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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행기록
(참가자)
이주형 수석, 김일상 대장, 이충식 총무
방효근
전무, 배기호 본인, 물푸레 여학생(6명)
(등산코스)
10:00 마들역 집합-10:40 상계주공13단지-11:20 체력단련장(278)
-12:20귀인봉(398)-13:00도솔봉(540)-(점심식사)-14:30정상(637.7)-14:45
수락산장
-내원암-15:30
금류폭포-옥류폭포-17:00순화궁고개-당고개역
(09:00)전날
이유상 주필 집에서 많은 벗들과의 만남에 취하고, 아름다운
말년을
맞이하고 있는 좋은 친구와의 잔잔한 생활 이야기에 젖어들어,
밤늦게
귀가하여 잠을 설쳤다. 숙취에 눌린 몸으로 물푸레와 함께 전철에
오르지만
컨디션 엉망이다. 아무튼 산에 올라 땀을 흘려야 정신이 돌아오리라..
결국
동대문 운동장 역에서 화장실 신세지고 30분 늦게 약속장소인 마들역에
도착하니
4명을 기다리게 한 죄로 미안함이 그지없다.
(10:40)주공13단지
뒷산입구로 출발하는 오늘 산행은 다소 힘든 오름길이 될
것
같다. 올림픽 축구와 집들이 후유증의 탓으로 발걸음이 무겁다.
다행히
날씨가 약간 구름 덮히고, 초가을 같은 바람에 땀을 식혀주니 도움된다.
잘
정비된 등산로가 가파르고 지루하다고 느껴질때 쯤, 278고지
체력단련장에
도착하여 물통을 비운다. 소주 1병정도 땀으로 배출된다.
전날의
기록적인 부부동반 모임에 비해서, 산행 참가 인원이 적은게 아쉬운
흠이긴
하나. 점점 건강을 챙기며 즐겨야 하는 벗들이 산행에 모여 들리라는
기대를
하며, 가을 설악 산행을 의논해 본다. 가야할 산은 많고
한달에
휴일은 4번이니 올 가을엔 주중 산행도 더해야 될 것 같다.
(12:20)귀인봉(398)까지의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엔 각종 막걸리의
유혹이
수차례 있었으나, 전날의 숙취가 알코홀을 거부하니 아직 중독은
아닌
모양이다. 결국 이주형 수석이 한잔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참외
한조각으로
목을 식힌다. 정상부근에서의 식사를 약속하고 서서히
숙취에서
벗어남을 느끼며,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약 20여분의
능선
트래킹은 휴일 등산객들로 좁은 왕복길이 자주 몸을 스친다.
산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전부 날씬하고 좋은 피부에 건강미가
넘쳐서
아름답다.
잠시후
작은 암릉을 지나 도솔봉을 향한 서쪽 우회로에 접어들어 섰을때 ,
앞서가던
물푸레 여학생이 엉거주춤 서 있고, 일행들의 표정이 심상찮다.
두
번째 올라보는 수락산행에 자신감이 생겨났고, 평소 산행대장의 칭찬을
받을
만큼 잘 따라붙던 우리의 HOPE 물푸레가 작은 실수로 1m바위
계단에서
Slipping 사고를 당했다. 맘 속으로는 걱정되고 제법 큰 상처를
느꼈지만,
놀란 모습의 여학생이 안스러워 괜찮다고 진정시킨 후 정상으로
향한다.
이후 명랑하던 우리의 물푸레는 놀란 가슴으로 말이 없다.
어젯
밤 잠을 설친 피로가 이런 실수를 낳으니, 김 대장의 지적처럼 향후
등산일정
전날의 컨디션 조절에 각별한 교훈이 되었다.
(13:00)도솔봉
넓은 암반에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약간
지체된
시간인데다 상처입은 오늘의 홍일점을 좀 더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1시간
가량의 점심식사는 늘 맛있고 소주 반주는 항상 아쉽다. 다행히
물푸레
여학생도 한잔 소주를 청하며 다소 안정되고 예의 침착함으로
서서히
돌아 오는 것이 매우 감사하다. 중간 하산도 고려했지만 ,
단체
행동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은 자존심을 살려 계획대로 정상을
향하기로
한다. 오늘은 홈통바위의 Lope Hanging은 피하고 동쪽
계곡을
이용한 퇴계원 쪽 하산길을 택한다.
최회장의
건강을 염려하며 이수석의 대체의학 요법이 열을 더한다.
전국을
돌며 좋은 치료용 개발식품을 답습해 가는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머리숱이
검어지는 미숫가루(검은깨,검은콩)며, 잇몸 치료에 탁월한
인산죽염에
이르러서는 유난히도 많은 우리 동기 치과의사들의 앞날이(?)
걱정된다.
아무튼 이제 우리들 나이가 어느새 건강을 돌 볼 만큼 불어났고,
지난
세월 바르게 살아왔음에 만족하면서, 남은 인생 더 건강하고 즐거운
벗들과
함께 이 산 저 산 밟아 나가면 뭐 그리 부러울게 있을까...
(14:00)다시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고,다소간 긴장했던
사고
후의 놀란 가슴들도 많이 안정되어 창바위를 지나 수락산장에 이르러
막걸리
냄새가 기를 돋운다. 솟아 흐르는 샘물로 다시 물통을 채우고
3.8km
하산길을 재촉하니 ,내원암 까지 치마처럼 둘러처진 암벽 슬랩이
수락의
진경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왕들이, 궁궐을 등지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반역산이라 불렀다는 게 실감이 난다.
정상을
지나고 점심후 1시간 반이 흘러서야 금류폭포 휴게실에 다다르니,
하산길을
서두르던
맘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암반 폭포곁에 앉아 더 머무르고
싶은
유혹에
끌려, 결국 막걸리 파티를 벌리고 만다. 이총무의 찜질방 경험담과
함께,
이상돈 연사가 아쉽지만 1시간여 무르익어 가는 연애 이야기들이
가끔씩
물푸레 여학생의 존재를 까먹어 가며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늙어가면
중성이 되는가, 우리 여학생 웃음 속으로, 오르는 길 사고에서
상처난
아픔이 실려 배인다. 안타까운 맘을 숨긴 채 막걸리 잔만 기울인다.
(17:00)1시간여의
머물음 뒤에 하산길 옥류폭포까지의 계곡은, 수락산의
이름값
만큼 풍부하고 맑은 물소리가 산행의 피로를 씻어준다.
마지막
옥류계곡의 넓고 맑은 암반 폭포는 장사꾼들의 파라솔로 멋을 잃었지만,
서민들의
한량이란 이런 재미로 싼 맛에 경치구경하고 한잔 술에
노래
나오면 족하리니....경기도 버스를 타고 당고개 전철역에 이르니,
옛날
상계동 종점의 비린내가 살아 숨쉬는 종점역의 정취가 느껴진다.
가벼운
생맥주 입가심은 왠지 섭섭하다..결국 돼지 껍데기에 뼈해장국이
어울리는
시골 종점역 간이 주점에서 마지막 회포를 풀며, 여름밤 어스름
지는
햇자락이 꼬리를 감추고서야 전철역 작별을 맞았다.
우리
부부가 먼저 전철로 올라서며 ,버스를 탄다는 네 친구를 뒤돌아보니,
“제네들
그냥 갈 것 같지가 않아...”
개발이
채 끝나지 않은 시골 종점역 광장에서, 불암 자락이 네친구를 감싸안고
있었다.
배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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