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7/14 22:00 신도림 출발
7/15 03;40 유둔재 출발
04:22 447.7봉 1.5km
05:10 백남정재
05;52 헬기장(10분 휴식)
06:25 북산(782) 3.3km
06:30 신선대-아침식사(07:00 출발)
08:10 규봉암(10분 휴식)
09:00 장불재(910) 3.9km
10:00 입석대-서석대-장불재 왕복 3.0km
10:35 왕관봉(암봉,936) 1.0km
11:10 안양산(853) 20분 휴식 2.7km
12:00 둔병재(410) 1.5km
13:00 622.8봉 1.3km
13:40 어림고개(381) 2.8km
10시간 21km
(화려한 외출...산수국)
(7/14 22:00) 무등산을 향해 떠나는 발걸음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방랑자의 귀향길 처럼 설레기도 하고 한
편으로 무겁고 두려운 맘이 드는 것은 왠 까닭일까.. 그해 봄날 화순 땅 어드메에서 총총히 뒤돌아 선 이
후로 늘 죄지은 기분으로 지나치던 광주 어귀를 내일 아침엔 무등산 북산을 넘어 내려다 볼 것이다...
태풍이 다행스레 일본 쪽으로 비켜 지나가고 우중산행의 걱정은 덜었다. 적은 인원으로 살림을 꾸려나가
는 탐사팀의 결원이 또 다시 예상되니 한편으론 걱정도 되고..아직도 남아 있는 10여구간을 금년 중에 마
무리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될텐데..바쁜 걸음으로 이 땅을 두루 살피고 싶은 맘일 뿐이다.
신도림역에 집결하는 백두대간팀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10월 말이면 진부령에 닿을 9기팀의 마지막 피
치에 박수를 보낸다. 내년 정맥 길에서는 함께 대간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기를 계획해 본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무수한 사람들과 단체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을 인연이 있을까마는 함께 긴 시간을 걸어가면서
순수한 산꾼의 티 없는 정나누기는 훗날 가장 소중한 추억들로 남으리라 확신한다. 아무런 걸림과 욕심
도 없이 오직 같은 방향의 같은 산길을 함께 묵묵히 걸어만 갔어도 , 그렇게 서로를 느낌에 충분한 까닭
은 무엇일까..큰 산 속에 파묻힌 보잘 것 없는 작은 삶들인 탓인가...아니면 숱한 씻기움 때문인가..
밤길의 고속도로를 겁없이 질주한 미니버스가 담양을 지나고,창평,입석리 고갯마루를 거쳐 가암리 유둔
재에 닻을 내린다.(7/15 03:20) 화순땅 동복호를 흘러드는 담양군 남면의 생오지 마을들은 아직도 깊은
잠에 빠진 채 말이 없는데..가끔 고갯 길 넘어 바삐 지나는 승용차들은 어디 휴일 낚시라도 떠나는 걸까.
(다시 해는 떠오르고..)
(03:40) 비는 내리지 않을 것을 확인하고 나선 길이지만, 전날의 비라도 젖어 있을까봐 조바심을 가지고
들머리에 조심스레 발을 올려 놓는다. 다행히 땅은 젖어 있질 않고 풀잎에 맺힌 물기도 그리 많지 않아
안도한다. 발바닥의 열 때문에 새로 산 여름용 망사 트래킹화가 물에 너무 빨리 젖을까 걱정했기에..
날씨 아니라도 그믐밤의 새벽 산길은 칠흑 암중이지만, 비교적 잘 이루어진 등로를 따라 수월한 워밍업
을 거치고 묘지를 지나면서 된오름으로 첫 진땀을 흘리며 몸 속의 윤활유를 녹여낸다. 한참을 힘겹게 올
라 섰는가 하며 태풍 뒷자락의 시원한 바람이라도 기대했건만, 이내 등로는 왼쪽으로 표지기가 걸려 있
는 내리막 길로 곤두박질 친다. 첫 워밍업 치고는 조금 심하다. 안부에 닿아 왼쪽 자창마을의 불빛을 느
끼며 풀섶 속의 묘터를 거치고, 긴 오르막으로 447.7봉 삼각점을 찾아 지루한 걸음을 이어간다.(04:22)
(무등산 정상은 고래 한 마리가..)
