타살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야겠다.

 

(10:00)만남의 장소인 구파발역 김밥집에 도착하니 금년 처음 등반에

나선 이재학 원장을 반갑게 만나고, 건강회복에 노력하는 조익래 원장도

함께 한다. 이주형 수석이 마지막으로 합류하여 송추행 버스를 기다리나,

추운 계절에도 갈곳이란...만원이다.택시를 나누어타고 송추유원지

입구를 지나 오봉 매표소에 도착하여 배낭끈을 조여 맨다.

 

올려다 보이는 만장봉(도봉산 주능) 북쪽 사면은 맑은 날씨에 겨울산

답지않게 흰색은 하나없고 늦가을 색바랜 낙엽들과 울창한 수목들로

아직도 푸른 느낌이 감돈다. 단지 울긋 불긋하던 송추 나들이 객들의

분잡함이 사라지고 몇몇 등산팀들의 맑은 웃음들이 청량한 풍경에

간간이 퍼져나니 이젠 겨울 산 매니아들의 한가로운 산행 계절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11:00)오봉매표소를 출발한 7명의 대원들은 정예대원 답게 10여분만에

송추남능선 안부에 이르러 외투를 벗고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가을 걷이를 마친 입구 천수답 논에는 겨울 준비를 위한 시골스러움도

있을 법하건만 여늬 시골 농사판과는 달리 무심히 버려진 기분으로, 뭔가

스며든 도회 관광지의 어수선함만 묻어난다. 단지 무심한 휴경지에 까마귀

한마리 홀로 빈 가지에 날라 오른다.

 

조익래 원장을 마지막으로  중간 휴식처인 큰바위 쉼터에 다다라 여성봉을

올려다 보니 언제나 처럼 뾰족하니 콧대 높이 틀어 앉은 자태가 요염하기

짝이 없다. 오늘 처음 오르는 이재학 원장이 기를 많이 채울 건가, 뺏길 건가..

이쁜 한 여인을 올라 타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터...30 여분의 숨고르기가

끝날 즈음 방한모 안에서는 땀으로 홍수를 이룬다.

 

(12:00) 여성봉의 적나라한 드러난 자태를 잊을세라 쳐다보며 한잔의 따뜻한

커피가 여름 날의 과일에 못지않게 피로를 씻어 낸다. 잠시 휴식 후 남능선의

가장 아름다운 코스인 오봉까지 30 분간은 이 수석의 감탄이 아니더라도

매우 편안하고 한가로운 산정 산책이 이어진다. 서쪽 사면으로 다섯개의

기묘한 오봉 바위와 동쪽으로 높이 솟은 자운,신선, 만장봉들의 우람함을

감상하며, 자주 접하며 친해 질수록 가슴 깊숙히 새겨지는 커다란 무엇이

밀려들어 옴을 느낀다.

 

약간 피로함을 느끼며 올라선 오봉(660)의 상쾌함을 크게 호흡하며 김대장의

카메라 폰으로 들러리들과 함께 이재학 원장의 등정기록 증명사진을

촬영한다. 바쁜 병원 일정 속에서 늘 함께 하고 싶은 맘이지만 일요 휴일

하루가 그렇게 쓰일 데가 많은지라....

오봉능선 자락에 점심 자리를 펴니 이유상 주필의 점수대로, 6급, 3급만 모여

앉았다.

평소와 달리 젖은 땀이 식을 즈음 산정의 추위가 스며들어 일찍 자리를 거두고

우이암 쪽 주능선을 향한 경사면으로 몸을 숨긴다.

 

(13:00)두 병원장의 중학교 3학년 4반 반창회가 뒷걸음 쪽에서 이어지고,

고인이 된 경복이, 노인 우대권을 챙기는 윤철이, 후영이, 성화...이렇게

어린 15-16 살 소년들이 우이암을 바라다 보는 도봉주능선 남녘 양지 바른

길섶 바위에서 뛰논다.

 

다음주의 고기리 송년행사를 기획하고, 이어지는 신년 초하루의 해맞이가

두대의 봉고에 실려 새로 생긴 중부 내륙을 달려 포항까지 넘나든다. 

이주형 수석이 전체 동기회의 모범된 작은 모임으로 성장하는 산케의

모임으로 최회장을 돕기도 하고, 9벌 구이 인산죽염의 건강학 연구도

함께한다.

 

(14:00)우이암에서 도봉매표소를 향하는 보문 능선길에서 지난 여름 만난

80대 라듸오 청춘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건강한 모습을 뵈니 세월을

잊는다. 세수를 질문함은 실례이겠고, 산행 나이라도 여쭤 보고 싶지만

초탈한 상상에 물들일까봐 건강의 인사로 헤어진다. 왠지 오늘은

라듸오 밧데리가 약해 보임은 계절 탓인가.

 

수유리 진달래 능선을 떠올릴 만큼 익숙한 능선길을 한 걸음에 내달으니

매표소 입구 컷트라인에서 빼무는 담배 맛 또한 옛 추억인가.....

 

메추리 구이의 유혹을 참고 쌍문역 불가마 사우나에 땀을 씻으니,

한 주일의 절은 사연이 빠져 나간 허기가 또다른 갈증을 돋구니

들쭉 술 한잔이면 오랜 친구와 정을 나누련만.....

 

12/20 배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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