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북한산(의상/비봉능선) 산행기록 | |
(산행참가자) 정종화 원장, 이충식 총무(+친구),김우성 복지 배기호 필자(5명)
(산행일정)10:00 구파발역 집합-10:45 백화사-11:40 의상봉-용출봉 -12:40용혈봉-증취봉-13:10부왕동 암문-14:10식사후출발 나월봉-나한봉-칠성봉-15:00문수봉-청수동암문-승가봉- 16:10사모바위-비봉-향로봉-족두리봉-17:40용화사입구(13봉)
(10:00)촉촉한 봄비가 젊은 처녀처럼 수줍게 일요일 아침을 적신다.이런날을 상큼하다는걸까, 싱싱하다할까, 아무튼 깨끗한 몸과 머리로 모든게 최상이다. 구파발역에 도착하여 집합장소인 즉석김밥집을 찾으니 부근 모두 문을 닫았다. 강북 은평지구 재개발의 시작인 모양이다.몇년후엔 또 다시 바뀐 모습의 어느 아파트 담을 끼고 북한산을 오르기 시작하겠지...그 옛날 김밥집 라면을 머리에 떠올리며 .....정원장의 마지막 도착으로 백화사행 버스에 오른다.
축축하니 젖은 중골 시골집 앞을 지나니, 정원수 가지 울타리에 방금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개나리 꽃순이 물이 오른채 보송하다. 백화사 입구 옛날집 마당바위를 휘감는 계곡물도 제법 세찬 소리를 내며 힘을 솟는 봄이다. 매표소 입구에서 외투를 접어 넣고 오늘 산행의 목적지 불광동을 정하니 의상, 비봉 두능선의 종주가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역시 오늘은 파출소 아닌 경찰서다(?). 이총무의 걸음이 출발부터 느려진다.....
(10:45)항상 그렇듯이 백화사 입구 매표소에서 의상봉을 향한 안부에 오를때까지 20여분의 숲길은 휴일임에도 조용하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입구이다. 제1 ,제2 벙커를 지나 쉼터바위에 다다랐으나, 정원장은 쉬지도 않고 벌써 직벽 암릉에 오르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많은 단체 산행객 두어팀이 첫 쇠줄 오름에서 머뭇거리며 지체하고 있다. 봄 나들이의 기쁨에 충만한 젊음들이다. 부디 남녀 어울림에서 섯부른 만용이나 산만한 기분으로 산행의 돌출 사고가 없기를 기대한다.
가까스로 연이은 두번의 쇠줄 잡이를 끝내고 정상 부근의 바위에 잠시 서서 김우성 은평구 토박이(?)로 부터 멀리 일산에서 송추에 이르는 북부 지역의 발전을 설명듣고 통일을 향한 시대에 발전의 축을 점쳐 보면서 늘 그랬듯이 후세대의 한 밑천을 챙겼다. 솟아오른 절경들 발 아랫 자락이 차라리 바다라면 성냥갑 같은 회색의 돈뭉치들로 스며들지는 않을텐데....부디 좋은 모습으로 산자락이 개발되길 기대해 본다.
(11:40)의상봉 정상에 올라서니 염초봉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세차다. 봄옷으로 장만한 얇은 셔츠가 땀에 서늘하여 뒤에 오르는 이총무 일행을 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용출봉 정상을 향해 능선길을 내려선다. 어느새 선두 정원장은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오랜만에 홀로(?) 등산의 기분으로 천천히 가파른 능선을 밟아 나아간다.
산아래 국녕사 큰 부처의 웅장함이 짙어지는 봄산의 배경 속에 우뚝하니 여전하고, 간간히 보슬거리던 축축함마저 말끔히 걷힌 시야가 매우 맑아 멀리 북쪽 개성의 송악산에서 인수봉을 바라본다. 지척으로 이어진 저 봉우리들을 몇번만 걸어 넘어 통일된다면... 맨발로라도 ..밤새라도 ..뛰어 갈텐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영주동 판자집에 불이 붙었다...잘탄다..신난다.. 양키들은 카메라만 찍는다...(이수병)
며칠전 T.V.에서 다룬 이수병 씨는 창녕에서 의령 넘어가는 박진 나루터 건너마을 태생이다. 3-4년전 안희재 생가 앞 개울에서 어린시절 벗들과 즐기던 미꾸라지 천렵이 떠오르고 이번 여름 다시 찾아가고 싶다. 대장암 수술 후 고생하던 영호는 요즘 어떤지..새로 맞은 며느리의 봉양에 다 나았겠지...
(13:10)용혈봉 위험로를 잠시 우회하는 길을 김 복지로 부터 새로 배웠다. 그동안 멀리 우회하기도 하고, 위험한 크랙 릿지도 시도했지만, 바로 아래 짧은 우회로가 있으니 앞으로 애용해야겠다. 증취봉 고갯길 성곽에 걸터 앉아 뒤처진 조를 기다리며 아침을 걸런 정원장과 과일 한쪽으로 허기를 달랜다.