어둠 속에서도 어슴푸레한 왼쪽 마을의 불빛을 느끼며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림길을 밟는다. 아마도
인암리 마을인듯 싶다. 송전철탑 아래를 지나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양쪽 고갯길이 있어 백남정재인
가 했지만 다시 한고개를 더 넘어야 할 것 같다. 꽤 깊은 산죽길을 거치며 오름길을 거친 후에야 또 한 고
개를 넘어 미끄러울 정도의 내리막을 밟고 백남정재 고갯 길 서낭당 돌무덤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05:10)
어슴푸레 밝아 오는 동녘을 뒤로 하고 왼쪽 수구촌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오름길을 밟는다. 생오지라..
"이름 그대로 오지 중의 오지로, 사방이 산으로 에둘러 소쿠리 속처럼 깊고 한갓진 곳..마을 앞으로 고라
니가 한가하게 지나고.."('타오르는 강'-문순태 님의 '문학의집 생오지' 마을) 오늘 밤 소쩍새가 "명치 끝
이 아릴 정도로 낭자하게 울어대는", 이 곳 무동리 산 마루금을 넘어 가서 무등산 자락 먼 곳에서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리라..
(지나온 전설들이 밀려오는 아침)
백남정재(배너미 고개)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고 너덜지를 지난 후 심한 된비알에서 자주 쉼을 더해 가
며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동녘의 아침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붉은 무늬를 반짝거리지만 뒤돌아 보는
일출을 잡아 놓을 만한 조망처가 없어 아쉽다. 긴 오르막 끝에 산죽 길이 이어지며 왼쪽으로 감아도는 것
으로 보아 또 한봉우리의 정상이 가까운가 보다.(05:50, 656봉) 길게 자란 풀섶과 잡목으로 등로를 찾기
가 만만치 않다. 오른쪽 내림길에서 철선을 넘고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가니 한결 편한 걸음이다. 목장의
초지를 지나 헬기장에 내려서니 왼쪽 무등산과 마주보이는 북산이 구름을 머리에 이고 나그네를 반긴다.
(06:00)
북쪽 담양 땅 너머로 겹쳐지는 산너울들이 지나온 호남길의 추억이 되어 전설처럼 밀려온다. 긴 역사의
시간과 절망의 공간 속에서 이 마루금 저편 고을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지며 오늘을 살아 왔는가.
그들이 이어 온 과거의 아픈 역사의 거름 속에서, 그날 그들이 지켜 내고자 했던 민중의 작은 싻들이 이
제 얼마 만큼 성숙하여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인가..아닐 것이다..그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의
시간을 요구하고, 이 땅의 영혼들이 더 많은 민주를 위한 살풀이 춤을 추어야 할 것이다. 북산이 어서 오
라 손짓하고 그 너머 무등산도 구름을 걷어 낸다.
(오늘 걸어갈 안양산 넘어 어림재가...)
헬기장 안부에서 주위를 조망하며 잠시 지체 후, 왼쪽 임도를 따르다가 아무래도 북산 오름 길이 보이질
않아 다시 원위치하여 헬기장에서 직진 오르막 풀숲을 헤치고 나아가니 왼쪽 길에 드문 드문 표지기가
보이지만 잡목 숲길이 온전치 않다. 복분자 가시를 헤치며 목장의 철선을 두어번 넘어 서면서 가파른 오
름 길을 20 여분 힘겹게 돌면서 돌 무더기가 쌓인 북산 정상에 올라선다.(782, 삼각점,통신시설)(06:30)
(광주풍암재와 충효동 쪽..멀리 병풍산이 ..)
