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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2003- )/2004년

04 5/2 북한산 의상능선

by 道然 배슈맑 2005. 9. 3.
5/2 北漢山 義湘陵線 山行報告
이제 26 산케에 합류하여 5번째 산행을 즐기는 일요일 아침이다. 늘 그렇듯이 일찍 집을 나서면서도 혹시 늦지 않을까하는 맘이다. 그러나 휴일 아침의 버스와 지하철은 어김이 없다. 구파발 김밥집에 도착하니 아직 30여분이 남았다.

지난주에 의상봉이 좀 힘들다는 사전지식을 입수한터라 맘을 가다듬고 전날 밤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컨디션 조절까지 신경썼다. 조금뒤 이충식 총무가 예의 빨간 유격대 모자를 뽐내며 나타난다.

약 20분간 기다리며 인원 파악을 끝냈으나, 전부가 우리둘... 대장은 부산에..암튼 공교롭게도 모두들 바쁜 일정이 하필 의상봉 코스택한 날 비겁(?)하게 겹친다. 이젠 충시기한테 오늘 내 생명을 잠시 부탁할 수 밖에... 비가올 것 같다고 꽁무니 뺀 우리집 여학생이라도 데려올 껄...

10:00 정각에 출발을 하면서 북한산 지도를 살핀다.부왕동 암문 쯤에서 삼천사계곡으로 하산하고도 싶었으나, 원래 계획대로 의상능선을 종주하여 문수봉을 거쳐 대남문에서 구기동으로 하산할 것을 확정했다 . 지도상으로도 7개의 암릉을 거쳐야하고 계획시간 6시간이다.

백화사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울창한 백화사 왼쪽 철문 매표소에서 출발한 것이 10:20 그리 험하지 않은 출발이다 약 30분후 2개의 벙커를 지나 의상봉 북서면 첫암반 슬라브를 조우한다. 가까이서 본 정상은 거의 80-90도 직벽이다. 오이 한개를 나눠 먹으며 맘 가짐을 단단히 하지만 ,맞은편 노적봉이 풍만하고 편한 기분으로 느껴진다 .발아래 북한산성 계곡의 편한길이 부럽다..능선 등반은 다 이렇게 힘든 것인가.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크랙을 찾아 밟으며 2-3개의 약간은 위험스런 슬라브를 끝내고 나니 하체가 뻐근하다. 다행히 그동안 조깅과 스텝핑으로 근력운동이라도 꾸준히 한것이 큰 다행이다. 요즘들어 혈압이 매우 좋아지고 건강에 분명 좋은 영향을 느낀다.마지막 의상봉 쇠줄 줄잡기를 끝내고 정상에 도달하니 제법 찬기운의 바람이 정신을 맑게 식힌다.겨우 480미터 고지가 이렇게 험할 줄이야...옆에서 충시기가 잘 올라 왔다고 칭찬해준다. 이렇게 빨리 오를 줄은 몰랐단다.(11:20)

노적봉과 붙어서서 그 웅장함을 뽐내는 백운대 인수봉을 감상하다가 잠시 물 한모금 마신후 袈娑堂暗門을 거쳐 앞으로 쳐다보니 펼쳐진 용출봉,용혈봉, 증취봉이 나란히 아름답게도(?) 다가온다. 아름답도록 하얗게 빼어난 암릉은 내 발길이 가까울 수록 많이 미끄럽다. 제발 빗줄기가 강해지지 않기를 바라며 촉촉하니 젖어가는 화강암을 조심스레 디뎌 오르내린다.

연달아 오르내리는 삼릉을 지나 부왕동암문에 다다르니 12:50 분 다소 지치며 배도 고파왔지만 힘든 몸에서 나오는 약간의 피곤함이 오히려 야릇한 기분이다. 지난 주에 꼬불쳐둔 밀감하나를 찾아내어 반씩 나누어 씹으며 비가 더 굵어지기 전에 대남문까지의 산행을 마쳐야한다 생각하고 발길을 서두른다.

앞으로 남은 나월봉,나한봉 성근 봉우리 숲을 가리키며 점심먹는 장소라고 일러주는데 까마득한 것이 다리가 피곤한 탓이리라. 자꾸만 우회로 표시를 찾아보지만 그냥 꾸벅 꾸벅 직벽을 오르다보니 전부 정봉을 밟아 나간다. 지도에도 없는 칠성봉에는 국립지리원의 측량 삼각점 표석이 세워져 있다.북위.. 동경...

마지막 청수동암문을 지나 문수봉 철 로프는 비에 젖어 매우 미끄러웠으나 암릉산행의 마지막이라는 기대감으로 한결 가벼이올라 대남문 신축 성곽을 대하니 스스로가 대단하다.. 충시기가 복잡한 대남문을 벗어나 좋은 점심자리를 마련하여 부른다.
작은 포켓용 소주를 3병 해치우며 가재미 반찬의 점심식사가 꿀맛이다. 어스스하게 추위를 느낄만큼 몸이 젖어 배낭에서 잠바를 꺼내입고 하산을 서두른다(14:00)

구기동 계곡 하산길은 운동화 차림으로도 가벼이 오를내릴수 있을 만큼 잘 정돈되어 참 편히 하산했다..둘 만의 오붓한 하산길은 이제 인간다운 호흡으로, 지난 젊은 중고시절로 되돌아 간다.. 수많은 즐거움들 속에서 우리가 누렸던 많은 여인네가 선녀처럼 나타나 함께 하산하고 중학교 친구 성화, 현태도 합류하고 토성동, 대신동 추억들이 둘러싼채 구기동 터널 입구에 다다라서 길가 파라솔에서 막걸리로 목을 추긴다.(15:20)

부산에서 산행대장의 염려스런 전화, 최회장의 안부전화.. 참 많은 님들의 축복속에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고 시청앞 잔디 광장을 구경한 후 따스한 집으로 향했다.(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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