한참후에야 집합된 전체인원 5명이 부왕동 암문 길옆 언덕아래에 점심상을 펼친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날씨에 간간히 내려쬐는 봄 햇살이 다정스럽다. 잦은 산행으로 집 앞마당 같은 김복지의 북한산 여러 갈래 길 예찬을 들으며, 오늘 산행이 비봉능선 종주까지 제법 길게 남아 아쉬운 휴식을 끝낸다. 2년전 홀로등산의 어려운 시절 26산케들을 두번씩이나 우연히 만났던 의상능선은 북한산의 백미다.
식사후의 가파른 오름은 대원들의 숨이 거칠게 한다.늦은 산행으로 정상전에서 식사를 하고나니 유난히 나월봉 비탈이 곧추서 보인다. 정원장은 선두조(배,김)와 후미조(이,친구)를 가운데서 셔틀하며 두배로 힘든 산행을 즐긴다(?) 다행히 단체팀 중 많은 인원이 산성계곡 쪽으로 하산하여 지체의 폭은 많이 줄었다. (15:00)1차 목표지점인 문수봉을 향한 마지막 줄잡이 지점인 나한봉 옆 칠성봉 쇠줄오름에서 잠시 지체를 못참은 단체 팀 리더가 옆길 릿지를 시도하다 주먹만한 돌멩이를 굴려 김복지의 허벅지에 맞는 아찔한 사고를 당하고 나도 모르게 고함을 지른다. 부부아닌 남녀 단체에서 흔히 일어나는 만용들이 결국 실수를 유발하게 된다. 다행히 큰 부상없이 지나게 되어 서둘러 암문으로 내려선다.
문수봉 태극기 정상을 잠시 밟은 후 청수동 암문에서 오른 쪽 가파른 계곡하산길로 내려오며 승가봉, 비봉을 내려다 보니 불광동 까지의 비봉 능선이 까마득하다. 점점 벌어지는 후미조와의 간격을 정원장께 맡기고 사모바위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승가봉을 지나 사모바위 넓은 터에 올라 지나온 의상 주능선을 바라보니 ,과연 정지존이 일요 예배 후 아침도 걸른 채 마다않고 달려 올 만큼 아름답고 운동 될만한(?) 봉우리들의 연속이다. 한참을 기다려 일행은 합류 기념 촬영을 한다. 비록 핸펀디카지만. 많은 산케들과 이 멋진 능선을 따라 지치도록 헤매다가 저녁 놀 지는 산자락에서 타는 목마름을 한 사발 막걸리 마시는 행복으로 오래 오래 할 수만 있다면...
같이 걷게 하소서(김재용)
(16:00)비봉을 거쳐 계속 향로봉을 향하니 후미조의 거친 숨소리가 정원장의 셔틀에 실려온다. 좌측 향로봉 우회길이 만만치 않아 중간 하산도 잠시 고려했으나, 정예 대원의 자존심을 살려 족두리봉 까지 목표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이미 10개가 넘는 봉우리들을 밟아 왔으니 간만에 온 몸의 노폐물을 쏟아내며 운동을 즐긴다.(?) "힘들지...?" " 안 힘들면 미친 놈이지....." 대화가 별로 없다....
향로봉 높은 바위에서 소리 높여 불러대는 어느 중년의 창이 구성지다. 온 산을 휘감는 힘찬 젊음을 느끼며 향로봉 우회길 옆 족두리봉을 향하는 갈림길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탕춘대 능선으로 우회하는 8부능선길이 편하긴 하나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다. 후미조와 연락이 잘 안되어 정원장의 탁월한 연락과 판단을 믿고 선두조는 향로봉 서쪽 직벽아래로 직접 떨어진다. 20여분 만에 족두리봉에 도착하여 하산길을 고르고 있으니 정원장 혼자 뛰다 싶이 올라선다.
결국 후미조는 탕춘대 능선으로 잘 못 빠져 구기동 터널 쪽으로 가고 말았다. 핸펀으로 불광동 목욕탕을 만남의 장소로 정하고 일행 셋은 용화사 쪽 계곡 하산 길을 내려선다.
(17:40)족두리봉 남쪽 벽에 달라 붙은 암벽 등반 연습조들을 바라보며 정원장은 맘이 설렌다. 나역시 맘은 청춘인데... 약해지는 하체 힘을 탓할 것인가.. 인생 늙어 감을 탓할 것인가.. 용화사 입구 시골집 까페들을 돌아 나오니 구기터널 불광동 쪽 입구에 각종 정부기관 연구원들의 밀집지역이다. 부디 혈세로 녹을 받아 연구하는 먹물들의 성과가 활자에서 벗어나 백성들 실생활에 도움되길 바래본다. 보건복지도...여성개발도..식약관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백면서생도 휴지 주우며 애국하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絶學無憂. 唯之與阿相去幾何. 善之與惡相去何若. 人之所畏不可不畏
공부 끊으면 즐거운 것을.. "네"나 "응"이나 뭔 차이냐.. 아름답고 추한것도 뭐 다를게 있으랴만.. 별것 아닌 차이 놓고 다투는 먹물들.. (老子)
4/4 배기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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