북산 정상에서 서쪽 무등산 자락 아래 광주시가 얼굴을 내밀고, 남으로 무등산이 북봉 통신 탑을 반짝이
며 구름으로 얼굴을 수줍은듯 가렸다 내밀었다 반복한다. 동쪽방향에서 지리산 앞으로 산군들이 밀려 온
다. 이제 저 무덤덤한 무등의 품속으로 접어 들어야 한다.무저항의 산이라 했던가..저항의 산,지리 불복
산과 마주하며 반적극적인 이 산을 조선 초 태조는 무던한 사랑의 산이라 일컬었건만,어찌하여 그들은
이 산 발끝 자락에 머물며 삭힐 수 없는 분노의 횃불을 치켜들어야만 했을까..저 넓고 큰 산은 알고 있으
랴, 오늘도 말이 없구나. 서기처럼 머무는 정상(삼왕봉-地왕봉,天왕봉,人왕봉)의 흰 구름은 떠날 줄을 모
른다. 왼쪽 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목장 철선을 따라 신선대로 내려 선다.(06:35)
(신선대 바위에 올라 무등산을 바라보다..)
신선대 돌기둥으로 둘러쌓인 정상에 천하 제일의 명당 같은 무덤이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다. 어느 집안
의 후손에 의해 가꾸어 진 것인지 몰라도 그 정성은 기릴 만하다. 아마도 아지못할 사연도 함께 묻혀 있
으리라..발아래 암석 앞으로도 작은 묵묘가 자릴 잡고 누워 있다. 시원한 조망과 함께 피로를 풀 겸 아침
상을 펼친다.(06:35-07:00) 북산 오름길을 놓치고 왼쪽 임도를 따라 목장 후면부 삼거리로 먼저 나아 간
선두조는 규봉암에서 식사를 할 모양이다. 담근 포도주 향내로 피로를 달래며, 문득 진도 紅酒가 그립
다.보리누룩과 芝草에서 빚어 낸 핏빛 독주를 마시며, 삼별초의 대몽 항쟁을 잇기위한 행군을 하였을까..
(신선대 남쪽 기둥바위..)
신선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내림길을 밟아 목장안 임도 사거리를 지난다.무등산을 마주하며 임도를 따르
는 목장길이 햇살에 따갑다. 간간이 마주하는 산수국과 예쁜 초롱꽃이 잡초 속에서 깨끗한 영혼으로 다
가온다. 광일목장 후면부 삼거리 표지목에서 꼬막재로 넘어가는 북봉 오름을 생략하고, 장불재 방향으
로 난 등산로를 따라 화순 땅 무등산 동쪽 기슭을 밟아 나간다. 잘 정비된 일반 등산로에 가끔 마주치는
휴일 등산객이 반갑다. 호남 정맥길에서 사람을 마주하기란 참 드물다 보니, 새삼 도립공원의 품이 외롭
지 않게 느껴진다. 무등산 동서 자락을 크게 돌아 밟으며 무수히 맴돌고 있는 영혼들의 윙윙거리는 외침
을 느끼고, 남은 자들의 할 일을 생각하며 그들의 희생을 밟고 이루어 온 민중의 삶에 희망이 깃들기를..
(규봉암)
(08:10) 한 시간여의 걸음으로 너덜과 산죽밭을 지나고, 왼쪽 이서면 아름다운 마을들을 내려다 보며 걷
다 보니 어느새 圭峯庵 멋진 앞마당에 올라선다. 무등산 3대 石景(광석대,입석대,서석대)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柱狀節理帶를 이룬 규봉암 조망터에서 한참을 넋을 잃는다.멀리 동복호를 가리는 鱉山자락을
내려다 보며 오늘 이어갈 안양산과 어림고개를 짐작해 본다. 신라 의상대사, 또는 고려 보조국사의 전설
과 함께 이어져 온 명당 암자가 여러번 소실되는 운명을 맞아 폐찰로 남았다가 근래에 중건되어 아직도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선두의 장불재 도착 무전을 받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서두른다.(08:20)
(입석대)
규봉암을 내려와 오른쪽 장불재 방향으로 긴 트래킹을 이어간다. 비교적 잘 다듬어진 길이긴 하나, 너덜
지대의 조심스런 걸음이 속도를 더디게 한다. 석불암 입구를 지나고, 풍화된 주상절리들의 무덤인 指空
너덜지대를 지난다. 서쪽 사면의 德山너덜과 함께 대표되는 무등산의 긴 역사의 傷痕이다. 무등산 송신
탑이 보이면서 송신소가 크게 자릴 잡고 평원을 이루고 있는 장불재(900m)에 올라선다.(09:00) 오른 쪽
무등산 남봉에 자리잡은 입석대와 서석대가 안개 같은 구름을 드리우며 어서 오라 반긴다. 초원지대 오
르막을 오르며 왼쪽 광주 시가지에서 밀려 오는 조용한 노래를 듣는다.."그날이 오면.."
