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간표)
10/28 07:30 신도림 출발
09:15 축석령
09:45 백석이 고개 1.5km
10:50 오리동 고개 2.7km
11:45 덕현초교 2.8km
12:30 큰테미 2.5km
(- 13:10 식사후 출발 )
13:50 샘내고개 2.4km
14;30 310봉
15:00 청엽굴고개 3.2km
15:45 임꺽정봉
16:17 대교아파트 하산길
17:00 오산3거리 2.5km
7시간 45분 17.6km
(10/28 09:15) 축석령 교회(성당) 뒷마당 들머리에서 간단한 체조를 한 후 15분여만에 올라선 분기 능선에서 8차 한북정맥을
기념하는 단체사진을 남긴다. 가족들을 함께 하며 이렇게 좋은 가을철에 유명산 단풍놀이를 마다하고, 非山非野의 정맥길 험
한길을 기꺼이 나서는 도담산우들의 발걸음은 또 다른 산행의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조금 빛바랜 단풍이면 또 어떠랴..밭길이
면 또 어떠랴..그 곳이 사람사는 곳이고, 그 곳이 한적한 우리들만의 오솔길이기도 한것을..자유인의 길에 웃음꽃이 만발하다.
(09:40) 천보산맥 북쪽 왕방산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진행하여 헬기장을 지나 암릉 내리막에서 서쪽 진행방향의 천보산이
단풍으로 물들며 가을을 노래한다. 오른쪽 골프장은 벌써 페어웨이가 누렇게 물들고 양잔디 그린만 섬처럼 푸르다. 이렇게
또 한 세월이 넘어가는 것이로다. 암릉길 로프를 따라내려 백석이 고개에 내려 선다. 잠시 또 선두가 오른쪽 내림길을 밟을
뻔 했으나 리본 덕분에 잘 수습하고 직진 오름길을 제법 힘겹게 올라선다.
(10:00)암봉 삼거리를 지나고 오른쪽 예쁜 암봉을 넘어 골프장으로의 오른쪽 내림길을 조심스레 찾아 내린다. 괜스레 골프
를 즐기는 님들과의 마찰을 피하여 골프장을 조금 우회하여 마루금을 잠시 벗어난다. 제 땅에 경계선을 긋는 일에야 누가
뭐라고 말리겠냐마는 과도한 철조망으로 무슨 주요 보안시설인 것 처럼 호들갑을 떨 것까지야..이 땅의 맥길을 탐사해 보겠
다는 많지 않은 산꾼들에게 잠시 호기심의 눈길을 돌린다고 O.B 나지 않을 공이 O.B날까..문제는 넓고 멋진 땅을 가꾸는 거
대한 시설물들의 소유 및 허가에는 무릇 그 대상 재산과 토지에 대한 중요한 역사와 의미를 인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미리 백두대간 정맥 마루금을 보존하며 자랑스럽게 그 길을 가꿀 수는 없을까..
(10:50)오리동고개 배추밭 길섶에서 잠시 허기진 배를 달래고 타는 목을 적신다. 점점 개발의 속도가 엄습해 오듯, 지나가는
차량들의 속도도 휴일 그것 치고는 무섭도록 내달린다. 많이들 바쁘다 바빠..골프치랴, 신개발지 땅 잡으랴, 아파트 청약하랴..
고갯길 넘어 작은 숲을 지나니 고읍지구 건설현장의 레미콘 공장위에서 사라진 한북정맥 길을 가늠해 본다. 개활지 오른쪽에
조금 남아 있는 작은 섬같은 봉우리들이 그 등대이겠지만, 이미 그곳을 헤엄쳐 건너기엔 공사현장의 무서운 기계들이 공룡들
처럼 으러릉 거리니 그냥 새로난 도로를 따를 수 밖에..하수도 배출구가 山自分水嶺을 끊어놓는 구나 ...
(11:30) 고읍지구 건설현장 서쪽 지구 옛날 도장골 부근에 새로운 조경지를 만들고 있다. 덕고개를 넘어가는 차도를 따라
덕현동 아파트 현장을 지나고 막은고개 큰 길 공사 현장에 덤프추럭이 무섭게 질주한다. 휴일 한낮을 흙먼지 길에 차를
몰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군상들이나, 등산 배낭 걸머지고 아파트 공사 현장 가운데를 무슨 금맥을 찾듯 헤메는 들판
의 산꾼들이나, 서로는 서로를 한심하게 여김은 마찬가지일터..내 오늘 밤 한잔 이슬이에 젖은 몸으로 돌아가 지친 몸 누일
수 있는 서너평 공간이면 족하고 행복할 터인데..하느님이 쉬라고 만든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슬픈 그님의 자식들...
