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五臺山 비로봉 등정기 | |
오대산 비로봉산행기(2004.7.10)
(참가자)최영수, 김일상,이주형,이상돈 이유상, 박성주, 이충식,배기호
(등산로)상원사(11:00)-1.3km(20분)-중대사 사자암 -0.6km(10분) -적멸보궁-1.1km(50분)-비로봉(12:30) -헬기장-2.7km(30분) -상왕봉(2:30)-1.7km(30분)- 북대사(3:00)-관대거리-5km(1시간) -상원사 주차장.
7월의 장마시즌에 우리 산케 벗들은 박성주 교수의 출국환송을 주제삼아 용평으로의 하룻밤 탈출을 꾀한다. 오대산 등정이 이틀 간의 화려한(?) 놀음 계획에 약간 색을 바래기도 한다. 50평생을 살아오면서 참 분주하기도 하고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이즘처럼 즐거운 하루하루를 계획하고 약간 피곤할 정도로 벗들과 어울림에 시간을 탕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고교시절 월요일 아침마다의 쪽지 시험을 무릅쓰고 밀양등지로 캠핑 떠나던 시절 배낭 속에 시험 공부용 참고서를 집어 넣든 착한 모습들이 떠오른다. 이젠 산에 오를 땐 회사일은 접어 둔다.
(7:30)아무튼 최회장의 스타렉스와 본인의 승용차로 운송수단하여 잠실 롯데에서 토요일 새벽잠을 깨우며 중부고속도로를 내닫는다. 여주휴게소에서 잠깐의 휴식과 해장라면을 보충하며 오늘의 산행 을 위한 체력점검을 거쳐 진부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벌써 시간이 10:00, 오늘 주문진에서의 회사랑 모임을 위해선 서둘러야 될 것 같다.
방아다리 약수터를 지나 오대산 월정사 요금소를 지나 주차장에 이르는 동안 전날의 숙취를 재우는 이상돈 본부장의 취침은 계속되고 700고지의 평창 오대산 자락은 숲속의 평온을 간직한 채 구름낀 여름 장마 날씨에 간간히 내비치는 햇살로 정겹게 일행을 맞아준다. 五臺山의 뜻을 잘 모르겠다. 암튼 큰암자 5개 있는 모양이다.
*(동대사-관음암, 서대사-수정암, 북대사-미륵암, 중대사-사자암, 남대사-지장암)*(귀가 후 조사한 내용)
주말의 분주함도 없이 한적한 도로를 따라 스타렉스에 합친 일행은 월정사 앞을 지나 상원사 계곡도로를 덜컹거리며 상원사 주차장에 닿아 산행 채비를 마친다.
(11:00)김일상 산행대장의 산행설명에 주문진으로의 설렘들이 산행 시간 단축을 음모케하며 약간의 저항(?)을 표출하지만, 김 대장 들을리 만무하다. 상원사 국보(36호 동종)들을 살펴 볼 시간도 없이 고찰에 어울리지 않는 관광객용 전통찻집 뒷켠 계단길을 올라서니 상원 계곡의 물소리가 여름 수풀의 웅장한 화폭에 더욱 장엄하게 음악 배경을 깔아 준다.
구름낀 여름 숲속의 축축함이란 가을 단풍의 화려함은 없으나 건강한 남성의 묵직한 가슴처럼 안겨 볼만한 상대이다.
(11:20)중대사 사자암 시설보수 공사를 위한 불사가 어지러운 샘물 터에서 한모금 목을 추기고, 가파르게 임시 설치한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비로봉을 향한 워밍 업을 시작한다. 잠시후 국립 공원과 사찰 측의 명성 답게 잘 꾸며진 숲길을 10분쯤 올라서니 적멸보궁 암자 계단에 이른다.
자장율사에 의해 5대사찰(봉정암,통도사,법흥사,정암사, 상원사)에만 보관된 부처의 정골사리를 안치하고, 불상없이 불단만 설치했다. 10분정도 휴식을 취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청아한 염불소리에 맘으로 합장한다.
이후 비로봉 정상까지 1.1km, 짧게 보인다. 헌데 아직 1194 고지이니 정상까지 370 높이라면 뭔가 심상치 않다. 정상0.5km 표지판 까지는 그런데로 키큰 소나무 그늘 보호아래 숨을 고르며 무사히 오른다. 어깨 아래로 서쪽의 효령봉(1560),동쪽의 동대산(1432)이 펼쳐 있다. 훗날 오대산 종주를 위해선 모두 거쳐야 할 봉우리들이다. 기다려라.