(서석대)
입석대의 빼어난 절경과 서석대로 오르는 無等山(瑞石山,武珍岳,무돌뫼) 남릉의 암반에서 자주 돌아보는
장불재 너머로 백마능선이 길게 옷을 벗은 채 누워 있다. 초원의 부드러움에 한 자락 시원한 바람이 실려
온다. 서석대 정상에서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군 철조망을 원망하며 잠시 다리 쉼을 즐긴다. 天,地,人 三
王峯은 구름을 이고 좀체 그 모습을 드러내질 않는다. 어차피 군 레이다 시설물로 점령당한 아픈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09:30) 이곳을 바라보며 담양 대덕면에서 토끼몰이 하던 어린 백일홍
님은 지금 훌륭한 걸음으로 지리에서 백두를 향해 자유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안부 전한다.
(장불재)
다시 장불재로 내려서는 서쪽 내림길에서 임도 길을 터벅거리가 싫어 왔던 길을 도로 내려 가면서 한번
더 입석대의 오묘한 주상절리들을 감상하고, 금강산과 백두산을 그리워 한다.초원지대와 너덜지대의 장
불재 내림길에서 광주 시가지를 조망하니 휴일의 도시가 화려하게 다가온다. 부디 지난 날의 아픔을 딛
고 다시 일어 선 이 도시에 영광이 있기를..장불이 있던 절터는 어딘지 흔적도 없고, 며칠 후 부터 훼손되
는 입석대, 서석대 보호를 위해 출입이 제한된다는 소식에 부디 합리적인 보호장치가 설치되기를..군 철
조망 같은 어처구니 없는 장막을 설치하지는 않기를 바란다.장불재에서 오래 기다리던 선두조와 오랜만
에 합류하여 기념 사진을 남기고, 안양산으로 향해 백마능선으로 발길을 옮긴다.(10:00) 잠시 구름이 앞
을 스친다.
(칼날능선의 걸음이 좌우로 기울 수 있으랴..)
송신소 왼쪽 길을 따라 백마능선 풀섶 길을 남동쪽으로 곧게 나아간다.오른쪽엔 화순읍을 가리는 만연산
이 수만리 계곡 길을 안고 크게 누워 있다. 편안한 능선의 초원 길을 걸어서 암봉에 올라 광주 시가지와
화순 벌을 내려다 본다. 부드러운 초원의 능선 길을 오르내린 후 헬기장을 거쳐 왕관처럼 柱狀의 바위로
장식된 암봉 정상에 올라선다.(936,낙타봉,왕관봉) 마루금 이어 걷기가 인생의 굴곡과도 흡사하다면, 우
리네 인생길의 정상도 이처럼 화려한 기쁨과 함께 다시 내려 서야하는 두려움도 동시에 느끼리라.. 다가
올 시련들을 마주하듯, 피할 수 없는 다음 봉우리를 향한 걸음에 어떤 신념을 함께 할 것인가..(10:30)
(왕관봉 ..정상의 희열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왕관봉 암릉을 거쳐 이어지는 안양산 능선 고래 꼬리 암봉에서 우측 우회로가 뚜렷하나 아무래도 너무
내려가는 기분이라 암릉을 직접 타기는 했으나, 매우 위험하다. 좌우로 기울지 않는 중심을 잡아 한 걸음
씩 바위 기둥을 건너 뛴다. 다음 암릉지대는 왼쪽으로 우회하고 깊은 잡목 숲을 벗어 나오니,오른쪽 수만
리 휴양림 내림길의 삼거리를 지난다. 작은 오르내림의 초원을 걸어 마지막 안양산 (853) 오르막을 거친
다.(11:10-11:30)
헬기장의 넓은 공터를 이루는 안양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긴 휴식을 취하며 남은 포도주로 피
로를 달랜다. 호남정맥 북상길을 걷고 있는 젊은 부부(대구 거주)가 둔병재에서 안양산 정상까지 힘겨운
된비알을 올라 점심상을 펼친다. 참 부러운 맘으로 내 카메라에 기념을 담아둔다. 무릇 인생의 동반자라
하지만 이처럼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함께 하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믿음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리라..
