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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2003- )/2004년

04 4/25 수락산

by 道然 배슈맑 2005. 9. 3.
4/25 水落山行後記
아침8:00시 상계동 마들역까지는 다소 멀게 여겨져 일찌감치 화곡동 집을 나선다.
요즘 주말 등산 재미에 빠진 이후로 일요일 아침 기상시간이 참 빨라졌다.
버스 한번, 지하철 두번 갈아타고 도착하니 9:00를 조금 지났다. 약속시간은 10:00인데.. 그냥 큰길을 오르내리며 상계동을 감상한다.

주공 아파트 개발지구인지라 비교적 깨끗하고, 휴일인데도 바삐 나서는 발걸음들 속에서 다소 서민적인 냄새를 풍기며 살맛을 느낀다.등산복 차림이 그리 많지않은 걸로보아 아마도 주 등산로를 택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불암산쪽 상계본동은 얼마나 변했을까..70년대초 나의 서울 생활의 출발은 불암산 자락에서 퀘퀘한 냄새를 맡으면서 시작되었다.
청량리에서 공릉동 캠퍼스까지 205번, 45번 두개의 노선버스는 항시 초만원이다.새벽장에서 생물을 떼다파는 상계동 아주머니들의 생선 비린내가 버스안에서 다 지워지지 않은 채로 땀내와 뒤썪여 자갈치를 연상케한다. 개발의 그늘 속에서, 우리네 도시진입의 시작은 그렇게 서울의 언저리 자락에서, 기름종이 천정의 쓰러져가는 달동네에서 비롯되었다.

아직도 30분이나 남았다..몇명이나 모일까..오늘은 639미터의 가벼운 산행이니,구영호도 올 것 같고, 어제 임정호와 함께 이불 덮는 사람의 개업식에서 술들은 많이 마시지나 않았는지..학기리는 좀 마셨겠지..

서서히 길거리 장터를 펼치는 억세지만 예쁘게 화장한 난전 옷장수, 방물장수, 채소장수 아줌마들 사이에서 우리의 총무님 이충식이 보인다. 오늘은 빨간 모자 대신에 검정색 멋진 모자로 한껏 폼을 잡았다.
최영수회장, 김일상 대장 부부,이주형수석,이상돈,정재영 대원의 도착으로 8명 팀을 이루고 ,주공 12단지 뒷켠으로 이동하여 비교적 한가한 학림사 왼쪽 능선길을 택했다.

인터넷에서 실컷 미리 공부한 수락산 지식이 아무 쓸모도 없이 우리의 대장은 경치좋은 주등산로를 외면하고 메마른 능선 계단을 택하여 고롭힌다. 물이 많다는 수락산에서 물 구경도 못하고, 金流 銀流 玉流폭포 이름은 책에서나 보았다.(사실은 원래 수락산의 좋은 경치는 남양주 쪽 동쪽 자락에 밀집하여, 서울을 등진 형상이라 반역산이라 불리웠다는 지식은 이글 써면서야 알았다.)

화강암 부서진 거친 모랫길 계단을 힘겹게 올라 물개바위 윗쪽 389미터 고지에 오르니 1시간여의 지루한 스타트가 오늘 등산도 제법 만만치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오르막 능선길이 바위들로 아름답게 비춰 오지만 2시간 정도의 정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게 생겼다. 테니스로 잘 단련된 김일상 대장 부인의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다소 평탄하지만 심심찮게 펼쳐진 바위능선을 오르락 내리락하여 정상 바로밑 남근바위에서 땀을 식히며 디지털 영상을 담았다. 하산길을 택하면서 백운동계곡의 편한길로 여럿이 고개를 돌려 보건만 우리의 대장은 맘 변할리 없다.

점심 만찬은 화려하다, 돌배술 2병, 효리술 3병이 단숨에 비워지고, 정재영 법무사 개업식이 서초동 법원앞에서 5/15있을 예정 때문에 부부동반 덕적도 1박 등산은 5/22로 확정했다. 최영수 회장 부인의 묵은김치와 절인 콩잎 때문에 이수석의 밥한공기를 더 앗아 먹어야했다, 부인의 자상함인지 고생스러움인지 암튼 살찌는 최회장...

하산길,처음 올라온 나로서는 대장 뒤만 밟을 수 밖에... 어쩐지 조금 가파르다는 멘트가 수상쩍다하면서 5분도 채 안되어 록 클라이밍이 시작된다..석림사 왼쪽능선의 장암동 방향 하산길은 위생병 출신 구영호가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다. 홈통바위를 지나 20-30미터 로프하강을 거쳐서야 겨우 숨을 돌릴 만큼 긴장되는 하산길이다.

1시간여의 결코 쉽지 않은 산행으로 겨우 도착한 곳이 넓적바위 계곡이다. 시린물에 두발 잠시 담그고 이상돈 대원의 끊이지 않는 해학에 눈 주름 늘려가며 막걸리 생각으로 간절하다. 어울리지않게 시멘트로 만든 일주문이 있는 석림사 절이 보인다. "큰법당"이라고 한글로 현판 쓰고 기둥 작은 액자들도 한글이다, 새삼 스레 느껴진다.

장암역이 보이는 느티나무 아래서 역시 사이다 탄 막걸리를 두어 사발 들이키니 신선이 따로없다.. 안국동 네거리에서 등교시간에 고교 교복입은 정한용이가 부동자세로 경례를 하고 있단다..당일 하교시에는 경복궁 수위실 앞에서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단다. 이상돈의 경기고교 시절은 그렇게 취해가면서 이유상 군과 신촌 하숙집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

우리 친구들 !!! 내 장담한다.. 장암역 부근에 허름한 집들 사서 까페 차리면 2-3년내에 돈좀 벌거다. 장암역에서 7호선 전철 유리창은 대형으로 아름답다 간이역 같은 지상 전철역인 장암역은 익은 봄을 화려하게 비쳐준다..이 느낌으로 우리가 그냥 헤어질 수는 없지,//// 이충식 총무네로 쳐들어 간다.....


집들이 소식은 담으로 미루고 암튼 우리 마눌님과 밤늦게 삼양동 부근에서 헤메다 집에 돌아오니 12시가 넘었다.

%%%% 오늘 저녁엔 서초동에서 동기회... 술도 싫다... 그래도 사우나에서 땀좀 빼야겠다..몇시간후를 위하여... 유상이가 오늘 술좀 마셨으면 좋겠다...노래를 부르려면 역시 약간 취해야 되는데...유상아 별거 아니니 담배 끊고 술은 쬐끔만 마시자.....

4/26 배 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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