적멸보궁에서 스쳐 앞서간 이수석과 박교수는 꽁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후 비로봉 정상까지 500m를 오르는 직벽능선은 계단과 작은 돌부리만 응시하며 양옆의 깊은 수풀도, 계곡의 힘찬 물소리도 잊은 채, 작은 관목 등산로위를 모처럼 내비치는 햇살마저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깔딱계단의 연속에 앞선 등산객의 휴식이 반가울 뿐이다. 마지막 200m를 올라 비로봉 돌무덤에 걸터 앉으니 앞서 온 박교수가 서양체리를 자상하게 신문지를 잘 싸서 냉장을 보관시켜 내민다. 꿀맛이란....
(12:30)차례로 지친듯이 올라오는 흡연자 팀들과 함께 전날의 주독들이 씻겨나오는 듯한 땀내를 풍기며 힘들게 정복한 정상의 비석을 배경으로 기록의 사진을 남긴다.사방 펼쳐진 많은 봉우리들 넘으로 주문진 쪽 노인봉(1338)이 보이며 그아래 소금강 계곡이 검게 보인다.
정상에서 맛보는 서풍의 시원함이 어스스하다고 느껴 지면서 산행의 커다란 즐거움인 식사터가 마땅치 않고 벌과 파리가 많아 관목숲길 능선을 따라 30분여 이동하여 헬기장 정상 햇볕아래 회식자리를 편다.
(2:00)1시간여의 식사는 항상 꿀맛이며, 반찬처럼 곁들여지는 이상돈 연사의 해박한 만담에 산 소주가 딸린다. 꼬불쳐둔 팩소주 마저 동이 나서야 상왕봉(1485)을 향해 채비를 차린다.
이후 주목보호지대를 지나는 2.7km 능선길은 사색의 여유를 느낄만큼 여유로운 산행이다. 그 수피가 붉어 朱木이라 불리우는 이 아름다운 나무들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별명에 맞게 그 질긴 생명을 간직 한 채 고산 風霜을 견디며 자연스레 서고 눕는다.
(3:00)상왕봉 헬기장을 지나 1.7km를 하산하니 북대사 비포장도로에 떨어진다. 지도상의 상원사까지 5km가 비포장 자동차 길인줄 미처 몰랐던 대원들은 섭하기도 했으나 한편 여유로운 얘기꽃을 피우며 한가히 하산길을 터벅거린다. 그동안 최회장과 박교수는 지나가는 북대사 참배객의 승용차에 편승하여 주차장까지 먼저가서 스타렉스를 타고 다시 올라온다.
옛 시골 신작로 처럼 꾸불거리며 하얗게 만들어진 자갈길 위에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한다. 이유상 주필은 뉴욕의 강영녕과 채팅을 하고있고, 이상돈 연사의 시-가를 따라 피어 오르는 추억들 속에는 개구쟁이 시절의 낭만이 꽃핀다. 피부병의 세종이 목욕하고 병이 나으니 관과 복장을 걸어둔 관대거리가 생겨나고
아득히 솟아오른 저 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 저 산은 우리 마음, 산 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 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아득가)
홀로 걷는 맘속에 시가가 떠오른다
(4:00)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신라 선덕14년(645) 자장율사가 창건한 월정사 천왕문에 오라서니 넓고 맑은 계곡 물이 신선터를 연상케 하고, 2k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홀로라도 행복할 지경이다. “팔각구층석탑”(국보48호) 앞에서 한 포즈 취하는 동안 김대장은 잠시 불공과 함께 산케의 무궁을 빈다.
6.25전쟁 중에 불타지 않은 월정사의 비사 속에 이상돈 연사의 설명이 깃들고, 선우 휘 육군장교와 탄허스님의 비감어린 협상이 펼쳐지면서 아쉬운 마음이나, 금일의 2차 행사인 주문진으로의 회사랑 모임을 위하여 바삐 시동을 걸고, 용평 숙소로 엑셀을 밟는다.
이후의 어두운 시간동안의 일정은 본 산행기와는 거리가 멀고 , 독자들 중에는 도덕적인 선비들이 많아 혹시 산케의 전체 행동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으므로 무제한 공개하기가 어려워, 아쉽고 하고픈 얘기도 많지만
이만 줄이기로 합니다.
배기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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