부디 건강한 걸음 이어가 두루 이 땅을 이해하는 훌륭한 부부로 사랑을 이루시길 빌어 본다.
(안양산 백마능선이 고래로 누워서...)
안양산 정상에서 휴양림 방향으로의 내림길은 급경사 로프를 따라 매우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결국 두어
번의 미끄럼으로 바지를 흙으로 묻힌 뒤에야 삼거리에 다다라 왼쪽 휴양림 쪽으로 계속 로프를 따른다.
오른쪽으로 리본이 몇개 달려 있으나, 둔병재 도로로 내려서질 않고 출렁다리를 건너려면 왼쪽으로 내려
서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100여 미터 이동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12:00) 화순의 수만리와 갈두리를 잇
는 둔병재 고갯길 양켠으로 측백 향나무로 가꾼 안양산 휴양림은 사유지로서 오랜 개발기간의 노력이 엿
보인다. 단지 출렁다리를 비롯한 철책 펜스들이 관리가 제대로 되질 않아 점점 흉물스레 변해 가고 있음
이 안타깝다. 휴양림 펜스를 지나 임도를 지나고, 잠시 된오름을 거쳐 육각정을 지난다.(12:15)
(안양산에서..지난 날을 뒤로하고..)
원두막 수준의 육각정을 올라서니 휴양림을 돌아 내리는 마루금에 꽤 큰 도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산책
로 치고는 너무 크게 산길을 만드는 기분으로 씁쓰레 하다. 오른쪽 숲 속 오름길을 들어 서서 산죽 길과
잡목 숲을 벗어나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10여분 다시 휴식을 취하고, 90도 왼쪽으로 돌아 내리며 산죽 길
을 길게 오르 내린다. 622.8봉 삼각점을 지나고(13:00) 점점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며 잡목 숲을 헤쳐
나가니 작은 잡목 봉우리 밑에 꽤 잘 만들어 놓은 묘지가 후손들의 보살핌이 끊겨 칡덩쿨로 뒤덮혀 있다.
계속되는 잡목 숲을 지나 황토 흙길의 임도에 내려 선다.(13:18)
왼쪽으로 도로를 따르다가 선두조의 표시에 따라 오른쪽 숲 속으로 올라 섰지만 키보다 높은 잡풀과 칡
넝쿨이 한여름을 무성하게 얽히고 있어 송전 철탐 아래 임도 마저 삼켰다.산죽과 잡목지대의 내림길을
거쳐 잘 꾸며진 광산 김씨 묘소에서 밤나무 단지로 잘못 내려서는 바람에 망사 신발에 파고드는 밤가시
로 인하여 매우 고통스럽다. 살금거리며 10여분 만에 어림 마을로 내려서서 물고기가 사는 대나무 숲을
올려다 본다.갈두 마을과 함께 마루금 갈물머리를 이루는 평화로운 마을이다.(刀頭마을,13:40) 마을 회
관 앞의 지하수가 땀에 절은 산객을 식혀준다.
(지나온 무등 삼왕봉이...지공너덜 나비의 상흔을 안고..)
어림고개에서 둔병재를 지나 화순 읍내의 신토불이 식당에서 맛있는 비빔밥과 반찬으로 생막걸리 한잔
을 비우니 오늘 긴 산행길의 피로 속에서 빛 고을 광주 땅의 밝은 마중을 느낀다. 앞으로 계속 이어갈 화
순 땅의 정맥 길에서 언젠가 찾아갈 5.18 민주화 성역 앞을 지나며 영혼들께 고개를 숙인다. 산 자로 남
아 부디 이 땅의 바른 역사의 탑을 쌓아 나감에 작은 돌 하나라도 얹어야 할 것이다.
7/16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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