(12:20)큰테미 정상
주내 교회가 있는 성황당 고개를 건너 동네 뒷산 길을 이어나간다. 예쁜 무덤들도 있고 꽤 잘 정비된 산길을 여유롭게 걷다가
군부대 철망길을 왼쪽으로 끼고 하염없이 걸어 올라 큰테미 정상에 올라 넓은 공터에서 엄청스레 큰 파이프 훌라후프로 허리
를 푼다. 20명 자유인 도담산우가 오랜만에 함께 모여 즐거운 소풍 점심을 즐긴다. 항상 밝은 웃음이 가득하고 가족같은 정으
로 맺어진 도담 산우들이 사랑스럽고, 대간 길 긴 여정 속에서 배워 온 인내와 희생의 가르침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13:10)큰테미에서 긴 휴식과 식사를 마치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군부대 철조망은 작은테미에 물려주고 오른쪽 북쪽능선을
밟아 내리며 샘내고개로 향하는 내림길 오른쪽은 어느 새 아파트 단지로 변해 있다. 조금씩 짙어지는 하늘이 금새라도 비를
쏟아 부을까 걱정된다. 한승아파트 담을 끼고 돌아 경원선 철길 아래로 건너고 가구단지 공장들이 즐비한 샘내고개 3번국도
에 내려서서 건널목을 건넌다.(13;50) 이제야 제법 등산하는 즐거움을 다시 맛보는가 싶게 등산로가 제법 뚜렷한 오름길을
지친다. 벤치가 있는 곳에서 간식도 나누고, 이름모를 봉우리 정상을 산판길로 돌아 편안한 임도를 따르며 후두둑 거리는 빗
방울을 무시하고 걷는다.
(14:40)도락산 갈림길에서 왼쪽 청엽굴 고개로 내림길을 찾는다. 마주하는 불곡산 정상이 울퉁불퉁 우람하다.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작은 봉우리 숲길과 임도를 번갈아 내림길을 밟고 유격장이 있는 청엽굴 고개에서 휴일의 유격장을 자유롭
게 유격을 받아 나간다. 이 땅의 남성들에게 주어진 젊음의 선택된 기간동안, 우리가 조국이란 이름 아래서 쏟아 붓는 정
열의 집단 훈련과 봉사와 인내의 단련을 배움은 결코 헛된 시간 낭비는 아닐터..꼭 모든 현실을 이념의 편에 기울어진 채
즐겨 해석하는 우리의 대통령은 이 젊음의 시간을 고시공부도 못하는 쓸데없는 낭비로 볼수도 있었겠지만, 비록 떼밀려
보낸 시간일지라도 나는 내 아들들과 함께 인생의 보람으로 메꾸려 한다. 아직도 배병장이 보초서는 동해의 바다에는 설
악의 아침 햇살이 찬란하기 때문이다.
(15:20)5단봉을 손잡고 건너고 경사판을 오르내리고, 잠시 휴식시간도 가지며 유격장 오름길 코스를 끝내고 봉우리로 향하
는 암봉 철조망을 우회하여 유격을 끝내니, 제대한 예비군들 처럼 환한 단풍으로 반겨주주는암릉 전망대에 올라 선다.
(!5:30)임꺽정봉 직전 조망대에 서서 북쪽을 향하니 도락산 아래 방성리 저수지가 단풍에 붉게 물들며 맑게 보인다. 이 계절
이 끝날때 쯤에는 어느 산기슭에서 단풍술을 잣고 있을까..또 어느 대간 길에서 뻗어 나와 강물을 가르며 이어지는 정맥을
걷고 있을까..이제 화려한 모습으로 유혹하는 계곡 길도 걷고 싶기도 하다.
(임꺽정봉 오름길) 비탈진 암릉길이 조금씩 빗물에 젖어들며 미끄러워 진다. 안간힘을 쏟는 대원들의 무사를 빌며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다. 지친 발길에 팔힘이라도 부치지 말았으면..
(불곡산 단풍) 왼쪽 건너편 불곡산 정상이 자꾸만 유혹하는데..그래..내년 봄에 다시 오마..
(15:45) 임꺽정봉에 올라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서둘러 출석을 부르고 다시 힘겨운 로프에 매달려 하산길로 향한다.
靑松골, 靑笑골,天然골,千골...청석골(임꺽정전)과 비슷한 이름들의 골짜기를 바라보며..
"도적이 되는 것은 도적질 좋아서가 아니라, 배고픔과 추위가 절박해서 부득이 그렇게 된 것이다.
백성을 도적으로 만드는 자가 누구인가.."
부디 오늘 날은 그러한 해괴망측한 논리의 재판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오늘 내 행색이 왠지 임꺽정을 닮아가나..
(16:10) 암벽로프하산구간을 길게 내려서는 대원들이 무척 염려스럽다. 비에 젖은 직벽 암벽 슬랩이 매우 미끄럽다.
마지막까지 차례를 잘 지켜 10여분의 하강을 무사히 끝낸다.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입가를 맴돈다. 다시 30여분의 계곡
하산길도 물기를 머금은 돌들이 늦은 시간의 서두름을 허락하질 않는구나.
대교아파트 앞 오산3거리에 도착하여(17:00) 빗속을 뚫고 저녁 만찬을 꿈꾼다.
(17;30) 다음 구간 작고개를 넘어가는 산성 들머리 세심정에서 비를 피하며 삼겹살 파티에 늦가을 저녁이 쌀쌀한 어둠을
실어와 함께한다. 동해 쪽 백암온천 부근에 있는 鄕岩美術館(054-787-0001) 관장님과 후배 학예사님이 먼저 차지한 정자
를 이 땅 주인님(조각가)의 배려로 우리 도담 산우들이 접수하고? 어둠속의 유양리 마을을 내려다 보며 빗속 안개에 쌓이
는 저녁밤을 즐긴다..."가을비 우산 속에.."
10/29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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