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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2003- )/2004년

04 5/23 부산(婦山)(玉女峰)

by 道然 배슈맑 2005. 9. 3.
5/23 婦山(玉女峰) 山行記錄

산행모임 산케들의 부부동행 춘계야유회는 충주호반에서 작지만 호젓한 분위기의 리조트를 통째로 전세내어 진행됐다. 미인(?)들과의 한밤을 취한 후에도 잠이 적은 초로의 동무들은 약속시간 1시간 전부터 부산스럽다. 어차피 땀을 한바탕 쏟아야 주취에서 깨어날 것 같다.

새벽 5시50분 15명(김일상 부부,박성주,배기호 부부,이병호 부부,최영수부부,박오옥부부,구영호부부,이유상부인,정재영)의 대원이 산행을 시작한다. 충주호리조트 뒷산은 이충식 총무의 말과는 달리 제법 경사가 심하게 생겼다. 비록 짧아 보이긴해도 많많치 않다. 산 이름이 옥녀봉인지, 옥순봉인지 헷갈리긴해도 아무래도 옥녀봉이 맞는 것 같다(후일에 옥녀봉으로 확인)

婦山은 일명 면위산 또는 옥녀봉이라고 불리우는 산이다. 이산은 옥녀봉으로 많이 불리우며 부산으로 불리게 된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일제시대 때 지명정리를 하면서 동네사람들로부터 면위산(免危山) 이란 말을 며느리산으로 잘못 듣고 며느리 부(婦)자를 써서 부산(婦山)으로 잘못 쓰게 된 것이라고 한다.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이 은거하며 선녀가 베 짜는 형국의 산으로 위급함을 피할 수 잇는 좋은 곳이라고 탄복한 산이기도 하다.

진입로를 잘 몰라 한두차례 이름모를 산소를 돈 것 외에는 외길 등반의 편안함을 맛보며 새벽의 솔향기를 양껏 마시며 유유히 산행을 시작한다. 해발 780이지만 출발점이 충주호 상류라 200-300 높이로 계산하여 2시간 산행 계획이다.

약 10분후부터 본격 트래킹이 시작되는가 하는데 벌써 숨이차는 건 지난 밤의 과음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비록 암릉은 아니나, 비교적 산행객의 발길이 뜸한 탓으로 솔잎 낙엽이 미끄럽고, 경사가 50-60의 직벽능선이라 뒷꿈치가 땡길 정도로 힘든 산행이 20분가량 이어진다. 거의 잡담없이 조용하다.
문제는 초행의 이쁜 여학생들이 산행대장을 바짝치면서 따라붙으니 남학생들이 쉬어가자는 제안을 하기엔 쪽팔리는 모양이다.

약 30분후 중간 고지능선에 다다라 모처럼 지나온 길을 내려다 본다.200 정도는 충분히 단숨에 올라온 느낌이다, 충주호의 새벽은 맑고 그림같은 풍광이다. 충주호반 남쪽 맞은편 제비봉으로 얇은 안개가 재빨리 걷히어 오르고 있다, 금일날씨는 무척 좋을 것 같다.

다시 정상을 바라보며 잠시 돌린 숨을 고른다. 최영수,구영호,박오옥(참고로 이상3명 흡연자)부부팀은 가벼운 등산을 즐기며 금일 야구응원의 에너지를 비축코자 중간 하산에 만족한다. 먼저 동쪽 능선을 택하여 하산하고 나머지(비흡연자 5명)팀만 정상으로 향한다. 경사는 더욱 가파르고 간간이 암릉에 보조자일이 걸쳐져 있다. 그나마 산행로가 잘 정리되어 숨고르기만 잘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단지 10년전 발목인대가 끊어져 고생했던 우리집 여학생이 급경사에 발목인대가 어떨지 걱정인데..선두 김일상 대장을 죽으라 따라붙어 계속 치고 오르니 기특하다.

7:00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충주호반의 아름다운 산들..호수의 정겨움,..문득 이상돈 대원의 구수한 파이프향이 갑자기 그립다,아직 금연에 확실치 못한 탓인가..공교롭게도 정상에 오른 친구들은 아무도 담배를 피지 않는다는 교훈(?)을 재확인.
동쪽의 금수산이 확실하게 뽐을내고, 멀리 소백산 정상마저도 어렴풋하다. 살아 평생에 또 언제 이산에 오겠느냐는 섭섭한 넋두리와 함께 일정시간을 맞추기위해 하산을 서두른다.

오를때와는 달리 여유로운 발길이 자꾸만 정상에서의 아쉬움을 더해가며, 고개를 뒤로돌리는 횟수가 잦아진다. 중간능선에서 바라본 옥녀봉의 여유로운 자태는 튼튼한 하체의 며느리가 최상의 편안함을 맛보며 맞은편 제비(봉)를 향해 유혹하는 느낌이다. 짙은녹음의 그 계곡을 아쉬어 하며 내려오는 하산길은 박성주 교수의 야생초 식물강의로 더욱 행복해진다..모란과 작약의 차이, 엉겅퀴, 개나리 ,들국화의 속성들을 배우며 지루하지 않은 걸음이 1시간, 짧지만 알찬 등산이다.

2시간여의 새벽등산이 주취에서의 해방을 가져다주고, 우리 인생길도 뭔가의 주제에 탐닉하며, 배워가며 걸어간다면 참 재미있고 지겹지않은 삶이 되겠지요...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이유상 주필의 빠른 쾌유를 빌며 
배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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